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입니다.
이번 봄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그냥 지나가 버린것 같습니다.
모든 농사가 그렇지만 우리가 키우는 한봉도 봄에 모든 농사 준비를 튼튼히 해 두어야 여름을 시원하게(부담없이) 보낼 수 있는데
갑자기 바깥신선이 아픈 관계로 이리저리 바쁘게만 움직였지 제대로 대비를 못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한봉농사를 짓는 우리는 5월이 분봉이 일어나는 시기라 1년중 가장 바쁜 때 입니다.
그런 5월 초에 입원을 해서 6월 초에 퇴원을 했으니^^...
이번 5월은 유난히 벌 키우기 힘든 달이었습니다.
분봉도 분봉이려니와 그보다는 산에서 키우는 벌통에 때아닌 오소리란 놈의 습격으로 날마다 야간 근무를 서야할 지경이였습니다.
이 오소리란 놈이 얼마나 영리한지 (거의 내 머리랑 비슷할 정도^^) 벌통 뚜껑을 열고 손으로 에벌레를 파 먹는가 하면 (바로
뚜껑에 못질을 해서 못열게 함) 그것이 안되면 벌통을 밀어 넘어뜨려 파 먹고(그것도 못하게 끈으로 묶음) 그 다음날은 이빨로
끈을 다 물어뜯어 넘어뜨리고(이번엔 철사나 전기줄로 묶음) 더 이상 끊어지지 않자 이번에는 땅을 파서 흔들흔들하게 한 다음
밀어뜨리고...
날마다 오소리와의 전쟁이였습니다.
바깥신선만 있었어도 금방 잡을 수 있을것 같은데 나 혼자 힘으로는 아무리 머리를 써봐도 (오소리랑 아이큐가 비슷한 관계로^^)
잡기가 이만 저만 고역이 아닙니다.
급기야 덫을 사다 설치하고 야간 순찰을 돌고 그것도 안되어 결국에는 오소리 잡는 전문가를 부르고^^... (우리집 뿐만이 아니라
산에다 놓은 벌통에는 오소리 피해가 이만저만 큰것이 아님)
거의 한달간 고생을 하고나니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이제는 더이상 오소리는 오지 않습니다.
다만 걱정되는것은 오소리 피해로 벌통 몇개가 없어지고 다른 벌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걱정인데다 날씨마저(이곳은 4월까지
눈이 왔음) 좋지 않아 꿀을 제대로 딸 수 있을 지 걱정입니다.
이 또한 하늘의 뜻이려니 생각하고 되면 되는대로 안되면 안되는대로 그냥 덤덤이 받아들이는 수 밖에요^^...
분봉은 바깥신선이 병원에 있는 관계로 거의 포기했는데 다행히 우리가 없어도 동네분들이 오며 가며 보이는 대로 받아 주시어
작년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받을 수 있었고 오소리 피해도 다 같이 걱정해 주며 벌통을 돌보아주시어 그나마 다행으로
이정도로 그쳤습니다.
다시한번 동네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동안 마음이 바빠서인지 몸이 피곤해서 인지 사진도 많이 못 찍고 또 찍은것 조차도 올리지를 못했습니다.
뒤늦게 몇장 올려보니 오랫만에 구경 한번 해 보시라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2044E91A4C45913505)
주인이 없는사이 마당의 풀이 잔치를 열었습니다.
제가 혼자 호미로 덤벼보지만 금방 항복하고 포기 합니다.
바깥신선이 있을때는 빨리 빨리 일을 안한다고 불만이 많았는데 막상 집에 없으니 그 빈자리가 너무나 큽니다.
시골일은 여자건 남자건 혼자서 하기엔 힘이 든다는걸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낍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44A01E4C4591AF93)
메기 입니다.
바깥신선이 퇴원하자 마자 아랫마을 아저씨가 낚시 가셨다가 엄청 큰놈을 잡았다고 팔딱 팔딱 살아 있는 놈을 직접 갖고 오셨습니다.
이놈으로 몸보신 하라는데 도대체 어찌 해야 할지 이럴때 제일 난감합니다^^* (사실 지는 생선도 잘 못 만지는데...)
어찌나 큰지 족히 70cm도 넘는것 같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678471C4C4591FD98)
이번엔 수술후 꼭 먹어야 한다며 친구가 억지로 **탕집으로 끌고 갔습니다.
평소 육식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럴땐 어쩔 수 없이 성의가 고마와서라도 맛있게 먹어보려 하지만 워낙 육식을 즐기지 않는
사람인지라^^...
주변에서 장어에 추어탕에 곰국에 족발에... 몸에 좋다는걸 다 해다 주지만^^...
![](https://t1.daumcdn.net/cfile/cafe/2003D72E4C459E42C1)
한달간이나 집과 병원을 오가며 정신없이 보냈더니 채소를 조금 심긴 했지만 뒷밭이 풀로 엉망 입니다.
