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수요일 국회에서는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가 있었습니다. 이날 피감기관은 바로 문화재청.
아울러 이날의 국감 중 관심의 초점이 모아졌던 부분은 궁궐 관리실태였다고 합니다. 그중 최근에 언론기관(월간 말지, 동아일보, MBC뉴스)을 통해 집중적으로 다뤄진 '사적지' 궁궐 내 방송촬영행태에 대한 부분이 도마위에 올랐다고 합니다.
문광위 소속 이미경 의원은 빔프로젝트를 통해 영상자료를 보여주는 가운데 사적지 방송사 촬영행태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문화재청의 대책을 추궁했다고 합니다. 즉 방송사들의 몰상식하기 짝이 없는 촬영관행과 이에 대한 문화재청의 입장을 물어봤다고 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방송사들은 지금껏 수십년동안 궁궐에서 사극을 찍어왔고, 현재도 무수히 많이 찍고 있으며, 앞으로도 찍을 터...하지만 이렇다할 사적지 촬영규정도 없이 궁궐 속 문화재를 위험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짧게는 140여년 된 건물에서 수백년이 된 건물에 이르기 까지 이들의 촬영무대로 활용하면서 화재의 위험성이 있는 담배꽁초 투기는 물론, 일반인들의 통행을 금한채 근거없는 무단점거촬영, 사적지에서의 볼성 사나운 스텝진들의 망동까지....
이러한 일련의 몰상식한 행동들을 어떻게 규제하겠냐는 것이 질문의 초점이었습니다. 또한 재발방지를 위해 확실한 조치를 하라는 것이 이미경 의원의 '의원 요구사항'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와는 상반된 전혀 뜻 밖의 '의원 요구사항'도 있었습니다. 영화배우 출신의 강신성일 의원과 신영균 의원은 오히려 방송사들의 사적지 촬영관행을 꼬집은 시민단체(겨레문화답사연합)의 의견과는 달리, "...촬영은 긴장의 연속이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것은 불가피하다..." "...촬영스텝들을 위한 휴식공간도 마련을 해야...." 라는 등의 내용으로 문화재 보호는 안중에 없고 방송사 편을 들어 주목(?)을 끌었다고 하는군요. 더불어 문화재청 쪽에 '방송사 촬영진들을 위한 재떨이 등, 휴식공간 마련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같은 사안을 두고 추궁하는 내용과 사안에 대한 요구사항이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우선 의아한 생각이 듭니다. 또 혹시 강의원과 신의원은 궁궐을 드라마 세트장으로, 문화재청장을 세트관리소장으로 착각한 것은 아닌지 궁금합니다.
제가 직접 국감장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그 현장에서 국감모니터활동을 하고 있던 황평우씨(문화재청 문화재행정모니터)로 부터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 였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위의 내용은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테러소식과 함께 묻혀서 보도되지 않았는데요....(거의 모든 국감내용이 보도되지 않았음)
다음주 월요일(24) 한국방송공사(영문 약칭 KBS) 국감장에서 또 다시 재현될 듯 합니다. 가능하면 꼭 그자리에 참석해서 주요발언과 사진들을 찍어서 '인터넷 신문'에라도 기사를 올려서 직접 꼬집어 주고 싶군요. 더불어 그들의 허위의식도 까발기고 싶어지는군요.
한편...두 영화배우 출신 의원들의 황당한 지적과 요구사항에 대해, 그 자리에 참석한 다른 동료의원들과 문화재청직원들, 주요 언론사 기자들, 이를 참관하던 국감시민연대 소속 시민단체 직원들은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또한 문화재청은 그러한 강의원와 신의원의 요구사항 또한 '국회의원의 요구사항'인지라...의원요구사항에 대한 처리결과를 대책마련을 '고심'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