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서에 의한 독서
지혜는 하느님에게서 찾아야 한다
1 지혜는 세상 끝에서 끝까지 힘차게 펼쳐지며
모든 것을 훌륭하게 다스린다.
2 나는 젊어서부터 지혜를 그리워하고 찾았으며
지혜를 아내로 얻으려고 찾아 다녔다.
그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나는 지혜를 사랑하였다.
3 지혜는 하느님과 함께 생활함으로써 그 고귀한 가문을 나타내었으며,
만물의 주님께서 그를 사랑하셨다.
4 지혜는 하느님의 지식을 배워서
하느님께서 하실 일을 함께 결정한다.
5 현세에서 재물이 탐낼 만한 것이라면,
모든 것을 움직이는 지혜보다 더 값진 재물이 있겠느냐?
6 일 처리를 잘하는 것이 지능이라면
만물을 만들어낸 지혜보다 더 큰 지능이 있겠느냐?
7 만일 사람이 덕을 사랑한다면
온갖 덕은 곧 지혜의 노고의 산물이다.
지혜는 사람에게 절제와 현명과
정의와 용기를 가르쳐 준다.
현세에서 사람에게 이러한 덕보다 더 유익한 것이 있겠느냐?
8 사람은 누구나 풍부한 지식을 원한다.
그런데 과거를 알고 미래를 예측하며
성현들의 말씀을 이해하고 수수께끼를 풀고,
징조와 놀라운 일들과
계절과 시대의 변천을 미리 아는 지혜가 바로 그와 같은 지식이다.
9 그래서 나는 평생의 동반자로서 지혜를 택하였고,
지혜야말로 내가 번영할 때 내조자가 되고
근심과 슬픔에 싸였을 때 위로자가 될 것을 알고 있었다.
10 나는 지혜 덕분으로 백성들 가운데서 영광스럽게 되며
젊은 나이에 노장들 틈에서 영예를 누릴 것이다.
11 재판할 때에는 내가 날카로운 재판관으로 인정받고
권력자들은 나를 만나면 경탄하여 마지않을 것이다.
12 내가 침묵을 지킬 때 그들은 나의 눈치를 살피고
내가 말을 하면 그들은 귀를 기울일 것이다.
내가 길게 말을 하면 그들은 입술에 손을 대고 경청할 것이다.
13 지혜 덕분으로 나는 불멸할 것이며
나의 후계자들에게 영원한 기억을 남길 것이다.
14 나는 민족들을 다스리고
모든 나라가 나에게 복종할 것이다.
15 무서운 군주들이 내 이름만 들어도 벌벌 떨 것이며
나의 백성들에게는 인자한 군주가 되고
싸움터에서는 용맹을 떨칠 것이다.
16 집에 돌아가면 나는 지혜와 함께 편히 쉴 것이다.
지혜와 같이 있을 동안 쓰라림을 모르고
지혜와 같이 살 때 고통이 없으며
오직 기쁨과 즐거움이 있을 뿐이다.
17 나는 이러한 것을 곰곰이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되새겨 본 결과,
지혜와 인척 관계를 맺는 것은 불멸을 가져다 주고
18 지혜와 우정 관계를 맺는 것은 완전한 만족을 가져다 줌을 알았다.
지혜는 그 손으로 한량없는 재물을 만들어 낸다.
또 지혜와 교제하는 가운데 현명이 있고
지혜와 말을 주고받는 가운데 영예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면 지혜를 내 집으로 데려올 수 있을까 하고 사방으로 찾아다녔다.
19 나는 좋은 기질을 타고 난 어린이였으며
훌륭한 영혼을 받은 아이였다.
20 이렇게 잘 태어난 나는 육신마저도 깨끗하였다.
21 그러나 지혜라는 것은 하느님께서 주시지 않으면
다르게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지혜가 누구의 선물인가를 아는 것이 현명의 표시이다.
그래서 나는 주님을 향하여 간청하며
온 마음을 다하여 이렇게 기도하였다.
