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마지막 주말은 밭에 가는 날이다. 날씨가 더우면 자가용으로 가기로 생각했는데 일기예보에는 흐리고 비가 내리는 것으로 되어 있어 라이딩하기로 결심하였다. 여름철에 이런 날씨를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더운 날씨는 질색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오전 8시 40분경 큰 배낭을 걸머지고 집을 나섰다. 비는 내리지 않고 하늘은 먹구름이 가득하였다. 아파트단지에서 굴포천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굴포4교까지는 약 3,8km로 13분이 소요된다. 굴포천 자전거길로 진입하고 9시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굴포천 자전거길에는 산책하는 사람, 조깅하는 사람, 자전거타는 사람들로 붐빈다. 아침 일찍 자전거 타고 복귀하는 라이더들도 많았다. 한달음에 아라등대공원 도착 후 숨돌릴 틈없이 아라한강갑문으로 향했다. 아라한강갑문에 가는 도중에 사진촬영하는라 잠깐 쉬기를 반복하였다. 아라파크웨이마당은 노상 카페 등 먹을 거리가 풍부하여 라이더들이 항상 붐비고 있는 곳이다. 아라파크웨이마당을 지나면 뱃길 조각공원이 나온다. 이곳은 지금까지 그냥 스쳐 지나갔지 눈길 한 번 준적이 없었다. 자전거를 멈추고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푸른 초원에 로봇, 고릴라, 매죽 등 다양한 조각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러한 조각작품들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 중앙대 학생들이 참여하여 제작한 작품들이다. 요모조모 눈요기를 한 후 아라한강갑문에 도착하니 라이더 한 두명만 보일 뿐 한가하였다. 초미세먼지가 양호하여 흐리고 비가 오는데도 북한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은 언제 봐도 웅장하고 아름답다. 행주대교를 지나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행주산성 쉼터에는 많은 라이더들이 비를 피해 쉬고 있었다. 이곳에서 비옷으로 갈아입으려고 하였는데 빗방울이 잦아들어 그냥 가기로 하였다.
지난번에는 창릉천 자전거길을 잘못 들어 고생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창릉천 자전거길을 따라 이동하였다. 창릉천 자전거길은 붐비지 않아 편안하게 달릴 수 있어 좋다. 원흥지구 500m 이르기 전 쉼터에서 7명의 바이커들이 원팀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행주산성 쉼터에서 만났던 팀들이었다. 이곳에서 약 1,5km 정도 가면 서오릉로로 진입할 수 있다. 서오릉로를 타면 흥도교차로를 만난다. 흥도교차로에서 직진하면 일산 방향이며, 우회전하면 원흥역이 나온다. 그리고 좌회전하면 방화대교및 자유로와 만난다. 이곳에서 좌회전하고 약 800m 정도 가면 대추나무 밭이 나온다.
오늘 밭에서 할 일은 지난번과 똑같다. 그러나 비가 세차게 내리는 바람에 잡초는 제거하지 못하고 다음으로 미루었다. 이번에는 부추를 자르고 가지와 고추를 따는 것이다. 대추는 탐스럼게 익어가고 있었다. 밭에는 일할 도구들이 비치되어 있어 장갑만 챙겨가면 된다. 물탱크는 유리공장 사장이 운영하고 있어 빌려 쓰고 있지만 공짜는 없다. 그러나 물 사용량은 그리 많지않다. 오늘을 필두로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비가 내리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어릴적 비오는 날이면 동네 골목마다 전 부치는 냄새가 진동하였다. 초근목피로 살던 어려운 시절에는 어머니가 부침개로 먹여 살렸다.
식구들이 모여 밀가루로 반죽한 부추전을 먹었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부추전과 김치전은 비오는 날 인기다. 부추는 간에 좋은 음식이다. 간에 쌓인 해독을 시켜주고 강화시켜주며 강장효과와 혈액순환 그리고 피로를 해소시켜주는 등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카로틴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여 발암물질과 독성물질들을 중화시켜 폐암, 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부추를 먹으면 양기를 돕고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혈관을 건강하게 해주고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부추값이 지난 해보다 4,5배 껑충 뛰었다. 추석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있다. 복달임 음식인 삼계탕에 곁들여 먹는 부추가 그 예다. 삼계탕, 백숙 재료로 소비되는 양이 많은데다 여름철 발생하기 쉬운 위장장애와 냉난방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지며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부추를 자르는데도 허리가 아플 정도였다. 농사를 짓고 수확하는 힘든 일이 아닌 것이 없다. 고추와 가지를 딴 후 손과 운동화를 깨끗하게 씻고 지인과 점심식사 약속이 있어 신촌으로 향했다. 지하철 3호선 원흥역으로 갈까 생각했는데 경의중앙선 능곡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밭에서 원흥역까지는 약 2,5km, 능곡역까지는 약 6,5km이다. 어느 역이든 자전거길은 잘 되어 있다. 빗길에 조심조심 페달링하였다. 빗길에 넘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도내로 14번길에서 서정마을로, 행신로, 가라뫼 사거리, 행신구검문소를 지나 행당로와 토당로32번길을 타면 능곡역이 나온다. 능곡역에 도착한 시간이 12시25분 경이었다. 홍대입구역에서 내려 지하철 2호선으로 갈아타고 신촌역에 도착하여 형제갈비식당에서 갈비탕으로 지인과 오찬을 즐겼다. 형제 갈비탕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로 신촌에 들릴 때마다 먹던 음식이었다.
지인과 헤어진 후 홍대입구역에서 인천공항철도를 타고 계양역에서 내려 인천지하철 1호선으로 갈아타고 집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 50분 경이었다. 오늘 주행한 거리는 약 47km이다. 집에서부터 밭까지 라이딩한 것은 생전 처음이다. 운동겸하여 농사일을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다. 8월 말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감자와 고구마를 재배하거나 수확할 때는 차량으로 이동해야만 한다. 라이딩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몸이 가쁜해진다. 라이딩은 나에게는 최고의 운동이다. 늙어가면서 이만한 운동은 없다고 본다.
굴포4교에서 굴포천 자전거길로 진입하고
한달음에 달려 아라등대공원을 지나
아라한강갑문을 향해
아라파크웨이 비전숲과 무궁화 동산
아라파크웨이 마당 노상 점포에서 즐기고 있는 라이더들
뱃길조각공원을 둘러보고
한가한 아라한강갑문 쉼터
비가 내리는데도 시계가 양호하여 북한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행주대교 방향으로 달려
행주대교 남단을 건너
토끼굴을 통과하여
행주산성쉼터에서 비를 피해 휴식한 후
창릉천 자전거길로 들어서서
창릉천 북안길로 진입하고
원흥지구 0,5km 지점에서 휴식한 후
덕양로 밑을 통과하여
서오릉로로 진입한 후
흥도교차로에서 좌회전하고
자전거길을 따라 800m 정도 가면 대추나무 밭이 나온다
대추나무 밭 전경과 물탱크
대추나무 가지에 배낭을 걸치고 부추와 가지, 고추를 따고
능곡역 방향으로 가는 길에 흥도감리교회를 지나
서정마을과 행신로로 들어서서
구행신검문소를 지나 행당로와 토당로32번길로 들어서면 능곡역에 도착
길 건너편에서 본 능곡역
능곡역 출입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