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이디, 라오! (1)
은둔의 나라 라오스를 찾은 것은 순전히 한 지인의 권유 때문이었다.
오래 전 영주 장수에서 와서 강릉에 터를 잡은 분인데, 신협 이사장을 3연임 하고 있는 분이다.
나와 함께는 일 년에 십여 차례 관광을 다니면서 유익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식도락도 즐기는 사이다.
나의 입담은 아무도 못말려서, 이번 라오스 여행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가 물었다.
‘당신은 라오스 여행이 첨이라면서 우째 그리 해박하게 떠들 수 있냐?’고.
하니 이사장님 왈 ‘그 친구는 원래 그래.’가 답이었다.
이런 나도 라오스 여행을 처음에는 달갑지 않게 생각했다.
덥고, 비오고, 누추하고, 먹거리 시원찮고, 위생 엉망이고,볼 거 없고.....이런 나의 상상은 3박 5일 후에는 그저 부끄러운 상상에 불과했음을 실감했다.
여행을 마친 후에는 어마 어마한 마음의 힐링을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일본, 홍콩, 중국 남 중 북부, 호주, 태국등등 내가 가본 모든 나라중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라오스는 라오 몽족, 라오 칸족 등 여러 라오족이 모인 나라이기에 복수형‘-s’를 붙혀서 라오스라 한다.(豊江學設)
이 중에는 라오 실라(Lao Silla)족도 있으니, 이들은 태국과 라오스 북부 국경 산악지대에 분포하는데, 이는 한반도에서 이주한 후예들이다. 그들이 한반도에서 이주한 근거는 민속이나 언어에도 남아있는데, 이것은 나의 확실한 정설이다.
라오스는 태국, 베트남, 미안마(버마), 남쪽으로는 캄보디아, 북쪽으로는 중국과 국경을 하고 있으니, 이렇게 다섯 나라에 포위된 형태로는 어떠한 탈출구를 모색하기는 힘든 지정학적 구조다. 그러나 이 다섯 나라의 힘이 어느 정도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정립(鼎立) 상태가 된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렇게 다섯 나라에 에워싸진 내륙이기에 당연히 항만이 없고, 고속도로가 없고, 더욱이 철도도 없다.
남북이 합친 것도다 1.2배는 큰 나라에 인구는 670만명이란다.
그렇게 큰 나라에 철로조차 없다니 참으로 기가 찼다.
시내 버스도 없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버스도 없다.
이동을 하려면 걸어야 하는데, 길이 멀고 땅이 넓으니 오토바이나 개인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는데, 외제차 중에는 현대차가 제일 많고, 다음이 토요타이며 버스는 거의 현대차였다.
중고 버스를 구입해서 그대로 사용하므로, ‘00관광’이나, ‘00학원’버스도 많다.
도로는 수도 비엔티안(Viantian)에서 중국 윈난(雲南)으로 가는 길만 유일하게 포장이 되어있지만, 포장 상태는 엉망으로, 흙먼지가 그냥 난다. 일본에서 포장을 해주었다는데,
포장 지원금의 70%는 공산당 간부들이 다 떼어먹고 또 업자가 떼어먹고 나머지로 포장을 했으니, 그 상태는 짐작이 가리라 믿는다. 언젠가 중국 우한(武漢) 남쪽 길을 갔는데,
거기도 그와 비슷했다. 거기에 막대기를 걸쳐놓고 통행료를 받기에 실소(失笑)한 기억이 난다.
서로 나누어 먹고 서로 잘 살자는 게 공산 사회주의의 기본 이념인데, 러시아든, 중국이든, 심지어 라오스에서 조차
당 간부는 십여대의 외제 승용차를 두고 대저택에 살고, 백성은 빈곤에 허덕이고, 데모를 하기에는 민도가 낮고, 모이면 총질하고, 당 간부 아래에는 거기에 아부하는 기생 간부가 있으니, 그들 민중에게 햇살이 비치는 날은 멀기만 하다.