캔터베리의 볼드윈 주교의 저서에서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으며 어떤 쌍날칼보다도 더 날카롭습니다.” 이 성경 구절은 하느님의 말씀이시고 힘이시며 지혜이신 그리스도를 찾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에 내포되어 있는 그 힘과 지혜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태초로부터 아버지 앞에 계시고, 함께 영원하신 이 말씀은 정해진 때가 되자 사도들에게 계시되시고, 그들을 통해서 전파되셨으며 믿는 백성들의 신앙은 그 말씀을 겸손되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말씀은 아버지 안에 계시고 설교자의 입에 계시며 사람들의 마음 안에 계십니다.
하느님의 이 말씀은 살아 계신 말씀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당신 안에 생명을 지니고 계신 것처럼 그에게도 자신 안에 생명을 지니도록 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하고 당신 자신에 대해 말하는 바처럼 이 말씀은 살아 계신 것뿐만 아니라 생명 자체이시기 때문에 살아 계신 것이고 또 생명을 주실 능력을 지니고 계십니다. 실상 말씀 자체께서는 “아버지께서 죽은 이들을 일으키시어 다시 살리시듯이 아들도 살리고 싶은 사람들은 살릴 것이다.”고 하시고 또 “라자로야, 나오너라.” 하시면서 죽은 이를 무덤에서 부르시어 그에게 실제로 생명을 주셨습니다.
이 말씀이 설교자의 목소리를 통해 전해질 때, 아버지께서는 외적으로 들리는 그 목소리에게 내적으로 활동할 힘을 주시어 죽은 이들이 생명을 되찾고 아브라함의 자녀들이 기쁨으로 일어나게 하십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아버지의 마음 안에 살아 계시고 설교자의 입에서 살아 계시며 믿고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 안에 살아 계십니다. 이 말씀이 살아 계신 말씀이시라면 힘을 발휘하는 말씀이심에 틀림없습니다.
이 말씀은 피조물의 창조에서 힘을 발휘하시고 세상의 통치 안에서 힘을 발휘하시며 또 세상의 구속에서 힘을 발휘하십니다. 이보다 더 효능적이고 또 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주님의 장하신 일 누가 다 말하겠습니까? 그 누가 당신 영광을 다 일컫겠습니까?” 그것은 활동할 때 힘을 발휘하고 전파될 때에도 힘을 발휘합니다. 빈손으로 되돌아오는 일이 없고 전파되는 곳이면 어디에서나 열매를 맺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에는 힘이 있으며 또 그것을 믿고 사랑한다면 “어떤 쌍날칼보다도 더 날카롭습니다.” 믿는 이에게 불가능한 일이 무엇이 있겠으며 사랑하는 이에게 어려운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이 말씀이 말할 때 그 말마디마다 장사의 화살처럼 마음을 찌르고 깊숙이 박은 못처럼 깊이 들어가 영혼의 최심부에까지 이릅니다. 이 말씀은 어떤 쌍날칼보다 더 깊숙이 꿰뚫고, 어떤 능력이나 힘보다도 더 날카로우며, 인간 정신의 어떤 예민성보다 더 예민하고, 어떤 예리한 인간 지혜나 유식한 언변보다 더 예리합니다.
사도 바오로가 필립비인들에게 보낸 편지에 의한 독서
주님과 함께 항상 기뻐하십시오
형제 여러분, 3,7 나에게 유익했던 이런 것들을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장해물로 여겼습니다. 8 그뿐만 아니라 나에게는 모든 것이 다 장해물로 생각됩니다. 나에게는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무엇보다도 존귀합니다.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모든 것을 잃었고 그것들을 모두 쓰레기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그리스도를 얻고 9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려는 것입니다. 내가 율법을 지킴으로써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얻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리스도를 믿을 때 내 믿음을 보시고 하느님께서 나를 당신과의 올바른 관계에 놓아주시는 것입니다. 10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리스도와 고난을 같이 나누고 그리스도와 같이 죽는 것입니다. 11 그러다가 마침내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기를 바랍니다.
12 나는 이 희망을 이미 이루었다는 것도 아니고 또 이미 완전한 사람이 되었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나는 그것을 붙들려고 달음질칠 뿐입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붙드신 목적이 바로 이것입니다. 13 형제 여러분, 나는 그것을 이미 붙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고 앞에 있는 것만 바라보면서 14 목표를 향하여 달려갈 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나를 부르셔서 높은 곳에 살게 하십니다. 그것이 나의 목표이며 내가 바라는 상입니다.
