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야 백두대간종주 제3기 1/34차 출정-
♣ 날 짜 : 2021. 09. 25~26.(토~일 무박) 23:00' 신사역 5번출구 출발
♣ 날 씨 : 구름, 최저 17℃/최고 26℃, 바람 4km/h
♣ 장 소 : 강원 고성군 간성읍, 인제군 북면 일원
♣ 코 스 : 진부령→마산봉→병풍바위→암봉→마산→대간령(큰새이령)→신선봉→화암재→상봉→화암사
【약 18.5km, 약 11:00' 소요 / 39천보】
♣ 등야 백두대간종주 제3기 스탭
*** 밴드장 : 희망새/김경현
* 제3기 총괄대장 : 이흥재
* 후미대장 : 용출대장/유영출
* 총 무 : 삐딱공주/최현경
♣ 참가 대원 : 이흥재, 희망새, 유영출, 삐딱공주, 불이, 내비, 우춘숙, 야생화, 정다래, 애니콜, 최길홍, 슈기, 짱가, 쑤니,
이희정, 이상길, 진형기, 주순덕, 이연수, 이형기, 김영선, 돌돌, 세중,선숙, 김윤동, 전순선, 김정희, 녹슨칼, 주혜숙, 서리다,
김한수, 김병일, 이순자, 내비지인, 미주, 이연님, 대진(현), 시루(현) 【스탭 4명, 현지참석 2명 포함 총 38명】
총 9회의 쉽지 않은 훈련산행 끝에 드디어 대망의 백두대간 실전이 시작되었다.
신사역 5번 출구앞에서 9월 25일 밤 23:00시에 출발한 안내산악회 버스는 불과 4자리만 비운 36명이 탑승을 하고 떠났다.
지난번 2기 졸업산행 때 합류를 했던 탓에 낫선 길은 아니나 2기가 북진인데 반하여 우리 3기는 남진이므로 역코스로
진행이 된다.
원래도 기억력이 신통치 않고 길눈도 어두워 갔던 길도 잘 못 찾아가는 나에게 이 길은 전혀 생소한 길과 다름 없었다.
전과 반대로 밤에 걷던 길을 낮에 걷고, 낮에 걷던 길을 밤에 걸으니 어디가 어딘지 잘 분간이 안 된다.
바뀐 것은 밤낮 뿐이 아니라 날씨도 많이 바뀌어서 전에는 밤에도 무더웠지만, 이번엔 처음 출발하던 오전 2시경은 추울
정도였다.
처음엔 급경사길에 흙길이 젖어 미끄러워서 땀이 많이 났지만 중반부 부터는 별로 땀을 흘리지 않고 걸을 수 있었다.
콜라 한병을 포함 물은 4병을 가지고 갔지만 한병을 조금 더 마시고 되 가져왔다!
또 지난번 들머리가 미시령 철망 구간이었으니 이번은 날머리가 될 텐데, 요즘 시국이 단체 산행이 금기시 되고 있으니
4인조별 산행이라 해도 날머리에서는 많은 인원이 몰리게 될 것이다.
남의 시선도 불편하고 또 상봉에서 부터는 미시령 하산보다 화암사 하산이 거리는 3km 더 멀다고 하나 어차피 내리막
길이고 훨씬 볼것이 많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25일 서울지역에는 비가 오지 않았지만 강원도 지방은 밤까지 비가 내렸던 모양이다.
하차하여 보니 풀과 나무는 모두 젖어 있고 길은 물이 흥건하였다.
바지와 등산화가 젖을까봐 발목스패츠를 착용하고, 구입하여 아직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우비치마’를 허리에 두르고 출발을
했다.
바지가 젖지 않아 좋기는 했으나 급경사 길을 오르자니 걷기에 불편하기도 했고 땀이 나기 시작하니 하체도 땀이 차기
시작하여 중간에서 우비치마는 벗고 걸었다.
그 사이 길가에 피어 있는 야생화들도 많이 바뀌었다.
이곳은 벌써 꽃향유도 피어 있는 것이 간간이 눈에 띄었는데 하필 경사길에 따라가기 바빠 찍을 형편이 못되어 나중에
찍으려고 했는데 웬일인지 다른 꽃들은 다 눈에 다시 띄어 찍을 수 있었지만 꽃향유 만큼은 찍지 못했다.
가는 길 내내 짙은 안개로 원경은 거의 보지 못했다. 간간이 안개비도 내리고 지나가다가 나무를 건드리면 물방울도 많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옷이 많이 젖을 정도는 아니었다.
