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929 金 21개로 반환점 돈 한국… '금밭' 양궁·태권도 남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 21개를 수확하며 반환점을 돌아 후반부를 향하고 있다. 대회 막바지에 메달 주인공이 가려지는 양궁과 태권도 등 강세 종목에서 뒷심을 발휘한다면 목표했던 금메달 40~45개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 9월 19일 막을 올린 이번 아시안게임은 오는 10월 4일 폐회식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9월 27일 기준 16일간의 열전 중 절반이 넘는 9일이 지난 가운데 한국은 금메달 21개를 수확했다.
대회 이튿날인 9월 20일 오전 근대5종에서 성승민이 한국 선수단의 1호 금메달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다양한 종목에서 승전보가 전해졌다. 펜싱에서는 네 번의 금빛 찌르기가 나왔다. 오상욱을 필두로 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대회 4연패라는 대업도 일궜다. 무엇보다 구기 종목인 농구에서의 활약이 돋보였다. 남녀 농구가 모두 적지에서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오른 것은 금메달 개수 이상의 상징적인 성과였다.
대학생 4인방으로 팀을 꾸린 남자 3X3 농구까지 금빛 바스켓을 성공시키며 포효했다. 아울러 신생 종목 테크볼을 포함해 카누, 승마, 스케이트보드, e스포츠 대전 격투 등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던 종목에서도 값진 금메달이 나왔다. 인기 스포츠 야구도 9월 27일 금메달 대열에 합류했고, '아시아 최강' 여자 핸드볼도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물론 일부 종목에서는 아쉬움도 있었다.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 6개를 따냈던 수영 경영은 당시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금메달 1개에 그쳤다. 항저우에서 3관왕에 올라 한국 선수단 MVP를 차지했던 김우민(강원도청)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7관왕 장산숴를 앞세운 중국의 기세도 막지 못했다. 항저우에서 21년 만에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탁구도 아쉬움을 남겼다.
아시안게임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한 명(팀)도 오르지 못하는 부진 속에 동메달 3개만 수확했다.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메달 레이스에서는 금메달 119개의 중국이 압도적인 1위를 달렸고, 일본도 37개로 2위에 자리하면서 한국과의 격차를 벌렸다. 하지만 대회 후반부에도 많은 금메달이 걸려 있는 만큼 목표로 했던 금메달 40~45개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종목들이 줄줄이 출격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9월 28일에는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지인이 오예진, 봉서린과 함께 여자 25m 권총 개인전과 단체전에 나서 2관왕에 도전한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승승장구 중인 '셔틀콕 여제' 안세영도 대회 사상 첫 2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효자 종목' 양궁도 금빛 레이스를 준비한다.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금메달 결정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리커브에 걸린 남녀 개인전과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 등 금메달 5개 싹쓸이에 도전한다.
'종주국' 태권도가 열리는 10월 1일부터 10월 3일까지는 대회 일정이 발표됐을 때부터 한국의 '골든 데이'로 꼽혔다. 한국은 겨루기 8개, 품새 2개, 버추얼 태권도 1개 등 총 11개의 금메달이 걸린 태권도에서 5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치러지는 유도 역시 기대 종목이다. 남녀 각각 7체급씩 개인전에 총 14개의 금메달이 걸린 가운데 '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를 앞세운 한국은 최소 3~4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10월 3일에는 남자 축구 결승전도 기다리고 있다. 걸린 금메달은 1개뿐이지만 인기 종목인 만큼 대회 막바지 한국 선수단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 유럽파까지 호출해 최정예로 꾸린 이민성호는 대회 4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한다. 양궁과 태권도, 유도 등에서 목표했던 금메달을 따내고 사격과 배드민턴, 축구 등에서도 힘을 보탠다면 금메달 40~45개와 종합 3위 수성이라는 목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희대의 외통수에 갇힌 청와대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재(再)제청 요청에 대해 긴 침묵을 깨고 ‘불가’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일각에서 사법부 독립을 지키기 위한 결기로 보기도 하지만 법원 내부에서는 고도의 법률적 대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가 제대로 허(虛)를 찔렸다는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9월 22일 낸 첫 메시지는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서 하는데 재제청 공문에 사유와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청와대는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이 다 아는 반려 사유를 유독 대법원장만 ‘공문에 그 내용이 없으니 모르겠다’는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률행위 중에는 반드시 형식을 갖춰야만 효력이 발생하는 ‘요식 행위’(要式行爲)가 있다. 약속어음에 만기나 지급장소 등 법이 정한 사항을 적지 않으면 효력이 없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첫머리에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서 한다’는 헌법 제82조를 언급한 것은 재제청 요구 역시 요식 행위여야 함을 언급한 것이다.
