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용 변호사의 차폭 시리즈 ⑩
나들이철 음주운전
(월간현대경영 2024년 5월호)
나들이 철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 운전, 괜찮은가?
날이 제법 따뜻해지고 봄기운이 완영한 요즘은 여가에 가족‧연인‧친구들이모여 나들이를 가는 시기이다. 5월에는 특히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난 등 공휴일과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 기념일이 있어, 많은 이들이 나들이를 간다. 그리고 이 같은 나들이에 사람들이 많이모이면 자연스럽게 음주를 할 수 있다.
경찰청은 지난 4월, 나들이 철을 맞이하여 고속도로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음주운전 단속을 하였고, 그 결과 하루 만에 14건의 음주운전을 적발했다고 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고속도로에서의 음주운전사고 사망자는 2019년 26명에서 2023년5명으로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399건에서396건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운전자들은 이처럼 꾸준히 발생하는 음주운전 사고 발생에 관해 주의를 갖고, 특히 다가오는 나들이 철에 음주운전 근절에 큰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다면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를 마시고 운전하는 것은 어떠할까. 운전자들 중에는 나들이를 갈 때 기분은 내되 무아코올‧비알코올 맥주를 마시고 운전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를 마시고 운전하는 것 또한 안전하지 않다.
무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함량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뉜다. 1% 미만의 알코올이 함유된 맥주는 '비알코올', 알코올이 없는 맥주는 '무알코올'로 분류된다. 알코올 함유량이 0%로, 알코올이 전혀 함유되지 않은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고 운전하면 음주운전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러나 알코올 함유랭이 1% 미만인 비알코올혹은 논알코올(non-alchole) 맥주를 다량 섭취 후 운전하면 체질에 따라 음주운전으로 처벌될 수 있다. 도로교통법 상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을 음주운전으로 보며, 비알코올 혹은 논알코올 맥주라 하더라도 다량 마시면해당 수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무알코올 맥주의 경우 음주운전에 해당하지 않기에, 이를 마시고 운전하는 것을 안전하다고 보는 게 통상적인 시각이었다. 그러나 최근 영국에서 개발된 술은 알코올 함유량이 0%로 무알코올인데도, 허브 등 식물을 혼합해 알코올이 없이도 가바 수용체(GABA receptor)를 자극하여 취한 상태로 만든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해당 술을 시음한 사람은 실제 술을 마신 후와 같은 취기를 느꼈고, 일정 시간이 지나야 취기가 사라진다고 하였다.
이처럼 알코올 함유량이 0%인데도 실제 술과 같은 취기를 느낄 수 있는 음료라면, 음주운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도로교통법 45조 '과로한 때 등의 운전금지'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해당 조문은 '과로, 질병 또는 약물(마약, 대마 및 향정신성의약품과 그 밖에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것)의 영향과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무알코올 음료는 약물에 해당하지 않고,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해진 유해화학물질로 구분되지 않고 있으나, 이번에 새로 개발된 무알코올 음료처럼 취기를 느끼는 경우, 그 밖의 사유로써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의 운전'에 충분히 해당할 여지가 있고 이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서점 내 인기상품 판매대에 꾸준히 등장하는 주제가 음주운전이다. 운전자들은 항상 경각심을 갖고 조심 또 조심하여, 다가오는 나들이 철에 즐거운 나들이를 만끽하시기 바란다.
<대형 교통사고 원인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