변변한 사진 한 장 못 건질까 우려가 되었으나 하산을 얼마 앞두고 설악산이 건너다 보이는 지점에 오니 신기하게도 걷혔다
덮였다를 반복하던 안개가 걷혀 올라간다!
나는 힘들어서 상봉에서 화암사로 그냥 하산하려던 계획을 구름이 걷히는 바람에 능선을 타고 신선암, 성인대, 수바위를
모두 거치는 것으로 마음을 바꿨다!
역시 힘은 들었지만 덕분에 멋진 사진도 몇장 얻고 화암사 앞 도랑에서는 풍부한 물로 세수도 하고 손발씻고, 바짓가랑이에
묻은 흙도 다 닦아내고서 상쾌한 기분으로 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그래도 드는 의문, 과연 진짜로 내가 백두대간을 온전히 해 낼 수 있을까?
1. ‘녹슨칼’이란?
나의 닉네임 ‘녹슨칼’에 대하여 왜 하필 녹슨칼이냐고 의문을 갖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나는 옛날 컴퓨터가 지금처럼 대중화 되기 이전 PC통신, 아마추어 무선(Amature Radio 또는 'HAM')을 할 때부터 인터넷
카페, 카카오톡, 페이스북, 밴드, 블로그 등 여러 곳에서 쓰던 여러 가지 닉네임을 갖고 있다.
맨 처음 ‘달그림자’를 시작으로 '막내, 뻬치카, yb, 달빛, HL3QLN, 공룡80, 녹슨칼' 등등이다.
최근에는 새로 가입하는 곳 마다 ‘녹슨칼’로 고정을 하고 싶은데 종종 반발에 부딪치는 경우가 생긴다!
'고목, 노거수, 황혼' 같은 것들처럼 ‘늙음’을 자랑으로 표시할 필요가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사용자가 젊은 사람들인 여러 SNS에서 나이 많은 웃사람에게 함부로 부르기가 개운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우리 회원님들 중에서도 그런 분들이 있을지 몰라 내가 나의 닉네임을 ‘녹슨칼’로 정한 그 내용을 간략히 밝히고자 한다!
나는 내 생각에 내가 무슨 일을 정확히 하거나 철학자처럼 자신에게 엄격하여 어김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여긴다.
1990년대 초반 직장에서 한창 팔팔하게 근무하던 때의 일이다.
직원 친목여행이 있던 어느 날 대절버스 타는 곳에 조금 늦게 나간 날이 있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후배 직원 하나가 말하기를
"칼이 다 녹슬었어 녹슬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김선배님이 어떻게 약속 시간에 늦어?"
아,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고 사는데 어느 분인가는 나를 면도칼처럼 매우 정밀하고 정확하게 약속을 지킬 것으로
믿는 사람이 있나 보다! 물론 농담조로 한 말이기는 했지만!
나는 그 일이 있은 이후 스스로의 별명을 '녹슨칼'이라 짓고 자신에 대한 반성의 채찍으로 사용한다.
그래도 나사 몇 개 빠진 듯 타고난 느슨한 성격 탓으로 여전히 약속시간에 늦는 때도 있음을 용서하소서!
나는 고리타분한 철학자가 아니라 잘잘못이 반반 되는 그저 낭만적인 보통 사람일 뿐이라오!
녹슨칼이란 닉네임은 고독한 남자의 어쩔 수 없는 운명적 선택이었음을 밝혔으니, 앞으로는 나에게 왜 이렇게 삭은 별명을
지었느냐고 묻지를 마시라! ^^
2. 발달 단계
1 다음은 2, 2 다음은 3, ..... 모든 일에는 이렇게 순서가 있게 마련이다!
갓난아기도 태어나면서 이런 발단 단계를 반드시 거친다!
기지도, 걷지도 못한다고 누워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운동을 해야 다음 단계로 발달하는 근육이 생성되므로
바로 누워서도 부산하게 팔 다리를 내 두른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발달 단계 프로그램이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이다!
다음은 뒤집기를 하고, 뒤집었다고 바로 기어 다니는 것이 아니라 처음엔 뒤집기만 하고 그 상태로 팔 다리만 흔든다.
점차 훈련병 올챙이 포복을 하듯 배를 대고 문지르며 방향을 틀다가 마침내 자기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기어갈 수 있다.
좀 더 있으면 무릎으로 기다가 일어서서 걸음마로 차츰 발전을 하는 것이다.
