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대화 상대가 될 수 있다.
책은 자꾸 일어나라고 합니다. 깨어나라고 합니다. 그만 자라고 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생각 못 한 게 있다고 알려 줍니다. 내가 보는 세상이 아주 작다고 말합니다.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을 다른 사람은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혹은 어째서 헤쳐 나가지 못하는지 보여 줍니다.
Q1. 먹고 살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나요?
- 자율성의 시간, 기쁨에 몰두하는 시간
Q2. 책 읽는 능력이 없는데 어떡하나요?
- 문자보다 삶을 바라보는 능력
Q3. 삶이 불안한데도 책을 읽어야 하나요?
- 운명보다 거대한 선택의 힘
Q4. 책이 정말 위로가 될까요?
- 슬픔을 표현하는 자기만의 형식
Q5. 책이 쓸모가 있나요?
- 자기 계발의 진정한 의미
Q6. 책의 진짜 쓸모는 뭐죠?
- 공통성의 경험, 능력자 되기, 앎의 시작
Q7. 읽은 책을 오래 기억하는 법이 있나요?
- 잘 잊어버리기, 손으로 기억하기, 몸으로 기록하기
Q8. 어떤 책부터 읽으면 좋을까요?
- 우리를 계속 꿈꾸게 하는 리스트
Q1.나쁜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 너희들은 바라보기만 해. 보여 주는 건 우리가 다 할 테니."라며 관객들을 구경꾼, 수동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영화이다.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때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이것이 바로 학자들이 말하는 '자율성의 시간' 이다. 자율성의 시간= 나를 키우는 시간=시간의 척추
오스트리아 작가 토마스 베른하르트는 하나의 흥미에서 다른 흥미로 끝없이 관심사를 옮겨 가기만 하는 그런 삶을 '코미디'라고 불렀다.
"너는 하루 중에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시간을 얼마나 보내고 있느냐?
-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은, 그것도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 손으로 직접 골라서 읽는 것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스스로 '굳이' 해 보는 경험이다. 바로 자기 자신을 키워 보는 경험이다. 나를 키우는 시간은 내가 한 인간으로 생생하게 살아 있다고 느낄 만한 시간이다.
Q2. 책 읽는 능력이 없는데 어떡하나요?
능력이라는 말은 많은 경우 상투적으로 쓰인다. 능력이 경쟁력이란 뜻으로 축소 될 때 그렇다. 능력을 성공이나 유명세, 돈과 바꿀 수 있는 결과와 관련해 생각할 때 그렇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돈이 되지 않아서 그렇지 우리에겐 많은 능력이 있다. 자본적 가치도 없고 쓸모도 없고 없지만 자신에게만 있는 고유한 능력이 있다.
자신을 중시하라면서도 계속 남과 비교하게 만드는 이상한 세상에 살면서 자존감을 잃지 않으려면 자신에게 있는 고유함을 하챦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
능력은 천부적 자질이나 고난도의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잊지 않고 포기하지 않으려는 데서 나온다.
나의 꿈, 나의 관심사, 나를 감탄하게 하는 것, 나를 사로잡는 것이 나를 얼마나 멀리 밀고 가는지 알고자 노력하면 된다. 내가 새롭게 알게 된 것들, 새롭게 만난 것들, 새롭게 창조한 것들 속에서 잠들기를 꿈꾸면 된다.
책 읽기에 필요한 것은 뛰어난 지능이 아니다. 정말로 필요한 것은 책에 대한 관심과 책을 받아들이는 태도뿐이다.
아무리 세상이 불평등해도 평등한 것이 있는데 그것들 중 하나는 책 읽는 능력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믿음만 있다면.
책을 읽는 능력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 데 꼭 필요한 능력들이 있긴 하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 자신을 채웠던 반복과 습관의 타율성을 비우고 새로운 리듬과 질서를 받아들이는 능력 같은 것들.
많은 책을 읽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같은 책을 몇 번 되풀이해서 보거나 꼽씹어 보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일정 정도 규칙적으로 책 읽는 시간을 갖는 것이 몇 권을 읽느냐보다 더 중요하다.
진정한 독해력이란 문자를 정확히 읽어 내는 능력이 아니라 무엇을 읽건 거기에서 삶을 바라보는 능력이다.
우리에게 나쁜 능력이 있는데 바로 게으름이다.
