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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손으로 치료하다: 과거와 현대의 외과 의사
1장 결석 제거술 | 암스테르담의 대장장이, 얀 더 도트의 결석
2장 질식 | 역사적인 기관 절개술: 케네디 대통령
3장 상처 치유 | 왕가의 포피: 아브라함과 루이 16세
4장 쇼크 | 여인과 아나키스트: 시시 황후
5장 비만 | 교황들: 베드로부터 프란치스코까지
6장 장루 | 마법의 탄환: 카롤 보이티와
7장 골절 | 의사 데모케데스와 그리스 방식: 다리우스 1세
8장 정맥류 | 루시와 현대 수술: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9장 복막염 | 탈출의 명수 해리 후디니의 죽음
10장 마취 | 여왕의 마취: 빅토리아 여왕
11장 괴저 | 리틀만 전투: 페터르 스타위베산트
12장 진단 | 내과 의사와 외과 의사: 에르퀼 푸아로와 셜록 홈즈
13장 합병증 | 거장과 왕: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14장 확산 | 두 음악가의 엄지발가락: 장 바티스트 륄리와 밥 말리
15장 복부 | 로마인들과 복부 성형술: 루키우스 아프로니우스 카이시아누스
16장 대동맥류 | 수술의 상대성: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17장 복강경 검사 | 내시경과 최소 침습 수술이 일으킨 혁신
18장 거세 | 아주 간단한 수술의 역사: 아담과 이브, 그리고 파리넬리
19장 폐암 | 집에서 개흉술을 받은 사람: 조지 6세
20장 위약 | 달에 간 다섯 번째 사나이: 앨런 셰퍼드
21장 배꼽 탈장 | 굳센 여성의 비참한 죽음: 캐롤라인 왕비
22장 입원은 짧게, 패스트트랙 방식 | 반역과 혁명: 바시니와 리히텐스타인
23장 수술 중 사망 | 수술의 한계: 리 하비 오즈월드
24장 보형물 | 아름다운 시대, 놀라운 어깨: 제빵사 쥘 페두
25장 뇌졸중 | 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리야노프의 목에 무슨 일이 생겼나: 레닌의 수술
26장 위 절제 수술 | 무모한 시도와 외과 의사: 테레제 헬러
27장 치루 | 위대한 수술: 루이 14세
28장 전기 | 6백 볼트: 아르티스 동물원의 전기뱀장어
에필로그 | 미래의 외과 의사 톱 10
감사의 말
용어 해설
참고 문헌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추천사
타임스
“저자는 복잡한 수술 과정을 알기 쉽게 풀어 줄 뿐만 아니라 너무나 재미있게 들려준다. 정말 재미있다.”
선데이 타임스
“외과 의사의 손길이 느껴지는 역사. 능숙하고 날카롭고 때로는 피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예술과 의학 그리고 위험천만한 난도질이 결합된 매력적인 이야기.”
스펙테이터
“아르놀트 판 더 라르의 역사적인 조망은 이 책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그리고 저자의 유 머 감각은 메스처럼 신랄하다.”
아이리시 인디펜던트
“흥미롭다. 활기차게 인체를 속속들이 보여주는 투어에 참가한 느낌이다. 책에 실린 이야기마다 인체의 생물학적인 특징과 몸을 치료하는 과학적인 지식이 얼마나 경이롭고 또 취약한지 동시에 느끼게 된다.”
