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인간의 오랜 욕망은 무병장수를 넘어 불로장생이다.
무병장수를 위해 식이요법이나 의술이 나오고,
불로장생을 위해 단약(丹藥)이나 도인술(導引術)이 활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방술에 의해 신선이 되었다는 중국 하나라의 팽조도
팔백세를 넘기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한다.
이렇듯 불로불사를 바랐던 건 양의 동서나 시대의 고금을 떠나
공통된 염원이겠지만 아직 풀지 못한 영원한 숙제일 뿐이다.
불사영생하는 존재계가 있긴 하나 신화(神話)로만 존재할 뿐이요,
그중 하나가 지중해 주변의 신(神) 들이다.
그리스 연안의 신들은 음료로 넥타르를 마시고,
음식으론 암브로시아를 먹어 불사영생한다.
넥타르는 포도주와 비슷한 것이라 하나 그 법제방법을 알 수 없고,
암브로시아도 마찬가지다.
다만 입소문에 의해 전해지는 법제방법은 꿀에 올리브유를 넣고
지중해연안의 양질의 포도와 기타 다양한 과일을 넣어 만든다는데,
그 비밀의 문을 열 사람은 누굴까?
신들만이 먹을 수 있는 암브로시아를 훔쳐내다가 들켜
어마어마한 벌을 받은 이가 있다. 바로 탄탈로스다.
탄탈로스는 리디아의 시필로스 산 부근을 다스리는 아주 부유한 왕이었는데
신들이 먹는 암브로시아를 훔쳐내어 친한 인간들에게 나눠주다가 들켜
결국 저승 타르타로스에 추방되어
영원한 갈증과 허기에 시달리는 벌을 받게 된다.
그래도 그 비밀의 문을 열 사람은 누굴까?
고대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는 <변신 이야기>에서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변하지 않는 게 하나가 있으니
그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하나도 없다는 말,
바로 그 말이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존재하는 건 모두 변한다는 것이지만
그래도 덜 변하는 게 금이요 소금이요 꿀이요 물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인간들이 이것들을 귀히 여기고, 또 소중히 다룰 수밖에 없다.
덜 변하면 덜 늙는다.
이런 사실을 깨닫는다면 모쪼록 덜 변하는 것들과 가까이 할 일이다.
그래서 귀중한 것을 두고 금과옥조라 하고,
금보다 더 귀한 게 소금이라 하며,
귀중한 정보를 두고 꿀팁이라 할 것이다.
사내들의 궁극 로망은 불로불사는 아닐망정
꿀벅지를 베고 잠드는 것이라 한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는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 상인데
그걸 보고 있노라면 영원한 안식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하게 된다.
(2019. 6월의 단상 중에서 발췌)
위 글은 다섯 헤 전 이맘때쯤에 써본 글이다.
그로부터 다섯 해가 지났지만 그새에도 많은 것들이 변했다.
하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게 꿀단지인 것 같다.
그걸 작은 병에 덜어내어
하나엔 생강을 썰어 넣고,또 하나엔 계피 가루를 넣고
또 하나엔 약초를 넣어 선반에 늘어놓았다.
아침에 일어나면 으레 이것저것 매만지다가
하나를 골라 한 숟갈 차로 마시곤 했는데
그것도 얼마 전부터 시들해진 것 같다.
이것저것 마실 게 더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
h 시에 거주하는 s 님이 k 님으로부터 꿀단지 선물을 받았단다.
그걸 어찌어찌 움직이다가 떨어뜨려 박살을 냈다는데
그래서 난 '저런 저런 저런...' 하고 아쉬움이나 표했지만
유리조각에 찔려 여기저기 피도 흘렸던 모양이었다.