15 그러므로 믿음이 성숙한 사람은 모두 이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어떤 문제에 관해서 다른 생각을 품었더라도 하느님께서는 그것까지도 분명히 가르쳐주실 것입니다. 16 어쨌든 우리가 이미 이룬 것을 바탕으로 해서 다 같이 앞으로 나아갑시다.
17 형제 여러분, 나를 본받으십시오. 그리고 여러분과 같이 우리를 모범으로 삼고 따르는 사람들을 눈여겨보십시오.
18 내가 벌써 여러 번 여러분에게 일러준 것을 지금 또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바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가 되어 살고 있습니다. 19 그들의 최후는 멸망뿐입니다. 그들은 자기네 뱃속을 하느님으로 삼고 자기네 수치를 오히려 자랑으로 생각하며 세상 일에만 마음을 쓰는 자들입니다.
20 그러나 우리는 하늘의 시민입니다. 우리는 거기에서 오실 구세주 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21 그리스도께서는 만물을 당신께 복종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오셔서 우리의 비천한 몸을 당신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은 형상으로 변화시켜 주실 것입니다.
4,1 그러므로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형제 여러분, 나의 기쁨이요 면류관인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주님을 믿으며 굳세게 살아가십시오.
4 주님과 함께 항상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 5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에게 보이십시오.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6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7 그러면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 주실 것입니다.
8 형제 여러분, 끝으로 여러분에게 당부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이든지 참된 것과 고상한 것과 옳은 것과 순결한 것과 사랑스러운 것과 영예로운 것과 덕스럽고 칭찬할 만한 것들을 마음속에 품으십시오. 9 그리고 나에게서 배운 것과 받은 것과 들은 것과 본 것을 실행하십시오. 그러면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실 것입니다.
요한 23세 교황이 성 마르티노 데 포레스의 시성식에서 한 강론에서
자비의 사람 마르티노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사랑의 길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다.” 성 마르티노는 자기 생활의 모범으로 우리가 이 사랑의 길을 통하여 구원과 거룩함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고난받으시고 당신 몸에 우리 죄를 친히 지시고 십자가에 달리셨다는 것을 알고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께 대한 심원한 사랑으로 이끌리었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당하신 잔혹한 고초를 바라볼 때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또한 각별한 사랑으로 지극히 높으신 성체를 공경하여 성당 감실 앞에서 조배하는 데 장시간을 보냈고, 열렬한 마음으로 이 영혼의 양식을 영하고자 했습니다.
성 마르티노는 또 거룩하신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부패되지 않은 신앙과 겸손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극진한 애정으로 자기 형제들을 사랑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하느님의 자녀와 자기의 형제로서 대하고 겸손에 넘치는 마음으로 다른 모든 이들을 자기보다 의롭고 어진 사람들로 여기어 그들을 자기보다 더 많이 사랑했습니다.
다른 이들의 잘못을 변호해 주고, 자기가 그 범한 죄로 말미암아 다른 이들보다 더 큰 고통을 받아 마땅하다고 확신한 나머지 참기 지극히 어려운 모욕까지도 용서해 주었습니다. 죄인들을 회개에로 이끌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병자들을 성심껏 간호해 주었으며, 극빈자들에게 양식과 의류와 약품을 조달해 주었습니다. 거의 노예처럼 취급받던 농부들과 흑인들 그리고 혼혈인들을 자기 능력이 미치는 한도까지 돌보아 주고 그들에게 온갖 도움과 친절을 베풀어 주었으므로 마침내 백성들로부터 “자비의 사람 마르티노”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말과 표양과 덕행으로 사람들을 신앙에로 그렇게도 힘있게 이끈 이 거룩한 사람은 아직도 놀라운 방법으로 우리 마음을 천국에로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이 높고도 거룩한 것들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영광으로 여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악의 유혹에 끌려가 이러한 덕행들을 멸시하거나 싫어하고 소홀히 하기까지 합니다. 성 마르티노의 모범이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고 그분의 거룩한 계명을 지킴이 얼마나 즐겁고 복된 것인지 많은 이들에게 가르쳐 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