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자유토론 원문보기 글쓴이: jung0124
최교일, 저토록 특검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 “사저 매입을 담당한 김태환씨가 사저동과 경호동 땅값을 산정할 때 구체적인 평가기준은 없었다. 형식적으로 보면 배임의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김씨를 기소해야 하는데 배임에 따른 이익 귀속자가 대통령 일가가 되는 것 아닌가.” 최교일의 ‘직무유기’ 발언 실토인가, 실수인가?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 변찬우 1차장검사 등 간부들과 기자단 오찬 석상에서 한 발언이다. 최 지검장이 말끝을 흐리자 기자단이 “대통령 일가를 배임의 귀속자로 규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기소를 안 한 걸로 보면 되느냐”고 되물었고, 최 지검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무려 8개월 동안 진행됐던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의혹에 대한 수사가 대통령 일가를 기소하는 게 부담스러워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을 실토한 셈이다. 청와대는 “검찰의 고위관계자가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검찰의 수실 수사 책임을 청와대에 떠넘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투의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내곡동 사건 특검을) 추천했다고 해서 민주당 눈치를 보는 등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한 채 정략적인 수사를 한다면 이번 특검 역시 국민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특검의 필요성을 똑똑히 증명해주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이광범 특검 / 특검 임명장 수여식> 2011년 10월 언론 보도에 의해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청와대와 함께 54억원에 내곡동 부지를 매입하면서 시형씨가 내야할 땅값은 시세보나 낮게 잡은 반면, 국가가 내야할 경호동 터 땅값은 시세보다 높게 계산해 이 대통령 일가에게 10억원의 이익을 안겨줬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8개월 걸린 수사, 검찰발표는 ‘빈 깡통’ 며칠 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과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다. 검찰은 늑장을 부렸고, 사건의 핵심인물인 이시형을 서면조사로 끝내며 ‘봐주기 수사’ 논란을 부추기다가 올해 6월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이시형을 비롯한 7명 모두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했다. 당시 검찰의 발표는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대통령실의 땅은 그린벨트가 풀려 가격이 오르고, 시형씨 땅은 가격 상승이 적을 것으로 예상해 공동 구매자 사이에 형평성 차원에서 부담금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주장을 그대로 배껴 쓴 것이었다. 계약시점의 가격에 따른 계약이 아니라, 향후 있을 시세 변동을 미리 예측한 거래였다는 얘기다. 재수사와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여론에 밀려 지난 3일 특검법안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지만 순탄치 않았다. 이 대통령이 특검 불수용, 특검 임명 거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었다.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 5일 이광범 변호사가 특검으로 임명됐다. 부실수사 들통날까 부담감? 아니다, 이유는 또 있다 검찰이 직무유기를 하면서 대통령 일가를 비호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최교일 지검장은 “발언의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며 “오찬 때 발언은 검찰이 철저히 수사했으니 법리상 배임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어 처벌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설명”이라며 “대통령 일가를 의식해 기소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지검장이 어떤 의도에서 내곡동 배임 의혹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는지 모르겠으나, 그가 이번 특검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리법연구회’ 출신의 진보성향의 특검이 임명돼 자신이 지휘를 했던 사건을 다시 뒤지게 됐으니 심적 부담감이 컸을 건 자명하다. 그의 발언이 실수를 가장한 ‘고백’일 수 있고, 아니면 정신적 부담감에 눌려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이 튀어 나왔을 수도 있다. 왜 그가 이토록 부담감을 느끼는 것일까? 단지 특검이 수사를 하게 되면 자신이 지휘한 수사가 엉터리였다는 게 들통 날 것이 두려웠던 걸까? 이유는 또 있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최교일, 그는 누구인가? 먼저 최교일 지검장, 그가 누군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TK의 ‘적자’다. 경북고와 고려대를 나왔다. 권재진 법무장관과는 고교 선후배 사이이고, 한상대 검찰총장과는 고려대 동문으로, 지연과 학연으로 얽힌 관계다. ‘TK-고려대’ 인맥이 가장 많이 포진돼 있는 곳이 사정기관이다. 이명박 정권 들어 이들이 법무부, 검찰, 국정원, 경찰, 국세청 등 사정권력기관의 요직을 장악해 왔다. 권재진 법무부장관은 김윤옥 여사와 대구 수창초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어린 시절 같은 동네에 살았다. 감사원장에 내정됐다가 낙마한 정동기 전 청와대 수석과 함께 ‘BBK 공신’으로 통한다.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이어서 비서를 사정기관 수장으로 앉힌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사정권력의 한 축인 한상대 검찰총장도 MB와 가깝다. 