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 최고급 유기농 과일의 또 다른 이름 최근 백화점 식품 매장과 고급 베이커리의 유기농 잼 코너에 서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정체 모를 과일 향 잼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과일 고유의 향과 질감을 그대로 살린 고급 잼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 “사실 비타민 C를 제대로 섭취하는 데 생과일을 그대로 먹는 것만 한 방법은 없겠죠. 그래서 최근 백화점 식품관에서 각광 받는 고급 잼은 단순히 과일 향과 맛을 흉내내기보다는 과일과 첨가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식품점 관계자의 말이다.
그중 눈에 띄는 변화는 이국적인 과일의 등장이다. 건강에 이로운 슈퍼 푸드로 널리 알려진 블루베리와 블랙베리가 럭셔리 잼의 재료로 급부상한 것. 스위스 고급 잼 브랜드 페이버릿 Favorit의 레드 체리 잼, 포레스트 베리 잼, 라즈베리 잼 등을 수입하는 SPC 그룹의 신규 마케팅 팀 정혜정 과장은 잼을 또 다른 과일로 보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고 말한다.
“잼은 과일이 나지 않는 계절에도 꾸준히 과일을 섭취하기 위해 설탕에 재워놓는 보관법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이 어떤 과일을 좋아하는지 트렌드에 따라 잼의 종류도 다양해집니다. 특히 잦은 해외 출장과 여행을 통해 한국에서는 찾기 어려운 열대 과일과 각종 베리 등을 먹어본 사람이 늘면서 잼으로 그 아쉬움을 달래는 분들이 늘고 있지요.”
독일 유기농 단체 BCS Oko로부터 유기농 인증을 받은 마인탈은 로건 베리, 블랙베리, 블루베리, 적 건포도로 만든 까만 잼과 신버찌, 적 건포도, 딸기, 복분자 등으로 만든 빨간 잼 등을 선보인다. 과육 함량이 70% 이상으로 용설란 시럽, 레몬 즙 등으로 맛을 내며, 섭씨 60℃에서 진공 상태를 유지해 제조 과정에서 과일의 영양분 및 성분이 파괴되지 않아 과일의 풍미를 최대한 자연 상태 그대로 맛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캐나다의 유기농 프루트 스프레드 브랜드 크로프터스는 항산화 기능이 탁월한 슈퍼 과일 아사이 베리, 모렐로 체리, 석류, 적포도 등으로 만든 슈퍼 프루트 스프레드로 이국적인 맛을 소개한다. 이 스프레드는 과일 함량이 50%이며 설탕 대신 백포도 농축액으로 단맛을 낸다. 인공적인 맛을 꺼려 하는 어른들에게도 웰빙 잼으로 사랑받고 있다. 잼 1병에 레드 와인 1리터와 같은 양의 항산화 물질이 있어 건강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1회 분량으로 하루 비타민 권장량의 70%를 섭취할 수 있다고. 마인탈과 크로프터스 모두 잼보다 묽어 프루트 스프레드로 분류한다.
핀란드 산 야생 블루베리 빌베리를 발사믹 식초에 넣어 숙성시킨 발사믹 빌베리 컴포트 역시 고급 잼의 진화로 볼 수 있다.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진 발사믹 식초를 그대로 먹기 어려운 이들이 달콤한 빌베리에 숙성시킨 이 잼을 담백한 빵이나 크래커와 함께 즐긴다고.
미국 유명 레스토랑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잼도 있다. 뉴욕 브런치의 대명사 사라베스 키친의 잼 역시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 베키아 앤 누보 델리 숍에서 만날 수 있다. 사라베스 키친의 대표 잼 피치 아프리콧 잼은 이미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기념품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다. 베키아 앤 누보의 유정애 지배인은 사소하게 지나칠 수 있는 잼 역시 요즘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문화요, 세련된 트렌드라고 한다. “뉴욕 사라베스 키친의 브런치를 잊지 못한 이들 중 지나치게 달지 않으면서도 아침에 입맛을 상승시키는 잼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다른 브랜드의 잼과 달리 사라베스 잼이 유독 델리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1 유기농 키위 잼 독일 유기농 단체의 인증을 받은 젠티스. 과일의 질감을 살린 마 멀레이드와 비슷하다.
2 크랜베리 잼
3 라즈베리 프루트 스프레드 잼보다 묽은 프루트 스프레드. 와플, 팬케이크 등에 과일 소스로 활용할 수 있다. 크로프터스.
4 빌베리 콤포트 발사믹 식초 명가에서 만든 잼. 과일과 식초의 새콤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한진 휴에프.
5 페이버릿 야생 베리 잼 블루베리와 라즈베리, 블랙베리 등 야생 베리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는 잼. SPC 그룹.
