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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
1년 만에 포커 챔피언이 된 심리학자가 말하는
스스로에게 몰입하고 더 나은 선택을 내리는 법!
· 워싱턴포스트〉, 〈파이낸셜타임스〉, 〈와이어드〉 선정 올해의 책
· 전 세계 13개국 번역 출간
· 애덤 그랜트, 찰스 두히그, 네이트 실버 추천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고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그를 설명하는 수식어가 하나 더 생겼다. 바로 프로 포커선수다. 1년 만에 세계 최고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본격적으로 포커를 배우기 시작하기 전까지 카드 한 벌이 다해서 몇 장인지도 몰랐던 그는 어떻게 그 짧은 시간 안에 포커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을까? 그가 전공한 심리학이 큰 영향을 끼친 게 아닐까? 그리고 심리학자가 포커를 소재로 책을 쓴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마리아 코니코바와 그의 신작 《블러프》 얘기다. 전작 《뒤통수의 심리학》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그가 포커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에릭 사이델과 함께 라스베이거스부터 시작해 마카오, 몬테카를로 등 전 세계를 누빈 여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한편, 이 책의 목적은 포커 그 자체가 아니다. 마리아 코니코바가 포커에서 발견한 통찰이 주제다. 긴박한 순간에 어떻게 감정을 통제하고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의사결정 과정에서 편견이 어떻게 개입하게 되는지, 제한된 정보 속에서 어떻게 보다 더 나은 선택을 내릴 수 있는지 등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을 넘나들며 ‘삶을 플레이하는 기술’을 전한다.
“애초에 내가 포커에 입문한 이유는 기술과 운 사이의 경계선을 더 잘 이해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포커를 통해 알고 싶었던 것을 배우는 데 성공했을까? 한 가지 힌트는 인간은 착각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기술, 능력, 노력으로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착각 말이다. 저자는 이것을 희망이라고 부른다.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게 만들고, 가장 불운한 상황 속에서도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 때문이다1. 인간은 계획하고, 신은 웃는다(라스베이거스, 2017년 7월) 011쪽
2. 심리학자, 포커 판에 뛰어들다(뉴욕, 2016년 늦여름) 019쪽
3. 삶의 불확실성에 베팅하기(보스턴, 2016년 가을) 055쪽
4. 실패로부터 배우는 법(뉴욕, 2016년 가을) 075쪽
5. 최고의 사냥꾼은 최고의 관찰자다(뉴욕, 2016년 늦가을) 103쪽
6. 초심자의 행운이란 없다(뉴욕, 2016년 겨울) 141쪽
7. 당신은 운의 희생자인가, 승리자인가(라스베이거스, 2016년 겨울) 171쪽
8. 몰입의 기술(라스베이거스, 2016년 겨울) 199쪽
9. 스토리텔러의 게임(라스베이거스, 2017년 3월) 223쪽
10. 우리의 선택은 룰렛보다 복잡하다(몬테카를로, 2017년 4월) 245쪽
11. 마음을 읽는 법(뉴욕, 2017년 5월) 275쪽
12.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건 나 자신(뉴욕, 2017년 5~6월) 297쪽
13. 두려움과 절망의 판에서 벗어나는 법(라스베이거스, 2017년 6~7월) 321쪽
14. 운은 이긴 자의 손을 들어준다(바하마, 2018년 1월) 377쪽
15. 잘못된 믿음이 부르는 비극(마카오, 2018년 3월) 407쪽
16. 불확실성의 게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라스베이거스, 2019년 6월) 447쪽
포커 용어 459쪽
감사의 글 46쪽추천사
찰스 두히그(《습관의 힘》 저자)
“이 책은 냉정한 프로처럼 삶을 플레이하는 기술을 알려준다”
애덤 그랜트(《싱크 어게인》 저자)
이 책은 마리아 코니코바처럼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줄 것이다.
네이트 실버(《신호와 소음》 저자)
심리학을 다룬 좋은 책들은 많다. 심지어 포커를 다룬 좋은 책들도 많다. 그러나 《블러프》 같은 책은 없다.