아쉬움을 넘어 우선 위로를 보내드리면서,
내가 만약 이번 이벤트에서 꿀 당첨을 받게 된다면
그걸 s 님에게 보내드리리라 맘먹지만
나는 당첨을 사양하기에 그럴 일은 없을 테고,
올해도 베리꽃 님으로부터 꿀 5병을 사서 쌓놓고 있는데
그걸 하나 보내드리고 싶어도
어찌어찌 움직이다가 떨어뜨려 박살 낼 게 염려되니
그저 이렇게 마음으로나 다시 위로 드림을 용서 바라며
톡톡 수다를 떨어본다.ㅎ
첫댓글 친구 직접 만나 받아올걸, 바쁘단 핑계로 택배 받다 ,
깨져 발송인한테 반송한다는 메시지 받았어요. 벌농사 지은 친구 정성이 너무 아까워요.~^
그런일도 있었군요.
서로의 마음이 깨진건 아니지만
아쉬운 일이었네요.ㅠ
꿀단지 이야기로 게시판이 달달 하네요
세월이 흘러도 꿀의 가치는 변함이 없지요
귀한꿀을 쏫고 난 심정이야 말로도
표현할수 없지요
전화위복의 흐믓한 상상도 해봅니다 ㅎ
♡♡♡
맞아요.
넘어지면 일어나게 되고
일어나면 걷게 되고
걷다보면 동전도 줍게 되지요.
모두 전화위복이겠습니다.ㅎ
병주고 약 준다는 말이 있지만
선배님은 약을 먼저 주시고 병을 주시는군요.
글을 읽어 내려 가다가 아무래도 꿀을 보내 주시려나 보다 했더니
또 꿀병을 깰까봐 안 보내 주신다는건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일단 먼저 보내놓고 또 깨면은그때 가서 그거봐라 내가 그걸 염려 했느니라 하시면 될 일 입니다.
칼에 사람이 찔렸다고 칼을 만들어 팔지 말라는 논리와 별로 다를게 없으니 일단 먼저 보내실것을 추천 드립니다.
그리고 여기는 아직 시가 아니고 군 입니다. 군에는 읍이 있고 읍에는 요즘 흔적이 없으시지만 만장봉 님께서 거주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저는 읍에서 좀 더 떨어진 ㅇㅇ면 ㅇㅇ리 하는 완전 시골 산속 입니다. 그곳에서 나는 자연인이다 하며 삽니다.
이제서야 고백인데 사실 저 꿀 많이 있습니다. 베리꽃님께서 이런 저런 사유로 보내주셔서 잘 먹고 있는데 좀 글을
재미있게 쓰려니 꿀을 탐하는 모양새 입니다만, 넉넉하게 가지고 있어서 그럴리도 없겠지만 혹시라도 꿀을 타게 되면
저도 가을이오면 님처럼 다른분께 양보 하려는 제법 야무진 계획을 세워 놓고 있었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저 끌 안 보내 주셔도 됩니다.
흑 흑..
말은 다 들어봐야 한다는 거고
글도 다 읽어봐야 한다는 거고
사람은 치워봐야 안다는건데
글을 읽어내려가노라니
처음엔 꿀을 보내라 했다가
안보내도 된다는 것이니
그 의중을 따르겠지만
꿀이 당첨되기나 바랍니다.ㅎ
저는 어찌어찌 움직이다가 떨어트려 박살낼 염려가
절대 없으니 안심하고 꿀 한병 배송 바랍니다 ㅎ
그럼 그럽시다 뭐.
이번 꿀은 손가락으로 쑤셔
모두 간을 봐서 신상품이 아니지만
내년엔 5 플러스 1로
한 병을 더 신청해서 산자락 님 댁으로 배송하라 할테니
주소는 그때 일러주삼.ㅎ
웃기네요
당장 아니고 내년이라 하니
내년 꿀 풍작 기원도 하고
보내시는 분도 받으시는 분도
무조건 내년에도
건강하셔야 ~
@늘 평화 ㅎㅎ
저도 꿀을 매우 좋아하는데
당뇨가 있어 집사람이 얼씬도
못하게 합니다
꿀도 당이니까요.
ㅍㅎㅎㅎ 꿀이 꿀꿀 하네요..웃음 감사.늘 건강 하세요..ㅎ
ㅎㅎ
꿀단지 같이 달달한 이야기 잘 보았습니다
역시 꿀은 글만 들어도 군침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