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 (장태산 산불)
Opening the window to the new day, the first light was breaking through the bamboo trees. It seemed as if the garden outside was weeping all night for all your willful transgressions, corporeal and mental, you've committed all your life. But as you reveled in the thought of who you're, your presence soared to new heights, revealing a world of magic and wonder. Yet, in the quiet of that morning, you received photos of raging wildfires in the distant mountains. The flames blazed uncontrollably, and you heart quivered with the fear that the world might end at any moment. You worried for those in peril, knowing that a level 3 fire response alert had already been declared. As the realization dawned on you that your own negligence had set the planet ablaze, you were struck with a deep sense of shame. When it felt like that you had never truly loved any one, you remembered that most of the glaciers are on track to disappear soon. Yet your mind was still consumed with your own trivial desires, you were still losing grip on the pervading taint of apathy. Given that it just means your habit of procrastination until the last minute to get things done, it was no wonder to fear that change might mean failure. If you had known that a buried feeling deep within a true version of you was waiting to be unleashed, you would be swept to the other shore, where U and non-U coexist in harmony, united for the good.
잠에서 깨려고 창호문을 활짝 열어젖히니
알 수 없는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봄비에 밤새 울었는지
새벽 정원은 맑고 그윽하였다.
청량한 공기를 음미하고 있을 때
화염에 불타는 산불 사진이 날아 들었다.
온 세상을 집어삼킬듯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오르고 있었다.
이제 그만 안녕해야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어릴적 비슷한 기억이 불현듯 떠올랐다.
성냥을 가지고 놀다가 집에 불을 낼뻔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호기심과 안전에 대한 무관심은 변하지 않았다.
공기는 건조하고 바람은 강하게 불고 있었지만
새들은 여전히 노래하고
봄꽃들은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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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노트:
지구온도가 2도 상승하면 생명의 절반이 사라진다고 한다. 이미 1.07도가 올라갔다. 용케 살아온 날들이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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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백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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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담: 깁갑중
그는 뜻밖의 산불 사진을 보고 놀란다.
그이가 머무는 곳을 삼킬듯 둘러싸고 있는 불의 띠를 보고 두려워진다.
그러면서 문명의 이기인 불이 오히려 자연을 파괴해 생명을 멸절시킬 수 있지 않을까를 염려한다.
순식간에 숲속 건물을 둘러싸고 타오르는 불꽃에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든 온몸이 오싹 얼어붙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
이런 감정은 아마도 나의 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편도체(amygdala)가 핵심부위로 있는 공포회로에서 일어났을 것인데, 이는 비상사태를 온몸에 알려 위기를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경보기 울림같은 것일 것이다.
푸로메테우스가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달했으나, 인간은 문명을 일으키더니 곧 온갖 재앙과 불행 속에서 살게 된 이들을 지켜 본 프로메테우스는 후회를 하게 되었다는 그럴듯한 스토리텔링이 있는 불의 진면목을 온몸으로 보고 느꼈다.
도깨비처럼 날아다니는 불꽃이 무서웠다.
나는 순간 혼(魂)이 몸에서 빠져나간 듯 아찔했다.
혼(魂)불!
17년간 온 몸을 갈아 빚어냈다는 대하소설 '혼(魂)불'의 작가 최영희는 말한다.
살아있는 사람의 몸 속에는 누구에게나 혼불이 있는데, 죽기 사흘 전에 혼불이 먼저 나간다. 혼불이 나간 상태의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껍데기만 남은 사람들, 민족의 혼불을 빼앗긴 일제 36년의 우리의 어둡고 암울한 모습에서 밝은 희망의 모습을 보고 쓰고 싶었다는 치열한 작가정신에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혼불은 정신의 불, 생명의 불, 존재의 불이며 사람이 가장 사람답게 느끼고 살 수 있게 하는 '생명소' 같은 것으로 그 사람을 밝고 환하게 하는 어떤 근원적인 힘을 말한다고 그녀는 말한다.
심층심리학적으로는 전체정신의 중심인 '자기(Selbst)'의 상징으로 노자의 '도(道)'와 같은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이다.
우!우! 하고 모든 것을 집어 삼킬듯한 횃불!
그들이 두렵고 무서웠다.
시인은 봄에 횃불처럼 피어오르는 꽃들을, 삭막한 겨울의 죽음을 화사한 생명으로 전복시키는 혁명이라 노래한다.
삼라만상을 지배하는 전체정신의 중심에 있는 '당신(Selbst)'의 모습을 보고 경외감(敬畏感, awesome)에 빠진다.
목련이 돋아나고
산수유가 피어나고
벚꽃이 불을 터뜨리기 시작해서
갑자기 봄이 무서워졌다
겨울이 히말라야 만년설처럼 녹지 않는 마음인 줄 알았더니
눈물을 흘리는 눈사람처럼
시간이 저절로 녹아서 나무들의 뿌리와 줄기로
흘러가더니
희고 노랗고 붉은 횃불을 든
이 모든 꽃들의 혁명이 무서워졌다
그 미묘한 신호와 암시에 중독된 검은 운명의 인생보다도
정말로 무서웠던 것은
겨울이면서 봄이면서 여름이면서 가을인 당신
나무이면서 꽃이면서 잎이면서 열매인 당신
꽃들의 환한 시간 속에서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 당신
《김백겸 시집 '비밀방' 중 '횃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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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온스테이지] 170. 강허달림 - 미안해요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VfCB04Xrtx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