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혜성(彗星)이 동방에 나타났는데, 꼬리가 있었으므로 별도로 문신(文臣)을 차출하여 살펴보게 하였다.
며칠 뒤에는 필수(畢宿, 28수(宿) 가운데 열아홉 번째에 해당하는 별자리. 서양 천문학의 황소자리)의
궤도 안에 나타났는데, 색깔은 희고 거리는 북극성에서 87도가 되었으며, 점점 다른 별자리로 옮겼으니,
북극성에서 1백 32도의 거리가 되었고, 10월에 이르러서 비로소 사라졌다.”
이는 《순조실록》 27권, 순조 25년(1825년) 8월 7일에 나오는 혜성(彗星, Comet)
곧 살별(꼬리별)이 나타났다는 기록입니다.
혜성은 태양계 외곽에서 해를 중심으로 타원 또는 포물선 궤도를 돌며 얼음과 먼지로 구성된
'더러운 눈뭉치(Dirty Snowball)' 형태의 작은 천체입니다.
해에 가까워질 때만 독특한 꼬리를 만들어내는 천체로,
우주 초기의 물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태양계 기원의 비밀을 푸는 종요로운 열쇠라고 합니다.
▲ 2007년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에서 촬영한 맥노트 혜성, 출처
: fir0002 flagstaffotos [at] gmail.com 캐논 20D + 캐논 17-40mm f/4 L – 자작(위키백과 제공)
조선은 나라 기관인 관상감을 통해 혜성의 위치, 크기, 꼬리 길이 등을 날마다
철저한 기록으로 남겼는데 《조선왕조실록》에만 무려 1,575번 등장합니다.
특히 영조 35년(1759년), 모두 35명의 천문 관료가 25일 동안 추적하여 혜성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는 왕실 산하 나라 관청의 공식 기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인정받으며,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추진 중입니다.
또 현종 5년(1664년)에는 밤하늘에 두 개의 혜성이 동시에 나타난 쌍혜성 현상이 발생해
관상감은 약 100일 동안 밤마다 혜성의 이동 경로를 정밀한 그림과 글로 기록해
학술 값어치가 매우 큰 사료를 남기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