한 총장의 장인은 MB의 형 이상득 의원과 육사 14기 동기생으로 절친한 사이이며, 대구공고 출신으로 전두환과 동문이자 하나회 멤버였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 총장의 형은 ‘국외인사 가운데 MB가 직접 통화하는 몇 안되는 사람’으로 알려졌다. 사정권력기관 요직 장악한 ‘TK-고려대’ 인맥 국정원은 MB 서울시장 당시 측근 그룹(S라인)이었던 인물들이 장악하고 있다. 원세훈 국정원장는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이고, 목영만 국정원 기조실장은 고려대 출신으로 이명박 서울시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바 있다. 민병환 제2차장 역시 고려대 출신으로 원 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TK-고려대’ 검찰인맥은 대통령 일가와 관련된 사건이나 중요한 시국 사건의 수사를 직접 담당하거나 수사에 영향을 끼칠만한 요직에 많았다. 최교일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 1차장 시절, 정연주 KBS사장 사건과 광우병 PD수첩 사건을 맡아 편향적인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산 바 있다. 권력비리와 시국사건을 다루는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에서도 주요 포스트다. MB정권 들어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세 번 바뀌었다.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임채진 검찰총장과 함께 BBK 사건의 수사지휘를 한 바 있는 명동성 전 검사장은 차기 검찰총장으로 유력했으나 MB측이 천성관을 내정하자 사퇴했다. ‘TK-고려대’ 순수혈통으로 채워져 온 서울중앙지검장 이후에는 모두 ‘TK-고려대’ 순수혈통으로 채워졌다. 노환균, 한상대, 최교일 검사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TK-고려대’ 인맥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MB정권의 입장과 의중이 반영된 사건을 도맡아 왔다. 대충 나열해도 왜 ‘순수혈통’이 필요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정연주 KBS사장 배임 사건, 광우병 PD수업 사건, 저축은행 비리 사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사건(최시중, 박영준 연루), 노무현 차명계좌 관련 조현오 사건, 주진우 기자 고소 사건, 제주 해적기지 발언 김지윤 사건, 총리실 만간인 사찰 사건, 김윤옥 사촌 언니 김옥희 사건, MB 절친 천신일 사건.... ‘TK-고려대’ 라인도 대통령 일가가 연루된 사건이 특검으로 갈 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한 사건 중 MB와 관련된 민감한 사건이 야당이 추천한 특검에 의해 재수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 그 은밀한 곳을 진보성향의 ‘특검’이 들여다보게 됐으니... ‘TK-고려대’ 인맥으로 견고한 성을 쌓고 정권과 관련된 주요 사건을 주무르던 은밀한 곳이 야당에 의해 침범당하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그 은밀한 곳을 들여다보는 최초의 인물이 바로 이광범 특검이고, 처음으로 그 곳의 빗장을 열어 줘야 할 사람이 바로 최교일 지검장인 셈이다. 이러니 얼마나 부담스럽겠는가. 최 지검장이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자신으로 인해 서울중앙지검의 친정체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검찰은 대선을 앞두고 선거와 공안을 관장하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 이금로 검사를, 특수사건을 지휘하는 3차장에는 전현준 검사를 배치해 전열을 보강했다. 이금로 차장검사 역시 ‘TK-고려대’ 인맥이다. 고려대 출신으로 대검 수사기획관 때에는 저축은행 사건과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박영준 전 차관의 비리사건을 수사한 바 있다. 정권실세들에게 ‘봐주기 수사’를 한다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전현준 차장검사는 한상대 검찰총장의 측근이다. 서울지검 형사6부장 시절 광우병 PD수첩 사건과 관련해 전 수사팀인 임수빈 부장검사의 “공적사안을 다룬 보도”이며 “체포하거나 압수수색까지 할 필요 없다”는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PD수첩 제작진 중 한명인 이춘근 PD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정 체포했던 바로 그 검사다. 임 부장검사는 결국 사표를 쓸 수밖에 없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 친정체제의 두 축. 이금로 2차장검사, 전현준 3차장 검사> 대선 겨냥해 구축한 ‘친정체제’도 특검으로 무너질 판 대선을 겨냥해 ‘최교일-이금로-전현준’을 서울중앙지검에 포진시켜 친정체제를 강화하려는 검찰의 의도가 이번 특검으로 인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최 검사장을 매우 부담스럽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광범 특검팀’에 의해 지난 6월 발표한 ‘최교일 수사팀’의 수사결과를 뒤집을 경우 최 검사장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이다. 뿐만아니라 서울중앙지검 전체에 대한 국민의 비난이 쏟지면서 서울중앙지검의 ‘대선용 친정체제’는 붕괴되거나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게 될 공산이 크다. 단순한 특검이 아니다. MB 일가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정권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정치적 파괴력도 상당해 현 정권의 대선 전략 한 축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급소’를 건드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니 최 검사장이 느끼는 심적 부담감이 오죽하겠는가. 이런 배경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온 것이다. 그 발언이 실수이든, 오해이든, 폭로이든 중요하지 않다.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만으로 족하다. 다음은 ‘이광범 특검’의 차례다. 활약을 기대해본다. 오주르디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