데이비드 엡스타인(《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저자)
이야기의 흡인력이 대단해서 이 책을 절반까지 읽도록 학습, 집중, 의사결정에 대한 마스터클래스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 나는 두 번 만에 이 책을 독파했으며, 이후로도 계속 그 내용을 생각한다.
다니엘 핑크(《새로운 미래가 온다》 저자)
《블러프》는 한마디로 명저다. 주의를 기울이고, 객관적으로 생각하고,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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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애초에 내가 포커에 입문한 이유는 기술과 운 사이의 경계선을 더 잘 이해하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기 위해서였다. 이때 내가 알게 된 진실은 운에는 블러핑bluffing(강한 패를 가진 것처럼 상대를 속이는 것-옮긴이)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포커는 내가 바닥에 쓰러진 이유를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애처롭게 “하지만 메인이벤트잖아요!”라며 불평을 터트릴 사람도 주변에 없었다. 이유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신경과민이든, 스트레스든, 편두통이든, 식중독이든 카드는 계속 돌아갈 뿐이었다.
_인간은 계획하고, 신은 웃는다(라스베이거스, 2017년 7월)
포커는 다른 모든 게임과 달리 삶을 반영한다. 순수하게 운에 좌우되는 룰렛도 아니고, 수학적 정교함과 완벽한 정보에 좌우되는 체스도 아닌 포커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처럼 이 둘의 설명할 수 없는 결합으로 구성된다. 포커는 우리 삶에서 상반된 두 개의 힘인 운과 통제 사이의 균형점에 서 있다. 누구라도 한 판, 한 게임, 한 대회에서는 운이 좋거나 나쁠 수 있다. 기술, 훈련, 준비, 능력과 무관하게 세상의 꼭대기에 올랐다가 변방으로 밀려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운은 아주 짧게 스치는 친구 혹은 적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빛나는 것은 기술이다.
_심리학자, 포커 판에 뛰어들다(뉴욕, 2016년 늦여름)
포커에서는 최악의 패로도 이길 수 있고, 최고의 패로도 질 수 있다고 말이다. 카지노에서 하는 다른 게임들 그리고 모든 정보가 제공되는 체스나 바둑 같은 게임에서는 최고의 것을 가져야 이길 수 있다. 다른 방법은 불가능하다. 포커가 도박이 아니라 기술이 필요한 게임인 이유가 이것이다.
_삶의 불확실성에 베팅하기(보스턴, 2016년 가을)
많은 측면에서 포커는 기술을 다투는 게임이다. 반면 일자리 시장은 도박장과 다를 바 없다.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나의 출신 대학은 어디인가? 대학원은 어디를 나왔는가? 면접에서 누군가의 신경을 거슬렀는가? 이처럼 운이 크게 작용하는 세부적인 요소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 반면 포커 테이블에서는 원하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다. 그리고 순전히 나의 능력에 따라 성공하거나 실패한다.
_삶의 불확실성에 베팅하기(보스턴, 2016년 가을)
사람들은 실패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은 지는 법을, 패배로부터 배우는 법을 알지 못하며 탓할 대상만을 찾는다. 그들은 한발 물러나 자신의 결정, 플레이, 잘못을 저지른 지점을 분석하지 않는다.
_실패로부터 배우는 법(뉴욕, 2016년 가을)
“정말 특이한 사람이야. 무대를 걸어 다니다 이런 말로 강연을 시작하지. ‘포커의 목적이 뭐죠?’” 에릭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나 자신에게 거듭 물었던 질문이다. “누군가가 ‘돈을 따는 거요’라고 말하지. 그러면 그는 ‘아닙니다’라고 말해. 다른 사람이 ‘큰 판을 이기는 거요’라고 말하지만 역시 그는 ‘아닙니다’라고 하지. 그러곤 ‘포커의 목적은 좋은 결정을 내리는 겁니다’라고 말해. 나는 이게 포커를 바라보는 정말 좋은 관점이라고 생각해.”
