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윤 칼럼] 똑똑한 간암투병기 (3)
간에 좋은 커피, 똑똑하게 마시는 법
저는 간암 수술 후 커피가 건강에 좋다고 해서 커피에 대해 공부를 했습니다. 덕분에 시험을 쳐서 바리스타 자격증도 받았습니다.
커피는 의학적으로 간에 좋은 음식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에도 나와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 3~5잔 마시면 간암 발병이 50% 이상 줄고 간경변도 개선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질 좋은 커피를 건강에 유익한 방법으로 마셨을 때 그렇다는 것입니다.
커피가 간에 좋은 것은 폴리페놀, 카페올 성분의 작용 덕분입니다.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이 탁월하고, 카페올은 섬유화를 일으키는 간성상세포의 생성을 억제해서 간섬유화를 막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평소에 먹는 음식 중에서 폴리페놀 섭취 비율이 가장 높은 음식 중 하나가 커피인데, 커피를 즐기는 사람의 경우 폴리페놀 섭취량의 약 40%를 커피에서 얻는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커피에 든 대표적인 폴리페놀이 글로로겐산(chlorogenic acid), 카페산(caffeic acid), 퀸산(quinic acid)입니다.
글로로겐산은 항산화 작용, 지방 축적 억제, 당뇨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방이 간에 쌓이면 간염 위험이 높아지고 심하면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글로로겐산이 그걸 예방해주니 항암작용을 하는 셈입니다. 글로로겐산은 원두를 오래 볶을수록 줄어들기 때문에 원두를 덜 볶아야(라이트 로스팅)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원두를 사용해야 합니다.
카페올 중에서 항암작용이 있는 성분은 카와웰과 카페스톨입니다. 카와웰은 간세포와 간성상세포 사이에서 결합조직 성장인자의 발현을 억제하여 간경변을 예방,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커피 원두에는 폴리페놀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있어 세포 손상과 활성산소를 제거한다./Unsplash
카페스톨도 우리 몸에서 항염증, 항암작용을 합니다. 2013년 한국식품연구원 박재호 박사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카페스톨이 당뇨병성 망막증, 암, 류마티스관절염, 자궁내막증 등으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카와웰과 카페스톨 성분은 탄화수소 화합물의 일종인데, 아라비카 원두에 특히 많이 들었습니다. 커피의 3대 원두로 아라비카(Arabicas), 로부스타(Robustas), 리베리카(Libericas)가 꼽힙니다. 현재 상업적으로 재배하는 것은 아라비카와 로부스타인데, 두 품종이 전체의 95%를 차지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커피의 건강 성분은 아라비카 원두에 더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아라비카 원두가 로부스타 원두보다 값이 2~3배 비싸기 때문에 신경써서 커피를 고르지 않으면 아라비카 커피를 못 마실 수도 있습니다. 아라비카 원두로 내린 커피는 신맛이 나는데, 쓴맛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로부스타 원두를 즐겨 마시기 때문에 커피의 건강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원두를 덜 볶은 커피는 연한 맛이 나는데, 진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오래 볶은 원두를 좋아한다면 글로로겐산 함유량이 적을 수 있습니다.
커피를 내리는 방법도 건강 성분 함유량에 영향을 미칩니다. 여과지(필터)에 커피를 내리면 카와웰 성분이 여과지에 걸려서 부족하게 됩니다. 커피 맨 위에 뜨는 크레마에 카와웰이 포함돼 있는데, 이게 잘 안 생기는 것이죠.
그래서 간에 가장 좋은 커피를 마시려면 아라비카 원두를 라이트 로스팅하여 여과지(필터) 없이 드리퍼나 고온고압 압축기로 내리는 게 좋습니다. 카페인이 없는 커피도 카와웰 성분이 3분의 1 정도로 적다고 합니다.
출처 : 캔서앤서(cancer answer)(http://www.canceransw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