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2사 1, 2루에서 두산 진필중이 마해영을 삼진으로 솎아낸 후 포
효하자 포수 홍성흔을 비롯한 그라운드와 덕아웃의 전 선수들이 마운드로
몰려 들어 한데 엉겼으며 이 위를 거구의 우즈가 몸을 날려 덮치는 모습.
이들은 이어 김인식 감독, 강건구 사장 등 관계자들을 헹가레 쳤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3번째 우승팀 답게 우승 세리모니도 많이 준비한
모습. 특히 선수들이 덕아웃 앞에서 서로에게 샴페인 세례를 퍼부우며 1루
측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구단측은우승모자와 함께 챔피언 티셔츠를 준
비해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입도록 했다. 또 경기 종료와 함께 KBO와 별도
로 구단도 함께 불꽃놀이 폭죽을 터트려 잠실 구장 밤하늘에 150여발의 폭
죽이 장관을 이뤘다.
◆…경기 종료 후 열린 시상식에서 두산 선수단을 대표해 최훈재, 조계현
이 KBO 박용오 총재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받았으며 주장 안경현과 김호가
우승기를 받았다. 박 총재와 이상훈 전 KBO 총재는 내야에 도열한 두산과
삼성 선수단에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걸어주고 격려했다.
◆…김인식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다음에 외야수 정수근이 갖고 있던 샴
페인을 퍼부어 이를 피하려는 김 감독과 정수근 간에 잠시 추격전이 전개
되기도. 평소에도 김인식 감독과 허물없이 지내는 정수근은 남은 샴페인을
시상식 자리까지 숨겨오는 기지로 즐거운 장면을 선사했다.
◆…9회초 삼성 공격 도중 일부 조명탑의 전원이 꺼지는 바람에 경기가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사에서 김종훈이 3루수 실책으로 진루하는 순
간 구장 관리 직원이 실수로 전광판 좌우 조명탑의 전원 스위치를 내리는
바람에 전원이 나가 버렸다. 5시 45분부터 조명이 모두 들어오기까지 13분
을 기다린 후 경기가 재개됐다.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준우승에 머문 김응룡 삼성 감독은 패배가
확정되자마자 가장 먼저 경기장을 빠져 나와 선수단 버스에 몸을 실었다.
김 감독은 이후 관례상 해오던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은 채
버스에 머물렀다.
◆…삼성 선수들은 패배가 믿어지지 않는 듯 경기 후 한 동안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몰랐다. 두산 선수들의 우승 환호 장면을 멍하니 지켜보던 삼성
선수들은 시상식 참여 권유에 몸을 숨기기까지 했다. 일부 선수들은 덕아
웃 구석에서 눈시울을 삼키기도 했다.
◆…페넌트레이스 MVP와 최우수 신인시상식이 오는 31일 오후 2시 소공동
롯데 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릴 예정이다. 수상자는 이날 프로야구 기
자단 투표에 의해 결정되며 MVP는 상금 2,000만 원 상당의 황금 방망이와
트로피를, 최우수 신인은 상금 200만 원과 트로피를 받는다. 한편 KBO는
이날 투표를 마친 뒤 투수6개, 타격 8개 부문의 개인 타이틀 수상자에 대
한 시상식도 열 계획이다.
◆…삼성은 6차전에서도 공교롭게‘5_6’으로 패하고 말았다. 이 스코어
는 지난 1999년 플레이오프에서도 롯데에 3승 1패로 앞서 있다가 남은 3경
기를 내리 5_6으로 패해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삼성 선수단은 경기를 마친 후 숙소인 삼정 호텔에 모여 식사와 샤워
를 마친 후 곧바로 대구로 이동했다.
◆…두산 팬들은 경기가 끝난 후 한시간 가량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응원
을 계속했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엔 거의 모든 두산 관중들이 남아 박
수를 보냈고 1루 내야의 5,000여명은 자체 응원전을 펼치며 한국시리즈 우
승을 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