_실패로부터 배우는 법(뉴욕, 2016년 가을)
“최고의 플레이어는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 신경 쓰지 않아. 정상급 플레이어들의 기량을 보고 있으면 재미있어. 너무 멀리 나아가 있어서 가끔은 엄청나게 틀리기도 하지. 특히 노 리밋 홀덤에서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멍청이처럼 보일 수 있어.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러는 거야?’라고 말하지. 그런 말을 들어도 괜찮아야 해.”
_최고의 사냥꾼은 최고의 관찰자다(뉴욕, 2016년 늦가을)
소극적 플레이는 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느낌이다.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면 곤란한 상황에 빠질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소극적인 결정을 내릴 때마다 느리지만 꾸준히 칩을 잃게 된다. 또한 포커 테이블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선택하면 더 큰 문제를 안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바람에 잃은 칩이 얼마였던가.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도 그냥 물러선 적이 몇 번이었던가. 상황을 적극적으로 통제해 반전시키지 못하고 소극적인 태도로 가만히 있다가 당했던 적이 몇 번이었던가. 뒤로 물러나 있는 건 언뜻 쉬운 해법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훨씬 큰 문제의 씨앗이 될 수 있다.
_초심자의 행운이란 없다(뉴욕, 2016년 겨울)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는 마법의 숫자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 어리석은 도박꾼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은 그러지 않으리라며 안심한다. 연속된 결과를 있는 그대로, 통계적 확률로 인식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약간 초조해한다.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가 1605년에 쓴 소설에서 돈키호테는 “지금까지 계속 돌풍이 분 것은 날씨가 곧 개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징조야”라고 산초 판자에게 말한다.
“나쁜 일과 좋은 일이 영원히 계속되는 건 불가능하니까. 나쁜 일이 아주 오래 지속되었다면 좋은 일이 임박한 거야.” 인간은 운이 오랜 시간에 걸쳐 공평하기를 바란다. 실제로 우리는 게임을 할 때 운이 직관과 어긋나면 멈칫한다.
_초심자의 행운이란 없다(뉴욕, 2016년 겨울)
역사학자 에드워드 기번Edward Gibbon은 1794년에 이미 경고한 바 있다. “확률 법칙은 일반적으로는 잘 맞지만 개별적으로는 잘 맞지 않는다.” 역사는 특히 이 교훈을 잘 알려준다. 확률은 장기적으로 보면 고르게 분포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어떤 결과도 가능하다. 심지어 내가 이 자선 포커 대회에서 결승 테이블까지 갈 수도 있다.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내가 여기서 연속되는 불운을 불쾌하게 여기고 연속되는 행운에 집착하는 습성을 버리지 못하면 많은 돈을 잃을 것이다. 오래 돈을 잃다 보면 결국에는 카드가 내게 빚진 게 있다는 생각을 버릴지도 모른다. 그것이 계속되는 성공이든, 나쁜 흐름의 끝이든 말이다. 나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돈을 다 잃고 빈털터리가 될 것이다.
_초심자의 행운이란 없다(뉴욕, 2016년 겨울)
진정한 기술은 자신의 한계를, 즉각적인 미래에 미칠 분산의 힘을 이해하는 것이다. 이 ‘즉각적인 미래’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누가 알까? 확률 분포는 과거를 신경 쓰지 않는다.
_당신은 운의 희생자인가, 승리자인가(라스베이거스, 2016년 겨울)
“운이 아니라 과정에 초점을 맞춰. 정확하게 플레이했는지에 말이야. 다른 모든 건 그냥 머릿속에서 맴도는 헛소리일 뿐이야. 그런 생각에 얽매이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무작위성은 알아야 하지만 그걸 생각하는 건 도움이 안 돼. 포커룸에서 ‘이게 말이 돼?’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면 안 돼. 그건 다른 사람들이야.”
_당신은 운의 희생자인가, 승리자인가(라스베이거스, 2016년 겨울)
객관적 현실 같은 건 없다. 우리는 어떤 것을 경험할 때마다 나름대로 해석한다. 우리가 문장을 구성하는 방식(가령 능동태나 수동태)은 우리의 통제 위치가 내부에 있는지, 외부에 있는지 혹은 우리가 운명의 주인인지, 우리를 넘어선 무엇인가의 노예인지를 결정한다.
