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27 유시민·이재명 갈라진 이유…‘운동’과 ‘통치’의 벽
검찰을 없애려는데 검사의 경험은 필요하다. 이 모순이 이재명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가 갈라선 지점이다. 두 사람 모두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쥐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목적지는 같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이 더 두려워하는 실패의 모습은 다르다. 유시민 작가는 검찰의 간판만 바뀌고 사람과 문화, 권력은 그대로 살아남는 ‘위장된 개혁’을 경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개혁의 최대치를 한꺼번에 밀어붙이다 반발에 막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한쪽은 약속한 곳까지 가야 한다고 요구하고, 다른 쪽은 실제로 도착할 수 있는 길을 택해야 한다고 맞선다. ‘운동의 개혁’과 ‘통치의 개혁’이 부딪힌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이런 인식의 차이를 드러냈다.
“한꺼번에 화끈하고 시끄럽게 해치우면 좋지만 쉽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선명함을 드러내기 위해 과한 주장을 하는 것은 멋있을지는 몰라도 실제 좋은 결과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가급적 저항과 반발을 최소화하고 실효적·실용적으로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좋다”고 했다. 특정 인물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유 작가의 비판에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유감을 밝힌 직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여권 내 강경한 검찰개혁론에 대한 반론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 “충격받았다”는 유시민 vs 국보법 실패 꺼낸 이재명
두 사람의 충돌은 지난 9월 18일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개혁의 원래 목표가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검사를 분리하고, 법무부 안에서도 수사기관과 소추기관을 나누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추진되는 개혁은 검사가 아예 수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수사기관도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는 만큼 당초 목표보다 더 진척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작가는 이 설명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지난 9월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생각한 검찰개혁은 우리가 생각한 검찰개혁, 더불어민주당의 입장,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 안에서 수사하는 검찰과 기소하는 검찰을 나누는 것을 당초 개혁의 최대치였다고 설명한 데 대해서도 “단 한 번도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비판은 정책 해석의 차이를 넘어 기망이라는 주장으로 향했다. 유시민 작가는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유시민 작가의 논리는 명확하다. 국민이 요구한 검찰개혁은 검찰 내부에서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나누는 수준이 아니라 검찰로부터 수사권 자체를 떼어내는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제 와 당초 목표를 다르게 설명한다면 공약을 바꾼 것이거나 처음부터 국민이 이해한 개혁과 다른 구상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청와대도 물러서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며 “근거 없는 비난성 주장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법적 대응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청와대가 범여권의 대표적 논객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하루 뒤 멕시코에서 과거 국가보안법 개정 실패를 소환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 조항을 없애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전면 폐지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반발이 커졌고, 결과적으로 제한적인 개정마저 이뤄내지 못했다는 취지였다. 이어 “혁명적 상황이 되면 ‘오버’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상황이 바뀌었다고 더 빨리, 더 멀리, 더 급하게 가다가 반동을 맞게 된다”고 했다.
개혁의 최대치를 고집하다 실현할 수 있는 변화까지 놓칠 수 있다는 경고다. 다만 국가보안법 개정 실패를 검찰개혁에 그대로 대입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당시 개정안 무산에는 여야의 극한 대립과 여권 내부의 이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최대치를 요구했기 때문에 개혁 전체가 좌초했다는 것은 이 대통령의 정치적 진단에 가깝다.
◆ ‘검찰의 부활’과 ‘작동하지 않는 개혁’ 사이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로 거론된 김지용 변호사는 이번 논란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다. 검사장 출신인 김지용 후보자는 2022년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이른바 ‘검수완박’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떼어내 만든 중수청의 초대 수장에 과거 검수완박에 반대했던 검사 출신을 앉히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초대 수장은 새 기관의 조직문화와 수사 관행을 만든다. 검찰 출신이 지휘봉을 잡고 기존 검사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한다면 검찰청의 간판만 중수청으로 바뀔 수 있다.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을 조직상 분리하더라도 같은 인맥과 문화를 공유하며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유시민 작가의 문제의식은 여기에 닿아 있다. 조직도만 바꿔서는 부족하며 기존 검찰의 인력과 문화가 중수청으로 그대로 옮겨가는 것까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김지용 후보자 기용 방침과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하면 청와대는 검찰과의 인적 단절보다는 수사 역량 유지와 새 제도의 안정적인 출범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영역은 개혁의 상징성에 그치지 않는다. 검찰청을 없앤 다음 날부터 중대범죄 수사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사건 처리가 지연되지는 않는지, 대형 경제범죄와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역량을 갖췄는지도 국정운영의 성적표가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저항과 반발을 줄이면서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개혁의 완성도를 구호의 크기가 아니라 제도의 작동 여부로 판단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렇다고 ‘실용적 개혁’이라는 말만으로 김지용 후보자 인선의 모순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 경험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검수완박에 반대했던 검사 출신을 반드시 초대 수장으로 세워야 하는지는 따져볼 문제다.