공문에 손봉기 후보자가 자격 미달인지, 절차 흠결이 있는지를 적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공문에도 없는 사유를 청와대가 ‘국민들이 다 안다’고 하면 제대로 된 답이 될 수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어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되어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고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행정절차법 제23조도 처분을 할 때는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유 없는 과태료나 철거명령을 납득할 국민은 없다. 재제청 요구도 이유를 적어야 대법원이 다음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추가 입장문에서 ‘재제청 요구 공문에 헌법 104조 2항, 법원조직법 41조 2항에 따라 국회에 임명동의안 제출을 하지 않기로 적혀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조항들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것이다.
결국 ‘임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의 동어 반복일 뿐 왜 재제청을 해야 하느냐에 대한 답은 아니다. 청와대는 또 후보자들에게 전화해 개별적으로 사퇴 의사를 물은 게 중대한 절차적 흠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물러나라는 강요가 아니라 후보들이 동의하면 새로 대법관후보추천위를 열어 다시 진행하겠다는 의사 타진이었다. 법원조직법에 후보 추천이 이뤄지면 추천위가 해산되도록 돼 있다.
그래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추가 메시지에서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진 ‘제청과정에서의 절차적 흠결’이 존재한다는 사유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기초해 수긍하기 어렵다”고 한 것이다. ‘대면협의가 없었다’는 부분도 역시 서면 제청된 김성수 후보자를 임명했으니 더는 주장하기 어려워졌다. 청와대가 재제청 요구 공문에 정말로 적고 싶은 내용은 자신들이 선호하는 대법관 후보자의 이름일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임명권은 현행 헌법상 대법원장 임명 제청권의 강력한 제약을 받는다.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로 대법원을 채우는 코트 패킹(court-packing)을 막기 위한 장치다. 청와대가 주장하는 재제청 사유들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법리를 넘어서기 어렵다. 현행 헌법상 청와대는 제청된 후보자의 임명 여부만 결정할 수 있을 뿐 재제청을 강제할 수는 없다.
여권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를 거론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외통수에 갇혔다는 방증이다.한 현직 고위급 판사는 “설령 탄핵심판, 권한쟁의심판이 열리더라도 밀릴 게 없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법리적 대응이 가져올 결과를 법조계가 흥미진진하게 주목하고 있다.
백두산에 등장한 웨어러블 로봇… "2만원이면 등산도 거뜬"
지난 9월 25일 찾은 중국 지린성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 자락. 천지로 향하는 긴 계단 밑엔 관광객이 직접 몸에 착용하는 외골격 로봇 대여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한번 대여에 98위안(약 1만9800원)인 장치를 허리에 고정한 뒤 양쪽 허벅지에 밴드를 채우고 전원을 켰다. 발을 앞으로 내디디자 허리 양쪽에 달린 구동장치가 움직이면서 다리를 앞으로 밀어주는 힘이 느껴졌다.
오르막에서는 효과가 더 분명했다. 발을 떼는 순간 기계가 보행 움직임을 감지해 뒤에서 한 번 더 밀어주는 느낌이었다. 로봇 장비는 걷는 사람의 움직임을 읽고 필요한 순간 힘을 보태는 방식으로 이동을 도와줬다. 로봇 장비를 착용하는 동안에도 평소 무릎이 불편해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웠다는 대여섯명의 관광객들이 로봇 장비 대여를 위해 대기 줄에 합류했다.