다른때는 바깥신선이 일일이 삽질을 하고 내가 땅을 고르고 퇴비를 주고 심었는데 올해는 나 혼자 그냥 아무렇게나 대충 심어서
제대로 열릴지 모르겠습니다^^*
왼쪽부터 오이 콩 고추 꽈리고추 상추 가지 방울토마토 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0410D1A4C45955827)
퇴원하고 바로 일을 하면 안되는데 때가 때인지라 어쩔 수 없이 개복숭아를 따려 사다리에 오르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26F8F1C4C4593C7BA)
개복숭아 입니다. 집앞에 있는 나무와 산에 있는 나무에서 두 소쿠리를 땄습니다. 그리고 효소를 담그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15E251B4C45950B88)
개복숭아 따는 내내 아랫집 할머니네 염소가 함께 합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8251E1F4C4643E592)
입월하기전 5월 2일과 3일에 어성초와 가시오가피 효소를 한 항아리씩 담아 놓고 다시 퇴원하고나서 오디와 개복숭아 매실 효소를
담았습니다.
개봉숭아와 매실은 우리끼리 그래도 수월하게 땄지만 오디같은 경우는 나무가 험한 산속에 있는지라 포기상태였습니다.
다행히 바깥신선 친구가 예취기를 갖고와 올라가는 길과 나무주변의 풀을 치고 망을 깔고 그리고는 친구가 나무에 올라 흔들어서
땄습니다.
얼마나 많이 떨어지던지 마치 하늘에서 새까만 오디비가 오는것만 같았습니다^^*
미처 카메라에 담지 못한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920AF1D4C4597272C)
그래도 뒷밭에선 주인이 없어도 혼자 무럭무럭 커서 가지가 열리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97ED01C4C45976CEB)
방울토마토가 열리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53A881B4C45980C2E)
오이가 열리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669461B4C45987007)
강낭콩이 열리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67B1F1C4C4598D2C9)
고추가 열리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633571D4C459916CF)
천도 복숭아가 열리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91AB91D4C45997F69)
이렇게 무럭무럭 잘 커주었습니다.
왼쪽 오이는 앞집 아저씨가 주신 모종인데 우리집에서 제일 잘 크고 있습니다.
지지대도 앞집아저씨가 대나무를 베어다가 대어 주시고^^... (오이가 나오면 먼저 한아름 갔다 드려야겠습니다^^*)
오이를 받쳐준 대나무 가지에선 날마다 거미가 꿈을 깁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410C51D4C4599DE35)
밭 한쪽에서는 작년에 심었던 차조기에서 씨앗이 떨어져 저절로 나와 홀로 크고^^...
![](https://t1.daumcdn.net/cfile/cafe/1864151B4C4595AEDD)
그중 무엇보다도 잘 크는것은 아이들 인가 봅니다^^*
아는 언니가 놀러와서 추운줄도 모르고(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도) 냇가에서 하루 종일 저리 노는것을 보면^^...
![](https://t1.daumcdn.net/cfile/cafe/1146A31A4C4595F40F)
첫댓글 우선은 퇴원하심을 축하드립니다.무엇보다도 건강이 우선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막상 자신 건강관리에 힘쓰는이는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가족의 울타리가 있어야 하고 옆자리를 든든히 지켜줄 옆치기도 있어야 하는가 봅니다.
다시한번 퇴원하심을 축하 드리고 동안 마음고생 하신것 조금만 더 힘내시길 빕니다.
많은 분들의 염려 덕분에 이제는 많이 좋아지고 힘도 번쩍번쩍 나서 이 여름을 잘 날 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동안 마음고생, 몸고생 심하셨군요. 건강하게 퇴원하셨다니 다행입니다. 힘내시고,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으시길,,
감사합니다^^*
기흉으로 고생 많이 하셨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미쳐 챙기지 못해서 송구 스럽습니다.
무슨 그런 말씀을^^... 이제는 많이 좋아져서 걱정 안하셔도 될 듯 합니다^^*
기흉이라면 무리하시지 말아야 할텐데...쉽게 재발하기도 합니다.시골삶이 다 그런거라 눈뜨고 가만히 있을 수도 없으니..하지만 조심조심...어성초효소는 어떻게 담그나요?
그렇지 않아도 조심조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어성초 효소를 뿌리와 잎 줄기 모두를 섞어 다른 효소와 같이 설탕을 1:1 비율로 담았습니다.
바깥신선님이 아파도 작물은 자라고... 안신선님 못지 않게 바깥신선님도 마음고생이 많았겠습니다.
약산님이 잘 보셨네요^^... 사실 저보다 맘 고생이 더 심했습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빨리 퇴원해서 일을 하려는 마음이 앞섰으나^^... 날마다 저한테 오소리 잡는 작전을 주었으나 제가 혼자 하기에는 제대로 되지 않고^^... ㅎㅎ
바쁘고 아픈 봄을 나셨군요!! 바깥 신선님의 건강이 좋아 지셔서 다행 입니다!!! 늘~ 웃음 가득 하세요`~ ^^
바쁘고 아픈 봄도 다 지나고 이젠 여름이니 웃으면서 옛이야기 합니다요^^*
바깥신선의 몸이 나아져 그나마 다행입니다....건강을 잃기쉬운 무더운 여름입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우와 부럽습니다 자두인지 그게 넘 먹고시포여![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경치좋고 공기좋고 아담한 아름다운집도 정말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