말을 할 줄 몰라도 웅얼웅얼 옹아리를 한다. 옹아리를 하다가 말도 안 되는 말을 막 해대다가 마침내 말귀가 트여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말을 처음 배우는 아기들과 대화를 시도해 보면 예상외의 배꼽 잡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말문이 늦게 트인 우리 외손주가 어린이집을 갔다 오더니 ‘친구가 내 다리를 먹었어’라고 한다. 무슨 소린지 잘 몰랐는데 다음날
데려다 주러 어린이집에 갔더니 담당 선생님 말씀이 친구와 놀다가 그 친구가 무슨 일로 화가 나서 외손자의 발을 물었다는
것이다! 그 녀석이 개띠였나?
그런데 이제 겨우 기어 다니던 아기가 걷는 단계를 아예 건너뛰고 바로 이리 저리 마구 뛰어 다니는 경우가 있을까?
없을 것 같지만 분명히 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등야 내에 그런 기막힌 어린이(?)가 여러 명 있다.
바로 삐딱공주와 쑤니를 비롯하여 내가 모르는 회원도 여러 명 있는 것으로 안다.
‘등산계의 어린이’, 왈 ‘등린이’로서 동네 뒷산, 근교산을 살방산행부터 시작하여 중거리, 장거리, 초장거리로 발달 단계를
밟아야 하는데, 살방산행을 하다가 느닷없이 ‘강북5산’을 완주한 삐딱공주, 시간이 안 맞아 이번에 ‘강북5산’을 참가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있을(10월 30일 예상) ‘강북5산’을 예약한 쑤니 외 여러 회원님들이 바로 그런 어린이에 해당하는 것이다!
▼ 진부령 : 지리산 천왕봉까지의 백두대간종주 남진 출발점
▼ 첫번째 봉우리에 올라
▼ 귀한 꽃 '금강초롱'
▼ 병풍바위 갈림길
▼ 잠시 안개가 걷혀 밝아오는 동해쪽을 바라볼 수 있었다
▼ 대간령(큰새이령) 도착
▼ 첫번째 봉우리에서 아침식사
▼ 구절초가 현재의 대장 꽃이다
▼ 용담. 일주일 후 쯤에 왔더라면 꽃을 보았을 것인데.....
▼ 이슬 머금은 산부추
▼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 이상길님
▼ 신선봉 도착
▼ 좌로부터 충무로공주님, 우춘숙님, 삼봉대장님
▼ 마가목 열매. 가을산을 꽃보다 더 붉게 물들인다
▼ 배초향. 잎은 식용으로, 꽃의 향기가 좋아 밀원 식물로 대접을 잘 받는 꽃. 산행 초기에 꽃향유도 여러 개체
만났었는데 찍을 형편이 못 되어 나중에 찍으려고 미뤘더니 이후에는 발견되지 못하여 아쉽다!
식용으로는 배초향이 더 좋지만 꽃의 아름다움으로는 짙은 꽃자주색의 꽃향유가 더 낫다!
▼ 투구꽃. 눈에 많이 띄는 가을 고산식물의 대표 중 하나(천남성과 함께 강력한 독초라 함)
▼ 화암재. 여기서 동쪽으로 내려가면 화암사!
▼ 함박꽃나무 열매
▼ 애국자의 피로 물들었나? 6.25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지 근처에서 만난 구절초!
▼ 상봉
▼ 걷힐 듯 말 듯한 안개
▼ 잠시 걷힌 안개구름 아래로 미시령이.....! 미시령은 과거 서울에서 속초로 가는 지름길이었으나 미시령 터널이 뚫림으로서 지금은 드라이브족들이나 가끔 지나다니는 한적한 길이 되었다!
(미시령은 1991년도에 고성 신평벌에서 개최된 보이스카우트 제17회 세계잼버리대회를 앞두고, 세계 각국에서 방문하는 보이스카우트 대원들과 지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하여 포장 재개통되었었다.)
▼ 속초시내 방향. 바다가 살짝 보인다
▼ 안개에 가린 설악산, 머리가 드러난 울산바위
▼ 악동님. 닉네임과 달리 나긋나긋한..... 아하, '악동(惡童)'이 아니고 '악동(岳童)'인가 보구나! ^^;
▼ 드디어 안개구름이 높이 올라가 전모가 드러난 울산바위
▼ 화암사 갈림길. 나는 성인대로....
▼ 등산로에서 만난 '보라금풍뎅이'. 똥무더기에서 많이 발견되어 '쇠똥구리'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 신선대 성인바위
▼ 성인대에서 바라 본 상봉 방향
▼ 성인대에서 바라본 속초시내와 동해
▼ 설악산 두타산 등 동해에 접한 산에 올라 동해를 바라본 적 많지만 이런 일직선의 수평선을 보는 기회는 쉽지 않았다
▼ 시루떡바위
▼ 수바위(=쌀바위)
▼ 수바위에서 내려다 본 화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