무엇을 양보할 수 있고 어떤 원칙은 지킬 것인지 분명히 하지 않으면 실용은 개혁 후퇴를 포장하는 언어가 될 수 있다. 검찰 출신을 활용한다면 허용 범위와 견제 장치를 먼저 내놓아야 한다. 특정 기관 출신이 중수청 지휘부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고, 중수청과 공소청의 인적 교류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중수청장의 임기와 해임 요건, 사건 배당의 투명성, 정치권력의 수사 개입을 차단할 장치도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검사 출신을 배제하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경찰이나 다른 기관 출신이 중수청을 맡더라도 대통령과 집권세력으로부터 독립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권력기관이 탄생할 수 있다. 출신 성분의 선명성이 정치적 독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번 충돌의 이면에는 검찰개혁의 방향과 속도를 누가 결정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놓여 있다. 집권 전 개혁의 기준을 제시했던 지지층과 여론 주도자들이 계속 방향을 결정할 것인지, 선거를 통해 권한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현실에 맞춰 방법을 조정할 것인지의 문제다.
그 답은 말의 선명함보다 중수청의 인사와 권한, 통제 장치에서 드러날 것이다. 중수청이 범죄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면 무능한 개혁이 되고, 범죄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과거 검찰처럼 권력을 휘두르면 이름만 바꾼 검찰이 된다. 검찰의 간판을 내리는 일보다 어려운 것은 그 자리에 과거와 다른 수사기관을 세우는 일이다. ‘운동의 개혁’을 ‘통치의 개혁’으로 옮기려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제 구체적인 설계로 답해야 한다. 검찰을 없앤 자리에 또 다른 검찰을 세운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이사’다.
1000원의 힘, 다이소 강남 이어 명동 1280억 빌딩 매입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서울 강남에 있는 3000억원대 빌딩을 사들인데 이어 명동의 1280억원 빌딩도 품었다. 9월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 모기업인 아성에이치엠피(HMP)는 지난 8월 27일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신한익스페이스 건물을 1280억원에 인수, 지난 18일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인근에 자리잡은 신한익스페이스는 지하 2층에 지상 7층, 연면적 4191㎡(약 1270평), 대지면적 약 220평짜리 중소형 오피스 빌딩이다.
당초 감정가 1422억원에 매물로 나왔으나, 3차례 유찰 끝에 1280억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1986년부터 2021년까지 35년 동안 이 빌딩을 명동역 지점으로 활용한 뒤 스타트업 사무공간 및 어린이 금융공간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자산 효율화 전략의 일환으로 건물 매각에 나섰다. 신한은행 측은 건물 매각 후 일부 공간을 다시 빌려 쓰는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back)'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금은 광교빌딩 재개발이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 등 미래 성장 동력에 재투자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성HMP가 건물 인수 과정에서 금융권 채권최고액을 960억원으로 설정한 만큼 800억원 가량 대출을 받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아성에이치엠피가 들인 현금은 480억원 가량인 셈이다. 다이소는 올 들어 빌딩 매입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지난 2월 다이소의 운영사인 한웰그룹은 서울 강남역 역세권에 있는 20층짜리(연면적 2만1942㎡) 대형 오피스 빌딩을 매입했다. 업계에선 다이소가 두둑해진 지갑을 앞세워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액은 4조5363억원으로 전년(3조9689억원) 대비 1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11억원에서 4424억원으로 19.2% 급증했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9.4%에서 9.8%로 개선됐다. 덕분에 지난해 말 기준 다이소의 유동자산은 8987억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787억원으로 불었다. 업계에서는 다이소가 올해 매출 5조원을 달성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이소의 모기업인 아성HMP는 2009년 7월 설립된 물류·유통 및 무역 전문 기업, 국내외에서 소싱한 생활용품·잡화를 국내 다이소 유통망에 공급하는 동시에 일본으로 수출하는 일을 맡고 있다. 아성다이소 지분 7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다이소그룹의 실질적인 사령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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