나는 나를 희생자로 보는가, 아니면 승리자로 보는가? 희생자는 카드가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불행한 일들이 자신에게 닥치고, 자신과 상관없이 일어나며, 자신은 탓할 대상이 아니고 통제권도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승리자는 자신이 정확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과가 뜻대로 나오지 않아도 자신이 힘든 상황에서 정확하게 사고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고하는 것은 통제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여긴다.
_당신은 운의 희생자인가, 승리자인가(라스베이거스, 2016년 겨울)
“무엇보다 먼저 알고 있어야 할 점은 포커가 스토리텔링이라는 겁니다.” 그가 말했다. 포커는 내러티브 퍼즐이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조각들을 맞추는 것이다.
_스토리텔러의 게임(라스베이거스, 2017년 3월)
우리는 타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얼마나 잘 알아낼까? 그리고 그에 따른 행동을 얼마나 잘 맞힐까? 이때 객관적 현실은 중요치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관적 인식과 거기에 정확하게 동조할 수 있는 능력이 승리의 비결이다.
_우리의 선택은 룰렛보다 복잡하다(몬테카를로, 2017년 4월)
이처럼 우리의 판단은 객관적 현실이 아니라 우리 머릿속에서 이뤄지는 무의식적이고 편견에 치우친 처리 과정에서 나온다. 그러나 이 사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깊고 체계적인 사고가 필요한 결정까지 즉흥적인 인상에 따라 내리곤 한다. 박편적 판단의 특징은 직관적이며 대량의 샘플을 토대로 삼는다는 것이다. 통계를 따르는 모든 것과 같이 박편적 판단은 개인 수준에서는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 기울어진 눈썹은 대개 신뢰를 주는 인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로 그 사람이 믿을 만하다는 근거는 못 된다. 실제로 포커 판에서 인상의 신뢰성을 구체적으로 살핀 연구가 진행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플레이어들은 상대의 인상이 신뢰성에 대한 직관적 시각과 부합할 때 자신의 판단을 과하게 고민하고 베팅에서 더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이 경우 텔이 빗나갔을 뿐 아니라 사람들의 플레이도 더 나빠졌다.
_마음을 읽는 법(뉴욕, 2017년 5월)
https://youtu.be/-tzFiAXPn8k
모든 수준에서 초보적인 플레이와 잘하는 플레이어를 넘어 탁월한 플레이어가 되려면 상대를 정확하게 읽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소극적인 플레이어를 상대할 때처럼 공격적인 플레이어를 상대해서는 안 된다. 실력이 약하고 블러핑을 잘 치는 플레이어를 상대할 때처럼 실력이 강한 플레이어를 상대해서는 안 된다. 상대를 제대로 읽는 건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 위 닫기
출판사 서평
“우리 머리에서 나오는 최고의 속임수는 태생적으로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마이클 루이스의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에 나오는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겪게 되는 대부분의 문제는 알 수 없는 것을 알고 있다고 믿는 착각에서 비롯된다. 신인 선수를 선발할 때, 투자할 주식을 고를 때, 선거 결과를 예측할 때, 진로를 결정할 때 그리고 포커 경기에서 베팅을 더 해야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까지. 상황을 둘러싼 정보와 변수를 모두 고려하지 못했음에도 섣부른 결정을 내리고 손해를 반복한다.
다른 버전도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 마리아 코니코바는 《블러프》에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뇌는 내재적 불확실성을 이해하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그럼 이대로 끝인 걸까? 선택의 결과는 결국 운에 달려 있고, 인생은 결국 주사위 던지기와 다름없는 걸까? 끝내는 운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운칠기삼’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적어도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을 3에서 4로 늘릴 있는 방법은 있지 않을까?
이러한 질문이 마리아 코니코바를 포커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는 포커를 통해서 제한된 정보 속에서도 올바르게 판단하는 방법, 운이 따를 때도 따르지 않을 때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비롯해 삶 전체에서 보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배우고자 했다. 《블러프》에서 포커 판에서 얻은 통찰과 심리학·행동경제학을 넘나드는 풍부한 사례로 운과 실력의 경계, 우리가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일, 확률적 사고에서 인간이 가진 한계, 감정을 통제하고 자신에게 몰입하는 기술 등을 짚어가며 우리가 사고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대한 비밀을 풀어간다.