데일리 텔레그라프
“수술의 매혹적인 역사를 밝힌 책.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동시에 눈가를 촉촉하게 한다. 왕의 엉덩이, 록 스타의 마음속, 우주비행사의 귓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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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외과 의사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자기 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인지하지도 못하는 다른 사람의 몸에 칼을 대려고 할까? 수술이 끝나면 환자는 생사의 기로에서 밤새도록 사투를 벌이는데 어떻게 수술한 의사는 잠을 잘 수 있을까? 수술이 아무 실수 없이 끝났더라도 환자가 그 수술로 인해 숨을 거두었다면 의사는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외과 의사는 죄다 정신 나간 사람들일까, 아니면 아주 똑똑한 사람들이거나 양심이라곤 없는 자들일까? 그들은 영웅일까, 아니면 그저 과시욕에 찌든 사람들일까? 외과 의사는 엄청난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수술은 놀랍고 멋진 일이지만 의사가 짊어져야 하는 책임은 너무나 무겁다. _19쪽
의사의 이름은 찰스 캐리코. 응급실을 담당하던 스물여덟 살의 2년차 외과 레지던트였다. 그는 환자가 누군지 단번에 알아보았다. 머리에 구멍이 나고 피로 뒤덮인 채 눈앞에 누워 있는 사람은 바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었다. 의식이 없는 대통령의 몸에서 느릿한 경련 반응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챈 캐리코는 즉시 환자의 입을 열고 호흡 관을 기관까지 밀어 넣었다. 우선 작은 조명이 달린 갈고리처럼 생긴 후두경을 이용하여 구강 안쪽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본 뒤 혀를 한쪽으로 밀고 기관의 입구를 덮고 있는 일종의 연골 밸브, 후두개가 보일 때까지 목구멍을 최대한 열었다. 그 바로 뒤에 있는 성대가 보이자 캐리코는 비닐 튜브를 그 사이로 밀어 넣었다. 다른 부상도 살펴봐야 하지만 폐로 공기가 통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_41~42쪽
모든 것이 속도를 늦추지 않는 데 맞춰졌다. 정확성은 그보다 덜 중요하다고 여긴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한 번은 환자의 다리 윗부분을 절단하다가 고환까지 잘라 버린 일도 있었다. 수술할 때 메스를 너무 불쑥 꺼내 드는 바람에 조수의 손가락을 베어 버려 비난받은 사건도 있었다. 수술받던 환자와 조수의 손에서 어마어마한 피가 뿜어져 나오는 광경을 지켜보던 구경꾼 하나가 너무 놀라 급사하고, 나중에 그 환자와 조수도 괴저로 숨을 거두면서 이 수술은 사망률 3백 퍼센트를 기록한 유일무이한 수술이 되었다. _381~382쪽 닫기
출판사 서평
네덜란드의 현직 외과 전문의가 집요하게 써 내려간 생생한 의학 오디세이
마취도 없이 팔다리를 절단하던 시대의 수술부터 최첨단 뇌 수술까지
박진감 넘치게 펼쳐지는 의학의 역사적 순간들
16세기 토리노의 전쟁터에서 잠을 청하던 한 군의관은 환자들의 비명 소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총상 환자를 치료해 본 경험이 없었던 그는 어느 책에서 화약의 독성을 없애려면 상처 부위에 끓인 기름을 부어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 피로 범벅이 된 환자의 살에 기름을 떨어뜨린 참이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밤새 그토록 괴로워했던 환자들이 끓는 기름으로 치료를 받은 병사들이었다는 사실을 안 그는 두 번 다시 상처에 끓인 기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상식’이 ‘전통’에 가려졌던 암흑기를 넘어 현대적인 외과 수술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딛는 순간을 잘 보여 주는 이 일화는 오늘날 위대한 외과 의사로 기록되는 앙브루아즈 파레(1510~1590)의 이야기다. 이 책은 이렇듯 손으로 상처를 치료하고 칼 쓰는 일이 일상인 사람들, 의학 드라마에서 흔히 ‘서전(surgeon)’이라고 불리며 화려한 수술 실력을 선보이는 모습으로 그려지지만 생명을 다루는 막중한 책임감을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가리곤 하는 흥미로운 존재들인 외과 의사들과 기꺼이 또는 예기치 않게 그들의 수술대 위에 누운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암살범이 쏜 총에 맞아 뇌의 일부가 사라진 상태로 수술실에 도착한 케네디 대통령과 그를 맞은 의사들의 긴박감 넘치던 수술 현장, 포피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7년이 넘도록 마리 앙투아네트와 진정한 부부가 되지 못했던 루이 16세, 특이한 병과 사인으로는 따라올 자 없었던 교황들의 연대기, 출산의 고통을 참지 못해 수술에 마취가 도입되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 낸 빅토리아 여왕, 엄지발가락에 생긴 상처와 종양 때문에 유명을 달리하게 된 음악가들인 장 바티스트 륄리와 밥 말리, 대동맥류에 걸리고도 예상보다 7년을 더 살아 ‘수술의 상대성’을 몸소 보여 준 아인슈타인 등 보통의 역사서라면 주목하지 못했을 순간들이 우리의 눈앞에 펼쳐진다. 아무리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라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병을 피해 가지는 못했기에, 그들의 ‘평범한’ 이야기는 오히려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https://youtu.be/y06uNiR6olg
“외과 의사의 손길이 느껴지는 역사. 능숙하고 날카롭고 때로는 피비린내가 진동을 한다. 예술과 의학 그리고 위험천만한 난도질이 결합된 매력적인 이야기.” - 「선데이 타임스」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입체적인 수술 이야기
네덜란드의 현직 외과 전문의인 저자는 이 인물들의 삶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들을 28개의 이야기로 엮어 수술사의 변곡점들을 흥미롭게 보여 준다.