라오스의 국교는 불교요, 스님은 국가의 중요행사를 관장하는 중요인물이다. 모든 행사에 불교의식이 끝나야 본 행사에 들어간다.
혹자는 군대에 빠지려고 스님이 된다고 하는데, 이는 틀린 말이다. 군대는 공산당 출신가운데에서도 선택된 사람만 갈 수 있고, 그들의 신분은 세습된다. 스님이 되는 것은 네 살 즈음에 남자 아이들 중에서 심사를 받아서 선택되며, 평생 정남(精南)으로 살며, 여승은 없다. 장례행사도 다 관장한다.
동남아의 불교는 소승불교라 하며, 중국, 우리나라, 일본등의 불교는 대승 불교라 하는데, 소승과 대승이 뭐냐 하면,
승(乘)은 곧 수레를 일컬음이니, 소승은 작은 수레요, 대승은 큰 수레다.
즉 소승은 제 혼자 깨달음의 길은 가는 것이요, 대승은 중생과 함께 깨달음의 길을 가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대승이 더 대중적일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소승의 스님들은 샤카무니 시대와 마찬가지로 아침 마다 동네를 돌면서 밥과 과일등을 탁발하여 돌아와 동료들과 나누어 먹으며, 그것으로 점심까지 공양하며, 나처럼 저녁은 먹지 않는다. 유명한 금강경도 기수급 고독원을 나와서 밥을 비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탁발이 없어진지 오래다.
초파일이면 등을 팔아먹고, 사람 죽으면 천도제 지내준다고 고액을 요구하고, 문화재라고 입장료 받고, 기와 불사한다고 한 장에 만원씩 받고 팔고,불상 앞에는 불전함이 놓여있고...돈이 넘쳐나는게 요즘의 절깐의 모습이다. 탁발은 쪽 팔린다고 안한다.
땡중들이나 남의 가게를 찾아가 웅얼거리다가,
‘교회 다녀요.’ 소리에 멋쩍게 나오고,
우리 가게를 찾아오면, ‘초파일 지난 지 며칠 됐다고 벌써 얻으러 다니냐’고 면박 당하고.
시람들은 스님에게 밥을 제공함과 동시에 삶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스님을 찾아가 지혜와 용기를 가지고 희망을 얻어간다. 우리나라에서처럼 따로 불전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물론 결혼이나 상사(喪事) 같은 일에는 별도의 비용이 요구되지만.
라오스는 미니어쳐 공화국이다.
중국 귀저우(貴州)의 구이린(桂林)에 다녀온 사람들을 장족(裝族)여자들이 식당 서빙을 하고, 맛사지 업소에 종사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그들은 하나 같이 작다. 150cm를 절대 넘지 않는다.
청나라가 건국 될 당시 몽고족의 침입으로 중국 귀저우, 윈난 등지의 산에 살던 소수민족들이 피란을 나와서 생긴 나라가 라오스다. 따라서 라오스의 역사는 7백년을 넘지 않는다.
라오스 사람들은 다 작다. 여자는 150cm를 넘지 않고, 남자도 160cm를 넘지 않으며, 뚱뚱한 사람도 없다.
안남미의 특성상 살이 찌지 않으며 과일이 풍부해서 더욱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쌀이 풍부하므로 못살아도 굶는 사람은 없다.
소도 큰 개만큼의 크기이며 돼지도 옛날 우리 똥돼지처럼 작고 개도 작고 염소도 작고 닭도 작아서, 큰 닭도 삼계탕 뚝배기 하나면 충분하다. 신기하게도 모든 게 작으며, 큰 것은 불상과 코끼리 뿐이다.
모든 게 미니어쳐다.
소, 닭, 개등 모든 가축은 방목해서 키운다.
흔한게 풀이니, 소에게 따로 사료를 줄 필요는 없어 보인다. 또 사료 살 돈도 없다. 닭도 마찬가지다.
