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떡 걸렸을 땐 복부 밀쳐올리세요…화상엔 얼음찜질 금물
추석 연휴 응급처치 이렇게- 영아는 엎드려 눕혀 등 압박을
- 손 입에 넣어 이물질 빼기 안돼
- 벌 쏘이면 신용카드로 침 제거
- 호흡곤란 오면 즉시 119 신고
- 외출 뒤 발열 쯔쯔가무시 의심
추석 연휴가 모레(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엿새간 이어진다. 긴 연휴 기간에 주의해야 할 것은 갑작스러운 사고이다. 따라서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교수의 도움말로 주요 응급상황 대처법에 대해 알아봤다.
▮기도가 막혔을 때
기도가 막힌 성인에 대해 하임리히법(복부 밀쳐올리기) 동작을 시연하는 모습.찹쌀떡, 인절미 등을 먹을 때 기도(氣道)에 걸릴 수 있다. 특히 씹고 삼키는 힘이 약한 노인들은 주의해야 한다. 음식물에 기도가 막힌 경우, 환자가 기침을 할 수 있으면 기침을 하고, 할 수 없으면 응급처치인 ‘복부 밀쳐올리기’(하임리히법) 또는 환자의 등 가운데를 세게 두드리는 ‘등 두드리기법’을 해야 한다.
음식을 먹던 사람이 두 손으로 목을 감싸며 소리를 내지 못하고 괴로워할 때는 기도폐쇄로 판단하고 즉시 하임리히법을 실시한다. 우선 환자를 뒤에서 감싸듯이 안는다. 이어 한 손은 주먹을 쥐어서 엄지손가락을 환자의 명치와 배꼽 중간에 대고 다른 한 손은 주먹 쥔 손을 감싼 뒤 시행자의 몸쪽으로 주먹을 당기면서 위로 밀쳐 올린다. 고도비만이나 임산부인 경우는 가슴뼈 아래쪽 부분을 밀쳐 올린다.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손가락을 입 안에 넣어서 훑으면 절대 안 된다.
12개월 이하 또는 체중 10㎏ 이하 ‘영아’인 경우는 머리가 아래를 향하도록 허벅지 위에 엎드려 눕힌 후 손바닥 밑부분으로 등의 중앙부를 세게 두드리는 ‘등 압박’과 양쪽 젖꼭지를 잇는 선의 중앙 부위 약간 아래를 두 손가락으로 4㎝ 정도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눌러주는 ‘가슴 압박’을 반복한다. 그 외 아이들이 동전이나 바둑알 등을 삼키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손가락을 넣거나 억지로 빼내려 하지 말고 곧장 응급실로 가는 것이 안전하다. 성인이든 소아이든 기도폐쇄 처치 중에 의식을 잃고 호흡하지 않으면 119에 바로 신고한 뒤 119 도착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벌이나 벌레에 쏘이면
조 교수.성묘 등 야외활동 중 벌과 벌레에 쏘인 경우는 빨갛게 부어오른 부위에 검은 점처럼 보이는 벌침을 찾고, 명함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피부를 긁어내듯 침을 제거한다. 얼음주머니 등으로 상처 부위의 통증과 부기를 진정시키는 것도 좋다. 다만, 피부를 문지르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호흡 곤란이나 입술혀 목젖의 부종, 심한 어지러움, 실신 등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 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 질병관리청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벌 쏘임 사고는 모두 5457건에 이른다. 그중 151명이 입원하고 24명이 숨졌는데, 15명은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숨졌다.
▮화상을 입었다면
음식물 등으로 아이의 기도가 막혔을 때 응급처치로 등과 가슴을 압박해주는 동작을 병원 응급구조사가 시연하고 있다.명절 연휴에는 끓는 물이나 튀긴 기름에 화상을 입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런 때는 통증이 감소할 때까지 화상 부위에 찬물을 흘려주고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손의 반지나 시계 등은 붓기 전에 제거하고, 젖은 거즈나 수건 등으로 상처 부위를 덮은 후 응급실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화상 부위에는 얼음찜질을 하거나 소주 된장 연고 등을 바르지 않는 것이 좋다.
조 교수는 “갑자기 의식을 잃은 환자가 발생한 경우에는 즉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고 119에 신고한 뒤, 호흡이 없으면 심폐소생술을 한다. 심폐소생술 과정을 잘 모르면, 무리하게 인공호흡을 하지 말고 가슴 압박만 강하게 하면서 119가 올 때까지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른 주의사항과 정보
야외 활동 후 발열 증상이 있으면 쯔쯔가무시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진드기 유충에 물린 부위에 딱지(가피)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잠복기는 1~3주 정도이다.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 오한 두통과 함께 근육통 기침 구토 복통 및 인후통이 동반되며 국소적 혹은 전신적으로 임파선 부종과 비장 비대가 나타나기도 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2일 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치료를 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30%에 이른다.
응급의학과 교수는 “연휴 기간에 집 근처 문을 여는 병원이나 약국 위치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급한 상황은 119에 연락해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방청이 119 구급상황관리센터를 운영하는데, 의료기관이 문을 닫는 명절과 공휴일을 포함해 ‘365일 24시간’ 전국 어디서든 응급처치 지도와 질병 상담, 병·의원 안내 등 일반인을 위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활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