‘역사 자료’, ‘인터뷰’, ‘언론 보도 내용’, ‘해당 인물의 전기’, ‘그들에 관한 여타 기록’을 바탕으로 구성한 사실들에 지은이의 외과의로서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더해 수술의 역사로서도, 한 인간이 겪은 인상적인 순간에 대한 기록으로서도 손색이 없는 다면적이고 페이소스 넘치는 글을 선보인다.
질식, 쇼크, 비만, 장루, 골절, 치루, 정맥류, 복막염, 마취, 괴저, 거세, 폐암, 뇌졸중 등 갖가지 질병을 치료하고자 했던 외과 의사들의 분투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데다 수술 장면은 마치 영상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고, 몇몇 장은 추리소설을 연상시키는 서스펜스를 담고 있기도 해서 책장이 빠르게 넘어간다.
또 정확한 비유와 수술과 관련된 친절한 설명을 더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수술의 역사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몸이 어떻게 기능하는지, 그리고 그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외과 의사가 하는 일은 무엇인지에 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어 우리 몸을 더 깊이 이해하는 기회도 마련해 준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마취도 없이 팔다리를 절단하던 시대를 지나 최첨단 뇌 수술이 이루어지는 오늘날, 그리고 먼 미래까지 수천 년을 아우르는 놀라운 이야기를 선보이는 이 책은 때로는 독자를 움찔하게 하고 때로는 피식 웃게 만드는 입체적이고 독특한 매력을 보여 주며 ‘의학의 역사’라는 분야에서도 이토록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 낸다.
인간의 고통과 절망, 희망의 순간들을 더없이 인상적으로 보여 주는 역사
1651년 4월 5일, 통증이 극에 달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워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암스테르담의 대장장이 얀 더 도트는 마침내 칼을 쥐고 자신의 방광을 직접 절개했다. 그리고 달걀보다 큰 돌을 꺼냈다. 그가 살아남을 확률은 희박했다.
자칫하면 파열되기 쉬운 혈관이 방광을 둘러싸고 있고, 소독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청결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게다가 대장장이인 얀 더 도트에게 해부학적인 지식이 있을 리 만무했다. 그런데도 어떻게 그는 살아남아서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전할 수 있었을까?
위생 관념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의학이 발전하지 못했던 시절에 홀로 고군분투했을 많은 사람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 이야기는 과거의 수술이 어땠는지를 보여 주는 동시에 그동안 의학의 수준이 얼마나 비약적으로 발전했는지를 느끼게 해 준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그저 한 대장장이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로 끝내지 않고 그 당시 사람들이 방광결석에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 그가 택한 수술 방법에 대한 설명, 그리고 수술 당시의 생생한 묘사, 그 이후에 결석 제거술이 발달한 과정, 그리고 그가 남긴 애잔한 시까지 보여 주며 유머러스하면서도 폭넓은 시선이 담긴 글을 완성했다. 대장장이 얀 더 도트가 청결하지 못한 환경에서 수술을 감행했던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수술에 위생 개념이 도입되고 외과 의사가 손을 씻기 시작한 지가 15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가히 놀랍다.
마취가 수술에 도입되기 전, 속도가 최우선이었던 시절 의사가 메스를 너무 불쑥 꺼내 들어 조수의 손을 베어 버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다 놀란 구경꾼 하나가 급사하고 환자와 조수까지 괴저로 숨지는 바람에 300%의 사망률을 기록한 수술이 있었다는 사실은 어떤가?
또 그런 암울한 시기를 거쳐 오늘날에는 인체에서 수술로 고칠 수 없는 곳은 척수와 시신경밖에 없는 수준까지 의학이 발전하고 원격 수술이 이루어지는 데다 수백 볼트의 전기가 수술에 사용된다는 사실도 말이다.
또 이 책이 단순히 유명 인물들의 흥미로운 일화 모음이 아니라 수술의 역사를 유기적으로 보여 주는 단단한 역사서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이유는 고통을 겪는 인간의 모습과 그 고통을 방관하지 않는 의사들의 모습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저자의 시선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외과 의사라는 존재에 대한 저자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데, 한편으로는 외과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잘못된 지식과 신중하지 못한 태도로 오히려 환자들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했던 의사들에 대한 자조 섞인 평가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의 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하게 됨은 물론 병을 다루는 사람들과 그들의 손을 거치는 사람들이 달리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의학의 역사가 지금까지 수많은 변곡점을 거치며 흘러왔듯이 앞으로는 어떤 인상적인 순간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를 갖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