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MDP를 10년 가량 가르치고 있는 30대 중반의 의대 출신 과외 강사입니다.
간만에 쉬는 날이라 아침에 일어나 계속 하려고 밀어뒀던 세차도 하고,
이렇게 글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쓰고 싶은 글의 주제가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이제 수험생활을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글이고,
나머지 하나는 이 글입니다.
글솜씨는 비루하고, 시간은 많지가 않아 하나만 쓸 수 있을 것 같아
조금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생각한 이 글을 먼저 적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아니지만,
매년 이 시기에 수험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꽤 나옵니다.
모의고사가 있기 때문인데요.
아마 본인의 기대와 현실과의 괴리 때문에 낙담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한 마디로 문제에 부딪힌 경우인데요.
그런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 만한 두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첫째 이야기.
문제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대하는 방법은 3가지 정도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1. 극복한다
2. 포기한다
3. 회피한다
그런데 이 중 3번만은 선택하지 말라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1번은 현재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점수를 올리기 위해 공부시간 확보 등등의 투자를 더 하는 것입니다.
2번은 깔끔하게 안된다고 생각하고 미련없이 돌아서는 경우입니다.
공부를 충분히 열심히 한 분들이 종종 선택하시죠.
둘다 앞으로 나아가고, 본인의 발전을 이루는데 문제가 없는 선택지라 생각합니다.
이제 문제는 3번의 경우입니다.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도, 더 노력하는 것도 안하는 경우입니다.
갑자기 슬럼프에 빠졌다고 생각하면서 공부를 잠깐 놔버리거나, (2번처럼 깔끔하게 돌아서는 것도 아니죠)
공부에 재능이 없다는 식의 재능탓을 한다거나 하는 경우입니다.
흔히 중요한 시험이 있는데, 공부를 거의 안한 상태면
아 교통사고라도 나서 다리라도 안뿌러지나 하는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을겁니다.
그것의 연장선 상이에요. 못한 것에 대한 변명거리를 얻고 싶은 거죠.
학원 같은데 1년만 다녀보셔도 저런 학생들 쉽게 보죠. 아주 많아요.
3~5월에 갑자기 학원을 끊은 것도 아닌데 한달씩 안나오는 경우.
저런식으로 시험을 망친 다음에 내년에는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지만,
또 그렇게 됩니다.
왜냐하면 3번은 자기 자신이 가장 덜 상처입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2번을 택하자니 내가 너무 바보같고, 남들이 보는 시선이 두렵고
그렇다고 1번을 택하자니 그건 너무 힘들 것 같고
그러니까 떨어질 걸 뻔히 알면서 변명거리부터 준비합니다.
일반적인 삶에서는 3번도 나쁜 선택지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자기방어적으로 사는게 당연히 나쁜 일은 아니죠. 오히려 좋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나이가 들면 점점 변화를 두려워하고 자기방어적으로 변해가죠.
하지만 수험에서 3번을 택한다는 것은, 지금처럼 살던대로 살겠다는 말이니까
갑자기 약사가 되서 인생을 바꾸겠다는 생각과는 정반대의 일입니다.
명심하세요.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수험 실패입니다.
둘째 이야기.
끝까지 가봐야만 아는 것도 있다.
수험생 대다수는 나이가 어리죠.
제가 수업하는 친구들도 한 분을 제외하고는 다 저보다 어린데,
어릴 수록 누구나 좀 더 완벽함을 꿈꾸는 것 같습니다.
저도 어릴 때는 핸드폰을 사도 무조건 가장 최신형 가장 좋은거,
이성을 사귀더라도 누가 봐도 눈이 돌아갈 만한 외모를 가진 친구를 사귀려 했습니다.
저도 얼마 살지는 않았지만, 나름 우여곡절이 많은 삶을 살아보니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는 게 거의 없고, 완벽한 선택보다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왜 갑자기 나이를 들먹이며 꼰대같은 개소리를 하느냐.
그러니까 여러분이 원하는 상황은 평생 안올거라는 거에요.
저한테 소녀시대 윤아와 아이유가 동시에 청혼하는 일이 있을까요?
그정도의 망상입니다.
시험 전날에 완벽히 준비된 상태로 시험을 본다? 그런 사람이 지금 여기서 피트나 준비할 리가 없겠죠.
절대로 그렇게 안되요.
그냥 이렇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시험인 거에요.
그리고 또 여러분의 예측과 계획은 99% 틀어집니다. 누구나 그래요.
여러분이 무당이에요? 당연히 계획대로 될리가 없고, 예측대로 일이 돌아갈 리가 없습니다.
5월에 몇점정도 맞았으니까 8월 본시험까지 합격점까지 못올리겠는데?
저도 잘 예측을 못하는데, 여러분이 무슨 수로 예측을 해요.
물론 낙담은 하겠죠. 하지만 긍정적으로 계속 공부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본시험에 임하시면 됩니다.
그 결과가 어떨지는 해본 사람만이 아는 거니까요.
그런데 본 시험에서도 성적이 안나왔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때 느끼는 감정과 깨닫는 것들은
5월에 포기한 사람은 평생 알 수 없는 겁니다.
그리고 그 경험이 약사가 되는 것 만큼이나 여러분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끝이 원하는 바와 달랐다고 해서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이 없지는 않습니다.
또한 결과가 같다고 해서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이 같지도 않습니다.
다시 내려와야하는 것을 알면서도 산 정상에 가서 풍경을 보고 오듯이,
안될거라 생각하면서도 누군가를 죽도록 좋아해보고,
그 사람과 어울리는 자신을 생각하며 노력한 짝사랑이 헛된 것은 아니듯이,
설령 수험에 실패한다고 해서
여러분이 들인 노력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얻어가는 것이 없는것도 아니고
또한 이런 피트따위의 허접한 시험을 통해서 여러분이 어떤사람인지 평가받는 것도 아닙니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흔들리지 말고 걸어가 보세요.
지금 안될 것 같아요? 그건 모르는 일이죠.
화이팅입니다.
너무 힘든 상황에 빠져 있는 분들은 언제나 연락주세요.
010 6686 6481
----------------------------------------------------------------
이전 글들 입니다.
https://m.cafe.naver.com/prepharm/123516
진입할지 말지 고민하시는 분들을 위한 글. (장문주의)
https://m.cafe.naver.com/prepharm/123375
의대 출신 강사입니다. 물리 관련 공부법입니다.
https://m.cafe.naver.com/prepharm/128596
올 해 수험생들을 위한 글 (장문주의)
https://m.cafe.naver.com/prepharm/138549
진입과정, 진입후의 잡다한 이야기들
https://cafe.naver.com/prepharm/159875
올해 떨어진 n수생들을 위한 글
https://cafe.naver.com/prepharm/164630
이 시기(2~3월)에 고민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글.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5.08 20:0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5.11 15:2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1.02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