◆ 백두산에 등장한 외골격 로봇 대여소
중국에선 로봇 산업의 무대가 공장과 연구실에서 관광지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산업용 로봇이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다면 관광지 외골격 로봇은 일반 소비자가 직접 비용을 내고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로봇 서비스다. 외골격 로봇은 허리와 다리 등에 착용해 전기모터와 센서, 제어장치로 사람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압력센서나 관성측정장치 등이 걷는 방향과 속도 등을 감지하고 구동장치가 이에 맞춰 힘을 보탠다. 원래 군사용과 의료 재활, 산업현장의 중량물 운반 등에 주로 이용됐지만 최근 중국에선 등산이 새로운 상용화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미 10년 전부터 활용되긴 했지만 최근 빠른 기술 발전과 가격 하락으로 수천위안에서 1만위안대 제품이 나오면서 아웃도어와 노년층 보행 보조 등 소비시장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 타이산 이어 중국 명산 관광지로 빠르게 확산
중국의 대표적인 실험장은 산둥성 타이안의 타이산이다.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타이산은 중국에서 가장 먼저 등산용 외골격 로봇을 본격 도입한 관광지 중 하나다. 홍먼과 중톈먼, 난톈먼 세 곳에 대여소를 설치했고 초기 100여대가 3000명 이상의 관광객에게 이용됐다. 이용객 가운데 노년층 비중이 62%에 달했다. 당시 투입된 장비는 무게 1.2㎏으로 탄소섬유 소재와 생체모방 관절 구조를 적용했다.
외골격 로봇은 이후 중국 주요 명산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중국 문화여유부에 따르면 쓰촨성 어메이산은 지난해 해발 2540m 지점에 외골격 로봇 대여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실제 유료 이용자가 1000명을 넘어섰고 당시 30대 장비가 배치됐다.
안후이성 치윈산도 올해 춘제(중국 설)부터 20대 외골격 로봇을 투입했다. 현지 정부에 따르면 사업자가 투입한 초기 장비 투자액만 약 100만위안이었다. 후난성 헝산에서는 지난 8월 외골격 로봇 대여 가격을 1시간 29위안, 2시간 39위안, 3시간 49위안으로 책정했다. 이젠 백두산에서도 외골격 로봇 대여 서비스를 도입했다.
◆ 소비자가 돈 내는 B2C 서비스로 진화
중국 업체들이 관광지를 주목하는 이유는 제품 효과를 소비자가 가장 빨리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지를 걷는 것보다 급경사와 계단이 이어지는 산길에선 작은 보조 동력도 즉각 느껴진다. 저장성 항저우의 외골격 로봇 업체 타이시즈넝은 항저우 반산삼림공원에서 시간당 9.9위안의 공유형 외골격 서비스를 시작하고 산칭산과 우타이산, 황산, 만리장성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일부 관광지 대리점에선 장비를 투입한 뒤 2~3개월 만에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소비자용 허리 보조 외골격 로봇 판매 가격은 5000~7000위안 수준이다. 올 상반기 출하량은 예년보다 수배 증가했으며 올해 연간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이같은 가격 하락의 배경에는 중국 로봇 공급망이 있다. 중국 업체들은 모터와 센서, 알루미늄·마그네슘·티타늄 합금 등 핵심 부품과 소재의 공급망이 성숙하면서 외골격 로봇 제작비가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제품이 가벼워지고 배터리 지속시간이 늘어난 것도 소비시장 진입을 앞당기고 있다. 과거 병원이나 공장에 판매하던 고가의 전문장비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반인이 살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정부도 로봇의 실제 생활공간 투입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지난 6월 발표한 2026년 휴머노이드 로봇·체화지능 실경훈련 계획에서 실제 생산·생활환경에서 로봇을 상시 배치하고 임대나 사용량에 따른 과금 등 이른바 로봇 서비스 모델을 통해 초기 도입비용을 낮추라고 주문했다.
대상은 휴머노이드 로봇과 체화지능이지만 로봇을 판매하는 것보다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키우겠다는 흐름이 관광지 외골격 로봇 사업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소비자용 외골격 로봇이 의료기기를 대신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고령자나 뇌졸중·골격질환 등으로 운동 기능에 제약이 있는 소비자는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기계가 사용자의 보행 의도를 잘못 인식하면 오히려 균형 유지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하지만 중국에는 아직 소비자용 외골격 로봇의 안전성과 성능을 아우르는 국가표준 체계가 없다. 백두산에서 외골격 로봇을 대여한 한 관광객은 기자에게 "확실히 계단을 올라갈 때 로봇이 보조하는 느낌이 들어서 편했다"면서도 "다만 천지에 도착했을 때 배터리가 방전돼 오히려 내려올 땐 짐이 됐다"고 말했다.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