게으름은 '자기 자신을 얕보는 정신의 행위'이다.-자크 랑시 에르의 <무지한 스승>
우리에게 좋은 능력이 있는데 바로 자신에게 뭔가가 부족하다는 것을 아는 능력이다.
어떤 분야에 정말 능력이 있는 사람이 제일 먼저 알게 되는 것은 자신에게 뭐가 부족한가 하는 점.
넘쳐 나는 재능 때문에 계속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기 때문에 계속한다.
Q3. 삶이 불안한데도 책을 읽어야 하나요?
사람에겐 누구나 마음이 돌아가 쉴 고향이 필요하다. 바로 책 읽기다. 책 읽기는 '쉬는 시간'이다. '숨 쉬는 시간'이다. 우리의 삶의 방향을 제대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의존해야 한다. 어쩌면 자기 갈 길을 확실히 잘 아는 사람은 책에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
책은 다른 사람들이 존재함을 보여 준다.
낙관적 비관주의자란 세계를 경멸한다는 점에서 비관적이지만 절실하게 변화를 원하기 때문에 의지를 불태우게 된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다.
불안은 우리 인간 존재의 특성 때문에도 나오지만 우리 사회 구조, 즉 차별과 배제 때문에도 나온다.
타인의 이해관계는 끝없이 나의 이해관계와 부딪힌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소한 걸 두고도 친구와 경쟁을 하게 한다. 우리 사회 자체가 좁은 문이다. 이 시대에 우리는 계산하는 인간, 즉 호모 칼쿨러스로 살아가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풍요로운 경제 성장을 겪으면서 커져 버린 허영심이 우리로 하여금 부정적으로 사람들과 연결되게 만든다. 무시무시한 기세로 팽창해 가는 소비자 신용도 하나의 축입니다.
세상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문이 더 좁아졌기 때문에 점점 더 개인화된다. 욕망과 불안의 끈이 우리를 교묘하게, 마치 같은 먹잇감을 가지고 싸우는 동물처럼 연결시킨다.
우리 모두는 불확실한 가운데 선택을 해야 한다. 어떤 선택이 옳은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우린 그냥 모두가 가는 길을 간다. 때로는 선택하지 않고 차라리 선택되길 원한다.
책을 읽는 이유, 그건 불안보다 강한 것이다. 강한 이유는 의미 있는 것에 영원히 연결되는 선택이기때문이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자신을 존중하는 선택을 할 것인가, 자신을 포기하는 선택을 할 것인가'
불안할수록, 깊게 절망할 수록 변화를 향한 의지를 불태워야 한다.
Q4. 책이 정말 위로가 될까요?
박완서 작가는 아들과 남편을 잃고 글을 썼다.
책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해 보려는 데서 시작된다.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의 삶에 비추어 보는 경험이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은 자신을 존중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감옥에 있으면서 울지 않는 날은 마음이 즐거운 날이 아니라 굳어 버린 날이다. 슬픔과 고통을 애써 잊으라는 말을 거부한다.- 오스카 와일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표현이다. 책읽기가 표현이 될 수 있다.
책은 자꾸 자신을 만나게 한다. 돌아보게 한다. 돌아봄은 위로가 된다.
Q5. 책이 쓸모가 있나요?
우리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선택당하고 살아남고 싶다. 그러다 보니 점점 삶에 대해 방어적이 되고 계산적이 되고 경쟁적이된다. 순종적이 되고 안정과 확실한 것을 추구한다. 안주하게 된다. 당장 쓸모없어 보이는 일에는 무관심하게 된다. 질투심은 강해진다.
다른 사람을 보는 관점도 쓸모가 있는지 여부로 본다. 우리의 관점은 어느새 실리위주, 쓸모위주, 개인위주로 바뀌어졌다.
가치있는 것일수록 계산하기가 어렵다. 용기를 낼 때 계산기를 두드려 용기를 냅니까? 사랑을 할 때 쓸모를 생각하며 사랑합니까? 믿음을 계량화할 수 있나요? 계산할 수 없는 것을 계산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우리 시대에 가장 오염된 말 중 하나는 바로 '자기 계발'이다.
자기 계발의 원래 의미는 '자신의 본성을 완벽하게 깨닫는 것''자신의 잠재력을 깨닫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우리 시대에 통용되는, 스펙 쌓기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쓰이고 있다.
책은 온갖 불안과 고통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책이 불안과 고통을 말하는 이유는 바로 미래를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