왜 하필 포커였을까? 포커 경기는 내가 확실히 알 수 있는 영역(내가 가진 카드와 테이블에 놓인 카드)과 내가 알 수 없는 영역(상대방이 가진 카드)으로 구성되어 있다. 운이 개입할 틈이 없는 체스와 순수하게 운에 좌우되는 룰렛과 달리 불확실한 정보와 확실한 정보가 공존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처럼 운과 실력 사이의 설명하기 힘든 결합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삶을 반영’하는 게임이다.
“앞으로 내가 할 이야기는 사실 포커와 거리가 먼 결정들에 대한 통찰이다. 카지노에서 배운 교훈을 해석해서 일상적으로 내리는 결정들과 드물게 내리지만 특별한 의미를 지닌 결정들에 적용한 것이다. 비단 감정을 다스리는 일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 손실을 줄이는 한편 이익을 극대화하고, 최선을 다해 사람들의 블러핑을 잡아내고 자신마저 성공적으로 블러핑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포커의 활용도는 무한하다. 포커 테이블에서 이뤄지는 운과 기술의 혼합은 우리의 일상에서 이뤄지는 혼합과 다르지 않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어진 조건 안에서 우월하게 플레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새로운 《머니볼》이다”(블룸버그)
우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선택을 내릴까?
하버드 출신 심리학자와 세계 최고 포커 선수가 펼치는 지적 여정
위에서 말했듯이 마리아 코니코바에게 포커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다. 포커를 잘하는 방법 아니라 ‘삶을 플레이하는 법’을 배우는 게 목표였다. 생전 포커를 한 번도 해본 적 없다던 그는 이 책의 출간으로 1차 목적을 달성한 것은 물론 1년 만에 포커 챔피언 자리에 오른다. 여기에는 그가 하버드대학교를 나오고 5개 언어를 구사할 만큼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졌다는 사실이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포커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 에릭 사이델의 가르침을 받은 것을 빼놓을 수 없다.
하버드 출신 심리학자와 세계 최고 포커 선수가 함께 펼치는 모험담은 마리아 코니코바가 에릭 사이델에게 포커를 가르쳐달라며 무턱대고 찾아간 일로 시작된다. 돈이 아니라 인생과 세상의 법칙을 배우고 싶다는 얘기에 함께하기로 결정한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여정은 라스베이거스부터 시작해 마카오, 몬테카를로, 바하마 등 전 세계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그는 포커를 통해 알고 싶었던 것을 배우는 데 성공했을까? 인생과 세상을 법칙을 이해하게 되었을까?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인간의 뇌에서 나오는 최고의 속임수라는 마이클 루이스의 말을 떠올려보자. 《블러프》에서 역시 이를 최고의 ‘블러핑(속임수 혹은 착각)’라고 말한다. 하지만 의미는 조금 다르다. 바로 이 착각 또는 속임수가 우리를 한 발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기술, 능력, 노력으로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착각 말이다. 믿음 또는 희망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것이 가장 불운할 때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며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일에서 불확실성과 위험의 정도,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 운과 실력의 비중을 알고 있다 해도 마찬가지다. 성공 가능성이 73퍼센트인 문제를 앞두고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까? 확률은 장기적 차원에서는 일관성을 보이지만, 단기적 차원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내가 27퍼센트에 포함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성공 확률이 99퍼센트라면? 주사위를 여섯 번 던졌는데, 모두 1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물론 1만 번 정도 던지면 여섯 개의 숫자가 비슷한 비율로 나오겠지만 말이다). 결국 우리는 자신의 노력과 기술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하며, 실패하더라도 더 노력한다면 다음에 성공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해야 한다.
《블러프》는 출간되자마자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파이낸셜타임스〉 선정 ‘올해의 책’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애덤 그랜트, 찰스 두히그, 네이트 실버, 데이비드 엡스타인 등 세계적 연구자와 작가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마리아 코니코바의 전작으로는 캐나다에서 논픽션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른 《뒤통수의 심리학》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