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모교사(29·여)는 군살없이 건강한 몸매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이 전혀 반갑지가 않다. 올 여름을 위해 지난 겨울부터 남모르게 단단히(?) 준비했건만 예상치도 못했던 복병이 숨어있을 줄이야... 그 복병은 다름 아닌 발톱. 강 교사는 조갑진균증이라는 손·발톱 무좀에 걸려 발톱이 두껍고 누렇게 변해 자신의 여름 패션을 완성해줄 샌들을 신지 못하는게 못내 아쉽기만 하다. 조갑진균증에 대한 관리요령을 알아본다.
조갑진균증은 흔히 손·발톱 무좀이라고 불리는 피부질환으로 손발톱에 진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피부질환이다. 이 질환은 영양부족, 상처, 장갑 및 신발의 장기착용으로 인해 흔히 발생하며, 특히 구두를 오래 신고 있어야 하는 직업인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또한 최근에는 고령인구의 증가에 따라 면역결핍이나 당뇨병 같은 소모성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도 많이 발생한다.
이 질환은 다른 무좀과 달리 통증이나 가려움 등의 특별한 자각증상은 없으나, 손발톱이 광택을 잃고 누렇게 변하며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또 손발톱이 점차 두꺼워지거나 표면이 거칠어지고 끝 부분이 잘 부스러지며 드물게는 손발톱 가장자리가 피부 속으로 파고 들어가 심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조갑진균증으로 발톱이 두꺼워진 경우, 운동 시나 보행 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발톱이 변색되고 변형된 경우에는 외관상 보기가 좋지 않으므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이 질환은 전염성이 강하지는 않지만 장기간의 접촉으로 가족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수도 있어 부부사이는 물론 자녀들뿐 아니라 목욕탕이나 스포츠 센터 등 공공시설 이용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슨 병이든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듯이 손·발톱무좀 역시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전염성이 강하고 증상이 악화되면 치료가 어렵다는 균의 특성상 깔끔한 완치를 위해서는 반드시 조기에 발견해 원인균을 없애는 것이 필수다. 뿐만 아니라 손·발톱무좀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하는 데까지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1년 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이 손·발톱 무좀이 조기 치료가 중요한 질환임에도 병원을 쉽게 찾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손발톱 무좀의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데 있다. 다른 무좀과 달리 초기에는 가렵거나 아픈 자각 증상이 없으며 손발톱 색깔이 약간 변하거나 두꺼워지는 정도의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인의 경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손발톱의 색이 변하거나 두터워지고 부스러지는 등의 증상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손·발톱무좀 여부 확인을 위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진찰 결과, 손·발톱 무좀 소견을 받으면 하루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완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조갑진균증은 증상에 따라 외과적 치료, 항진균제의 복용, 조갑투과성 항진균제의 도포 등의 치료가 이뤄지는 데 이 중 항진균제의 복용이 치료효과 면에서 우수하며 안정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비교적 많이 이용된다.
항진균제의 복용은 현재 3가지가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치료제에 따라 지방식과 함께 먹거나 공복 또는 식후에 바로 먹어야 하는 약물이 있어 복용 전 필히 확인해야 하는 주의가 요구된다.
조갑투과성 항진균제의 도포방법은 모양이나 용법이 매니큐어와 유사한 치료제를 매주 1∼2회 바르는 것으로 도포한 약물이 손발톱을 투과하여 감염된 각질층까지 도달하게 되어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방법은 위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이상적이기는 하나 치료기간이 최소 6∼12개월로 경구용 항진균제 치료제에 비해 치료기간이 너무 길다는 단점이 있다.
외과적 제거술은 병든 손발톱을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으로 국소마취로 20~30분이 소요되는 간단한 수술이고 수술 후에도 가벼운 일상생활에는 지장을 주지 않으며, 보통 10일 후에는 붕대를 풀고 목욕도 가능하다. 수술 후 손톱은 4개월, 발톱은 6개월 정도 지나면 건강한 원래의 모습으로 자라게 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여러 개의 손발톱에 감염된 경우 시행하기 어려우며 환자에게 수술에 대한 정신적 부담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시술도 행해지고 있는데 무좀이 침범한 손발톱 부위를 태워 버리는 박멸 효과 이외에도 외과적 수술을 할 때의 번거로움과 고통을 크게 줄여 주는 장점과 항진균제의 복용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을 지니고 있다.
조갑진균증은 손발톱에 상처를 받은 후에 잘 발생하므로 평소 편한 운동화나 구두를 착용해 상처를 미리 방지하는 것이 좋으며, 발톱에 상처가 생겼을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함은 물론 상처가 회복될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손톱이나 발톱을 깎을 때는 너무 깊숙이 잘라내 곪거나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이와는 반대로 손·발톱을 깎지 않은 긴 상태로 외출하는 것도 손·발톱이 무좀균에 노출될 확률을 높여주므로 좋지 않다.
또한 땀을 유발하는 꽉 끼는 옷이나 신발을 착용하는 것도 자제해야 하며, 땀이 난 손과 발은 자주 물로 씻은 후 마른 수건이나 드라이로 말려줘야 한다. 땀이 나서 축축해진 피부는 손·발톱무좀을 일으키는 곰팡이 균이 가장 선호하는 환경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물과의 접촉이 많은 일을 하는 직업인이나 주부 등 이미 손톱 주위가 붓고 가끔 진물이 나오는 만성조갑주위염이 있는 경우 방치하면 손톱 무좀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장시간 운전을 해야 하는 운전자들은 운행 간에 주기적으로 신발을 벗고 발에 바람이 통하도록 하거나 운행시 미리 슬리퍼 등으로 갈아 신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구대원 교수는 "면역 저하 환자나 손이나 발 끝까지 혈액이 골고루 돌지 못 하는 말초혈액 순환장애 환자, 이미 손발 무좀에 걸려 있는 고위험군 환자들은 손과 발을 씻고 난 후 바르는 무좀약을 잊지 말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준규 의학칼럼니스트 보건학박사
● 손·발톱은 일직선으로 자르고, 끝을 부드럽게 손질한다
● 항상 청결을 유지한다
● 꽉 끼는 신발, 부츠, 양말 등은 피한다
● 스스로 치유되지 않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한다
● 태양에 노출시켜 자외선 살균효과를 기대한다
●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시킨다
● 공공시설의 수건과 슬리퍼는 함께 사용하지 않는다
● 여성은 흡수성이 부족한 스타킹을 오래 신지 않는다
● 발을 씻은 후, 선풍기나 드라이기로 완전히 말린다
● 신발은 두세켤레를 번갈아 신으며, 통풍이 잘 되는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