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찜통더위 여전히 한창인데
도둑같이 찾아온 입추(立秋).
여름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가까스로 마련되는 가을의 거점.
▲ 불볕더위 속 농민, “오늘 입추, 가을은 잉태했어”라고 말한다.(‘쳇지피티’ 생성)
위는 정연복 시인의 <한여름의 입추>라는 시 일부입니다.
시인은 “찜통더위 여전히 한창인데 도둑같이 찾아온 입추(立秋).”라고 노래합니다.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13번째 입추(立秋)로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날입니다.
해가 지나가는 길인 황경(黃經)이 135°에 도달하는 때지요.
입추 무렵은 벼가 한창 익어가는 종요로운 때이므로 비가 내리지 않고 맑은 날씨가 이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조선시대 조정에서는 입추가 지난 뒤 비가 5일 이상 계속되면 비가 멎기를 바라는 기청제를 지냈습니다.
하지만 지금 한반도는 비가 오기는커녕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불볕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위 시 <한여름의 입추> 뒷부분에는 “여름의 끝 아직 저만치 있어도, 가을 또한 첫발을 내디뎠으니.
익을 대로 푹 익어버린 한여름 속에, 머잖아 아기같이 가을은 생겨나리.”라고 언어의 농축을 합니다.
지금 불볕더위기 기승을 부려 열대야로 몸살을 앓고 온열환자가 목숨을 잃는 일이 잦지만,
입추가 되었음으로 불볕더위 속에서 가을은 이미 잉태하고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