스프레드 이국적인 맛과 향기를 더하다 스프레드는 일반적으로 담백한 빵이나 크래커에 발라 먹는 소스를 말한다. 크림치즈나 버터 등에 허브와 각종 채소 등을 넣어 풍미를 더하고, 농도 역시 일반적인 딥 dip과 비슷하게 만들어 누구나 쉽게 빵에 발라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과거에는 간편하게 빵에 발라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전용 소스 정도에 그쳤지만 최근에는 핑거 푸드를 만들어 캐주얼한 파티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고급스러운 카나페를 만드는 데 빠져서는 안 되는 역할을 한다. 마요네즈나 크림치즈가 베이스인 기존 스프레드를 뛰어넘어 파프리카나 바질, 올리브, 트뤼플(송로버섯) 등 서양 고급 식재료를 첨가한 고급 스프레드가 등장하면서 백화점 구어메 코너는 물론 유명 호텔 델리에서도 젊고 감각 있는 미식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스프레드 제품 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재료의 고급화다. 고급 올리브 오일 브랜드 오데 올리바는 대구살에 스페인산 올리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넣어 만든 코드 브란다데 Cod Brandade, 으깬 병아리콩과 올리브 오일을 섞은 우무스 Humus, 그린 올리브와 블랙 올리브에 아몬드를 첨가해 으깬 그린 올리브 위드 아몬드, 블랙 올리브 위드 아몬드 등을 소개한다. 갓 구운 빵과 비스킷에 발라 먹거나 파스타 혹은 고기 소스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오데 올리바의 각종 스프레드는 W 서울 워커힐 호텔 델리 키친 팬트리 Kitchen Pantry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프레드이기도 하다. “칵테일이나 샴페인 파티를 많이 접한 분들일수록 스프레드의 중요성을 잘 알죠. 제대로 고른 스프레드 하나만으로도 이국적인 파티를 할 수 있으니까요. 또 소스 만들기 위해서 온 주방을 전쟁터로 만들지 않아도 되니 이보다 더 간편할 수 없죠.” 오데 올리바 홍보를 맡고 있는 박상미 씨의 말이다.
고급 이탤리언 소스와 파스타 등을 수입하는 보라티알은 실제 소스로도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용 스프레드를 소개한다. 그리스산 올리브 칼라마타를 으깬 후 와인 비니거와 케이퍼, 오레가노 등을 넣은 칼라마타 스프레드, 레드 파프리카에 치즈,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넣은 파프리카 스프레드 등은 실제 이탤리언 레스토랑에서 셰프들이 사용하는 고급 스프레드이자 소스다. 갓 구운 바게트 빵에 듬뿍 발라 이탈리아식 카나페인 브루스케타 스타일로 즐기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보라티알에서 운영하는 이탈리아 요리 교육 기관 보라꾸끼아이오의 셰프는 “스프레드를 빵에 발라 먹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정통 이탤리언 요리를 만들 때 소스로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라며 “짭조름한 칼라마타 스프레드는 올리브 오일 파스타를 만들 때 듬뿍 넣어 씹히는 맛을 더할 수 있고, 매콤한 파프리카 스프레드 역시 토마토 파스타를 만들 때 살짝 넣어 매콤한 맛을 내기도 하지요”라며 다방면으로 활용할 것을 권한다.
또한 이탈리아 식품 브랜드 메뉴 Menu 사의 발사믹 크림은 튜브형 용기에 담아 사용하기 간편한 스프레드다. 특히 오픈 샌드위치를 만든 후 마지막에 장식하듯 뿌리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소스 역할을 한다. 화이트 비니거에 바질을 넣어 크림 형태로 만든 발사믹 바질 크림, 화이트 비니거에 트뤼플 향을 넣은 발사믹 트뤼플 크림 등은 원재료 고유의 고급스러운 맛과 향이 살아 있다.
1 칼라마타 스프레드 유명 올리브 칼라마타로 만든 스프레드. 앤초비를 곁들여 카나페를 만들어도 좋다. 보라티알.
2 머시룸 스프레드 양송이, 양파 등을 넣은 머시룸 스프레드. 파스타나 수프 등을 만들 때 응용할 수 있다. 보라티알.
3 파프리카 스프레드 레드 파프리카와 레드 칠리, 마늘 등을 넣은 스프레드. 매콤한 맛을 내는 비밀 병기다. 보라티알.
4 올리브 스프레드 으깬 올리브에 대구살, 병아리콩 등을 넣어 식감을 더한 올리브 스프레드. CUC.
5 발사믹 크림 스프레드 발사믹과 크림을 섞은 스프레드는 프로슈토 등을 올린 카나페 소스로 적당하다. 보라티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