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지면서 싸움 거는 홍준표 나경원 전 의원과 전당대회 갈등 심화 조갑제닷컴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두고 빚어진 나경원 전 의원과 대통령실의 갈등 상황에 홍준표 대구시장이 난입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
홍준표 시장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임기가 4년도 더 남은 대통령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이제 그만 자중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며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촉구하면서 “들리는 말로는 검증 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고 한다”며 부동산 투기 의혹을 언급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19일 서울 중구 신당동 빌딩 투기 의혹에 대한 해명 자료를 배포하고 “중구 상가 건물 매매를 통해 얻은 이득은 1600만 원”이라며 “상가 건물 매입가는 54억 7500만 원, 매도가는 59억 5000만 원”이라고 밝혔다. 약 5억 원 가량의 차익이 남았지만 취·등록세, 양도세, 대출 중도 상환수수료,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제하면 순차익은 1600만 원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게 무슨 투기 의혹이 있다는 것이냐”며 “문재인 정권이 제일 미워하던 나 전 의원에게 위법, 기타 문제가 있으면 그대로 두었겠냐”고 항변했다.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
나경원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당시 신년 언론 인터뷰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한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을 제안한 사실이 1월5일 보도됐다. 아이를 낳으면 대출을 탕감해준다는 게 골자다. 대통령실은 “정부 정책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공개 반박했다.
6일 오후 홍준표 대구시장은 나 전 의원의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이 좌파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맹비난했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복지 천국이라는 북유럽은 국민 담세율이 소득의 거의 절반에 가깝게 부과되기 때문에 그 자금으로 국가가 복지 정책을 펼친다. 국민 담세율이 북유럽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나라들이 북유럽 복지를 흉내내어 따라가다가 나라가 파탄 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것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으로 대책 없는 퍼주기 복지를 강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윤 정권 저출산 대책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조율없이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했다가 대통령실이 이를 즉각 아니라고 부인한 것은, 윤 정권은 좌파 포퓰리즘 정책은 배격한다고 선언한 것을 모르고 그런 정책을 발표했거나 한번 튀어 보려고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을 비판했다.
또 “그런 정책 발표는 집행 책임 없는 국회의원 때나 가능한 것이지 정부 관료로서는 지극히 부적당한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두 자리를 놓고 또 과거처럼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도 손절 절차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나 전 의원은 11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사의를 표명했다.
문제는 홍 시장도 ‘헝가리식 저출산 정책’을 주장했다는 사실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 중이던 10월22일 국민의힘 후보 맞수 토론에서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을 언급했었다.
당시 홍 시장은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가 저출산 고령화 문제다. 2006년부터 금년(2021년)까지 15년간 225조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출산율이 세계에서 가장 꼴찌다”라면서 “직접 지원 제도로 바꿔보려고 한다. 헝가리는 2019년 2월 정책을 보면 결혼 시에 4000만 원 대출을 하고 아이 낳으면 이자 면제하고, 둘 낳으면 원금 ⅓ 탕감하고 셋 낳으면 전액 탕감한다고 한다. 넷 이상이면 평생 소득세 면제해 준다고 한다. 이렇게 하니까 헝가리에서 결혼이 20% 증가하고 1년 만에 대폭 출산율이 높아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스웨덴은 1980년도 출산율이 1.2명이었는데 2.1명으로 높아진 건 국가 보유 임대 아파트, 두 자녀 이상 임대료는 ⅓만 부과하고 3자녀 이상은 임대료를 국가가 부담한다고 한다. 3자녀 이상 출산 여성은 국가가 공공기관에 취업 보장도 해준다고 한다. 그러니까 집 걱정 직장 걱정 없이 출산이 늘었는데, 이런 문제하고, 파격적 조치가 있어야지 않겠나”고 제안했다.
맞수토론에 나선 원희룡 당시 후보가 “직접 지원 정책에 가장 화끈한 사람은 허경영”이라고 지적하자, 홍 시장은 “허경영 공약은 허황되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아들 원정출산·이중국적 의혹
나경원 전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의 설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9월에도 나 의원 아들에 대한 이중국적 및 원정출산 의혹을 홍 시장이 공개적으로 제기했었다. 홍 시장은 당시 조국/문재인/민주당 문제에는 눈감고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공격한다며 비판을 받았었다.
가짜뉴스에 시달리던 나 당시 원내대표는 2019년 9월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들의 이중국적 및 원정출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부산지법에서 근무할 때 아들을 낳았다고 수없이 말해도 (저를) 희생양 삼아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원정출산·이중국적 둘 다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원정출산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라치몬트 산후조리원에 대해 "설립 연월일이 2000년인데, 저희 아이가 출생한 연·월·일은 1997년"이라며 "명백히 가짜 자료란 것은 여기서부터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정출산 의혹이 제기된 초기만 해도 "상류층의 부끄럽고 더러운 민낯”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홍 시장은 나 전 의원이 적극 해명하고 나서자 “처음부터 그랬으면 아무런 의혹 없이 대여 공격을 할 수 있었을 것인데 늦었지만 진실을 밝혔으니 다행”이라며 “이제 원정출산 의혹을 말끔히 씻었으니 지금부터라도 머뭇거리지 말고 자신 있게 밀어붙여라”며 꼬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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