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클론' 출신 디스크 자키(DJ) 구준엽(56)과 3년 전 재혼해 화제를 모은 대만 여배우 바비 쉬(쉬시위안 徐熙媛)가 일본에서 가족과 휴가를 즐기던 중 독감에 감염돼 폐렴 증세로 48세 삶을 접었다고 영국 BBC가 대만 언론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그녀는 뇌전증(간질, epilepsy)과 심장 질환을 앓은 이력이 있으며, 이전에도 여러 차례 졸도해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고인의 두 살 아래 여동생이며 연예계 동료이기도 한 디 쉬(쉬시디 徐熙娣)가 이날 대만 TVBS 뉴스에 언니의 죽음을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디 쉬는 매니저가 공유한 성명을 통해 "설날에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휴가를 왔다. 나의 존경하는 언니 바비는 불행하게도 독감이 불러 들인 폐렴에 걸려 우리 곁을 떠났다"고 알렸다. 이어 "일생에 걸쳐 우리 언니였던 것과 서로를 돌본 데 대해 감사드린다. 난 그녀를 항상 감사히 여길 것이며 그녀를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인이 언제, 일본의 어디에서 죽음을 맞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장례는 가족이 머무르고 있는 일본에서 치를 예정이며 장례 후 유해를 대만으로 옮겨올 것으로 알려졌다.
바비 쉬는 열일곱 살 때 여동생 디 쉬와 팝 듀오 SOS(Sister's of Shu)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이 자매는 애미네이션 스타일에다 유머 감각을 겸비해 쇼 진행자로 인기 몰이를 했다. 2001년 TV 시리즈 '유성화원'(流星花園 Meteor Garden) 주연으로 스타덤에 올라 중화권 최고의 스타로 자리 매김했다. 이 시리즈는 여러 언어로 더빙돼 방영됐으며,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에서 그녀는 최고의 스타로 대접받았다.
바비 쉬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는 소문은 전날 페이스북 계정 가운데 암호로 잠긴 포스트들에 '48세의 대만 여배우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는 식으로 돌아다녔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날 그녀의 부고가 알려지자 팬들 사이에선 대단한 충격파가 일고 있으며 소셜미디어에 안타까운 추모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웨이보에는 이날 아침부터 "믿을 수가 없다"거나 "48세 너무 짧았다. 너무 갑작스럽다"거나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등의 글에 수백 개의 댓글들이 달렸다고 방송은 전했다.
'유성화원'에서 바비 쉬는 엘리트 사립학교에 입학한 중산층 가정의 가난한 학생 산차이 캐릭터를 맡아 부유한 가문의 상속자들과 애정 줄다리기 하는 것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당시 상대 배우들은 대만 보이밴드 F4 멤버들이라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 시리즈는 1990년대 같은 제목의 일본 만화 시리즈가 바탕이 됐다. 아시아 곳곳의 팬들 이목을 집중시켜 일본, 한국('꽃보다 남자'), 중국 본토, 인도 등에서 여러 버전의 프로덕션으로 이어졌다.
한편 고인은 구준엽과의 순애보 같은 구애 끝에 2022년 2월 8일 결혼하며 국내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1998년 바비 쉬와 비밀스럽게 사귀었던 구준엽은 그녀가 중국인 사업가 왕샤오페이와 1남 1녀를 두고 11년 만인 2021년 이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코로나 시국에도 화상 통화로 따듯하게 위로하며 구애한 끝에 재혼하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BBC도 구준엽과 재혼한 사실을 뒤늦게 덧붙였다.
구준엽이 바비 쉬의 어머니와 갈등을 빚는다는 소문이 간간이 들려왔는데 뜻하지 않은 비극으로 사별하게 돼 안타까움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