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싫어하는 계절, 그렇지만 기억나는 추억이라곤 겨울에 관련한 것 밖에 없군요.
춥다보니 탐어는 엄두도 못내고 해서 요즘은 휴일이면 영화를 자주 봅니다.
최근에 본 영화라면 중국의 젊은 기수가 만든 "세계"를 비롯하여 "수면의 과학",
"3인 3색 - 여인들" 그리고 그제 본 "반 고흐"가 있군요. 매 영화마다 관객은 20명 남짓
입니다. "여인들"의 경우는 저를 포함하여 6명이더군요.
필름포럼은 옛 허리우드 극장이 없어지고 대신 정독도서관 옆 선재미술관 지하에 있던
시네마떼끄가 이 곳으로 이사하여 필름포럼이라는 이름을 새로이 달았습니다. 예술영화
전문극장이라 아무때나 가도 늘 좌석은 남아있죠. 극장이 후미지고 으슥한 곳에 위치한
까닭도 한 몫 거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신 주변의 먹거리는 지천이죠. 국밥 한 그릇에
1,500원 하는 곳도 있고 제가 좋아하는 순대국도 기껏해야 2,500~3,000원 정도 입니다.
순대국에 막걸리 한 대접이면 배도 든든하고 몸이 후끈하여 추위도 잊곤하죠. 바로 곁에
탑골공원이 있어서 주머니가 가벼운 노인분들이 자주 애용하다보니 음식값도 싸고
맛있는가 봅니다. 거의 모든 식당들은 할머님, 할아버님의 데이트 장소이기도 하구요. ^^
필름포럼은 낙원상가 4층에 자리잡고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다 보면 50~60대 아저씨,
아주머니도 자주 만나죠. 이 건물에 악기점이나 극장 뿐 아니라 카바레가 있어서 예술(?)하러
오시는 중년분들이 참 많습니다.(꺽어진 40대인 저는 여기선 청년입니다. ^^*)
인사동, 특히 낙원상가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이 곳이 바로 사람사는 곳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습니다. 여러분께서도 탐어도 좋지만 가끔 머리도 식힐겸 인사동으로 나들이
한 번 하시면 어떨까요?
모리스 피알라 감독의 영화 <반 고흐>의 한 장면
첫댓글 부러워요~^^~. 서울은 문화를 체험하는데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앗......저렇게 좋은 곳이....
서울은 타 지역과는 지나친 불평등 속에 모든 것들이 집결해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훌륭한 구경거리도 한낱 값비싼 장식물에 불과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