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지역 환경운동가와 도민들이 철도노조의 도움으로 장항선 열차 한량을 빌려 서울 기후정의 행진에 참가해 눈길을 끈다.
24일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시청 앞에서 진행되는 '924 기후정의행진'에 충남도민 70여 명이 참가한다.
기후정의 충남행동 소속 회원들은 이날 장항선 열차 한량을 빌려 상경했다. 홍성에서는 17명의 회원이 참가한다. 전북 익산을 출발한 열차는 전북 군산을 거쳐 충남 서천, 대천(보령), 홍성, 예산, 삽교, 신례원, 아산, 천안역을 경유했다. 충남 지역 회원을 들은 각자 가까운 역에서 열차에 승차했다. 기자도 이날 홍성역에서부터 아산 온양온천역까지 동승해 열차 현장을 취재했다.
기후위기 충남행동이 장항선 열차 한량을 임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철도노동조합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특별단체 임대로 열차표를 30% 정도 할인 받은 것. 기차표는 기후위기 충남행동의 회비로 마련됐다.
이를 이끌어낸 인물은 조용석 철도노조 천안기관차지부장이다. 조용석 지부장도 이날 열차에 동승했다.
조 지부장은 "지금 당장 기후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어 오랜만에 생동감 있고 생기발랄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 운행열차이다 보니 임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사실 코레일에서는 기차 한량을 전세로는 잘 빌려주지 않는다"며 "하지만 꼭 임대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계속 알아봤다. 본사 규정에 '특별단체'에 임대를 해 줄 수 있는 규정을 찾았다. 그렇게 임대가 성사됐다. 개표 중지를 하고 열차 칸 한량을 남겨 놓았다"고 전했다.
열차에는 당초 현수막이 붙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스티커로 대체됐다. 열차 안 창문에 붙여인스티커에는 '924 기후정의 열차, 석탄 대신 태양과 바람으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조용석 지부장은 "전에는 철도노조에서 이런 시도를 해본 적이 없다"면서 "하지만 상상하면 이루어진다. 용산역에 도착하면 기차에 붙인 스티커부터 떼어 달라"고 웃어보였다.
기후정의 충남행동은 보도자료를 통해 "충남은 온실가스 배출 압도적 1위 지역이면서 동시에 기후위기 리스크 1위 지역으로서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다"며 "전 세계적 흐름에 따라 충남도 재생에너지에 적극 투자하고 지원해야 한다. 이를 촉구하기 위해 '석탄 대신 태양과 바람으로'를 슬로건으로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