말복 / 이강산
六場 9
장돌뱅이 30년
아버지의 여름이 간다
칠십세 살 먹도록 내가 왜 이렇게 살다 죽어
눈물 반 웃음 반
낮술에 취한 아버지의 머리 위
하얗게 서리 내리며 여름이 간다
오일장 떠돌다 지쳐 쓰러지다 보면
꿈 많은 청춘 가듯
객지 한평생의 무더위가 가고
여름 한철 더 즐거운 사람들
비명 같은 웃음소리도 가고
가난한 사람들의 슬픔조차
객지의 잔뼈가 굵어가는 여름
부엌에 쭈그려 앉아 땀 훔쳐내고 있을
물수건에 젖어
고향 떠나듯 여름이 간다
- 이강산,『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실천문학사,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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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복/ 이강산
함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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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
24.08.05 11:07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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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간다
간다
가듯
가고
가고
간다
에고~'슬프네요
5일장두 없어지고 있는데 세월속에 묻히는것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