개들은 아침부터 흘레붙기 바쁘고, 소는 아무데나 똥을 떨어뜨리니 가는데 마다 소똥 냄새다. 옛날 우리 시골길의 모습 그대로다. 소도 방목을 하니 작기도 하거니와 운동을 하며 풀만 먹으니 마블링이 없어서 질기고 맛이 없단다.
그래도 그네들은 이가 좋아서 잘 뜯어 먹는단다.
호주 식으로, 소를 방목하였다가 한국 등으로 수출을 하려면 이들을 우리에 가두고 곡물 사료를 3개월만 주면 된다는데, 참 그럴 듯한 사업으로 보였으나, 소가 작아서 고기량이 작아서 수지 맞추기가 어려워보였다.
큰 소 한 마리에 20만원이면 충분했다.
내륙지방이라 바다가 없어서 소금이 귀할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았다. 물론 태국등 외국에서도 들여오겠지만, 자체적으로도 고생대에 융기한 바다에서 지하 호수 상태의 바닷물을 보름 정도 끓여서( 나무는 흔하니까) 이를 정제하여 소금을 만드는데, 미네랄이 풍부하여 혀 끝에 약간 닷맛이 나는 일품 소금이 생산되고 있었다.
중금속 투성이의 중국 갯소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기후는 열대 몬순기후라서 5월부터 10월까지는 스콜이든 폭우든 6개월 동안 비가 오고, 6개월은 건기라서 비가 오지 않지만 메콩지류는 수위는 줄어도 마르는 법이 없다.
메콩강은 중국의 장강(長江 Chang zang)과 마찬가지로, 히말라야에서 발원을 하여 중국 윈난성을 지나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을 종횡으로 누비는 길이 4,000km가 넘는 강이다.
중국을 제외한 이들 네 나라들의 메콩강에 대한 의존도는 대단히 높다. 태국 메콩강의 수상가옥에 사는 사람들은 그 물로 밥을 짓고, 빨래하고, 목욕하고, 화장실로도 쓰고, 또 어떤 족속들은 거기에 논 같은 것을 만들어서 농사도 짓고... 좁다란 배에 과일이며 먹을 것 생활용품등을 싣고 다니면서 장사도하고 물물교환도 하면서 살아간다.
비가 오면 아이들은 비를 맞으며 강물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긴다. 물흔 흙빛이고 흐름이 빠르다. 주택가에서는 홈통으로 쏟아지는 빗물에 샤워도 한다. 메콩강과 비는 그들에게 축복이다.
메콩지류의 주민들은 쌀을 주식으로 삼는 주민 답게 쌀국수를 즐긴다. 중국에도 장강이나 메콩상류 사람들은 쌀국수를 즐기고 태국 쌀국수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들 쌀국수에는 반드시 어건장 (魚간장)에 매운 생고추 찧은 것이나 매운 소스(辣楸)를 넣어서 먹는데, 중국에서는 이를 르어칸미엔(熱干麵)이라 한다.
이 어간장을 만드는데는, 우리나라 같으면 바다생선을 이용할 것이지만, 바다가 멀거나 없는 장강이나 메콩지류의 사람들은 민물고기를 쓴다.
그물로 잡은 고기를 분류하여, 큰 것은 시장에 내다 팔거나 반찬으로 쓰고 피라미 같은 잔 것은 햇빛에 말리거나 주로 훈제를 해서 소금을 뜸뿍 친 후 이를 숙성시켜서 간장으로 만드는데, 메콩지류의 사람들에게는 이 훈제 생선류가 중요한 교역품이라서, 어느 길거리에서나 판다.
이렇게 라오스에 대한 소개를 대충 마치고 드디어 여행을 떠난다.
to be continued
丁酉 夏至節
豊江
첫댓글 제 친구의 글을 옮겼습니다. 몇 달전에도 이 친구의 글을 퍼 온바 있고요. 여행도 많이 하였고 박학다식한 제 친구의 글이니
유용한 정보가 되었으면 고맙겠습니다~~
마침 다음 달 이면 방학이 시작 되니,
한 번 가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