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의 이익을 위하다
나의 동생 아누루다(Anuruddha) 비구에 관한 것을 앞에서 조금 말한 적이 있다. 들어본 적이 없을
만큼 복덕이 많았던 동생도 가사에 관해서는 나와 비슷할 정도였다.
사실 그가 받아들이기만 했다면 값비싼 까시국의 좋은 비단 가사를 한두벌이 아니라 쌓아두고
입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에게는 보시하려는 이, 존경하는 이, 좋아하는 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러나 동생 아누루다는 그런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마하 까싸빠 존자처럼 누더기 가사만 입었다.
욕심이 적고 겸손하려는 뜻으로 이렇게 누더기 가사를 입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가사를 얻기란 쉽지 않다. 공동묘지 근처나 길가 쓰레기 더미에서 사람들이 필요치 않아
서 버린 천 조각들을 하나씩 모아서 기워 만든 것이다.
스님들의 숫자가 많지 않을 때는 가사 지을 천조각을 쉽게 얻을 수 있었지만 점점 숫자가 불어나자
누더기 가사 얻기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더러는 누더기 가사를 만들려고 공동묘지에 갔다가 아름
답지 못한 일도 만나게 되었다.
누더기 가사 얻기가 그렇게 어려울 때 자기의 가사가 몹시 낡아버린 아누루다가 오늘은 가사 지을
천을 얻어왔다. 얻기는 얻었지만 매우 비싼 천으로 길이가 13자에 넓이가 1자나 되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처음에는 이렇게 길고 비싼 천인지도 몰랐었다고 했다.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어
느 곳의 쓰레기 옆에 갔을 때 조그만 귀퉁이만 보인 것을 누더기로 생각하고 주워온 것이라 했다.
자기를 존경하는 어느 숨은 보시자가 스님의 어려움을 잘 알아서 그렇게 해 준 것이다. 그 가사 천
을 몰래 보시한 이가 누구이겠는가를 선정 신통에 능숙한 아루누다는 알 것이다.
나는 가사가 몹시 낡은 동생이 그것을 해결한 것에 매우 기뻐했다. 그보다 더 흐뭇했던 것은 그 누
더기 가사를 지을때였다. 마하 까싸빠 존자께서 가사의 시작되는 부분을 잡아주시고 중간부분은 마
하 사리불 테라, 끝 부분은 나의 책임이었다.
마하 목갈라나 존자께서는 필요한 실과 바늘로 한 올 한 올 꿰매 주셨고 다른 존자들께서는 뽑아낸
올을 하나하나 꼬아주셨다. 그렇게 꼬아 놓은 한 줄 한 줄을 볼 때마다 바늘귀에 꿰어주신 분은 삼계
에서 가장 높은신 부처님이셨다.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던 가사 짓는 잔치였다.
- 이어서 -
첫댓글 사두 사두 사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