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사온이 사라지고 전라도에 유래없는 폭설로 피해가 많았던
올 겨울은 유난히 춥습니다.
물두레 찾는다고 토요일 염전에 다시 갔는데
공터에 개장한 얼음썰매장을 만났습니다
썰매타기는 그저 아이들 놀이로만 알았는데 썰매 타는
모습이 하도 신기하고 아름다워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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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솜 닮은 할머니 하얀 머리결이 순백의 빙판길 위에서 눈이 부시고
겨울햇살은 할머니 볼에서 썰매를 탑니다
썰매장 가장자리만 맴도시며 몇 바퀴를 도셨는데 주저 앉다가도
다시 출발 하시던 의지는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나이듦이란 저리 시간에 저항하지 않고
시간 속으로 당당히 걸어 가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세월의 강을 건너시며 노 젖던 저력으로
저도 못 타는 얼음썰매를 힘차게 잘도 타십니다.
멋쟁이 할머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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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아도 이제 겨우 세살 정도인 아이들 같은데
감기 걸릴까봐 꼭꼭 싸매던 우리네의 부모와는 사뭇 다름을 봅니다.
토요일이라서인지 젊은 아빠들이 눈에 띄고
의외로 아주 어린 꼬맹이를 데리고 탑니다.
품에 안겨 엄마 숨고르기를 느끼며 크는 캥거루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일찌기도 세상 바라보기 훈련을 시키는 걸까요,
전 왠지 아이가 추울까봐 여지없이 나약한 엄마의 마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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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는 스케이트와 달라 날이 없기 때문에
중심을 잡지 못하면 속도감을 낼 수 없고 넘어지기 십상이며
속도가 붙으면 살얼음 빙판길의 묘미를 스케이트 타 듯 즐길 수 있습니다.
친구와 어울려 타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자세히 보니
다리로 연결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방향감각을 잃으면 안되는지 시선도 같습니다.
해 맑은 모습이 빙판위에 얼 비치며 수정같이 맑은 그림을 그립니다.
저 알찬 우정이 커서도 간직되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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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나누면 줄어 들고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된다"
는 이치를 알기라도 한 걸까요.
친구가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친구를 기쁘게 해 주면 내 마음도 기쁠테니
있는 힘 다해 당겨 봅니다.
마음이 같으니 옷 색깔도 같습니다.
주인 잃은 썰매도 제 차례 기다릴 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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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도 부럽지 않습니다.
추위도 겁나지 않습니다.
타는 모습도 가지가지 입니다.
혼자 타는 썰매도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무릎이 아프지 않는지 내내 그러고 타는데
쌩쌩 거리고 휘익 지나는 아이들과 몇번이고 마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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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만 둘이여서인지 엄마와 딸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타는 모습이
남다르게 다가 왔습니다.
아이들 어릴때엔 자주 찾아 가던
서울대공원 눈썰매장이 새삼 가 보고 싶습니다.
자식은 엄마 품에 있을때에 가장 이쁘고 힘이 덜 든다더니
조금씩 알아 가는 것 같습니다.
엄마의 바다, 늘 그 자리에서 자식을 안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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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 타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멋쟁이 아빠 제게 옵니다.
얼음썰매장에서 멋진 한 컷을 담고 싶은게지요.
멋쟁이 아빠네 썰매는
엄마썰매를 선두로 아빠썰매가 뒤를 따랐는데
함께 타기도 합니다.
아빠의 믹음직한 다리로 결속을 합니다.
어딜 가든지 가족이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정겹고 아름답습니다.
웃음이 넘치고 사랑이 넘치는 가정은
나의 행복임과 동시에 나라의 힘이기도 합니다.
밝은 미래를 여는 세상,
이 겨울엔 아이들과
움츠리지 마시고 겨울 속으로 당당히 걸어 나가
얼음썰매를 타 보시고 멋진 추억도 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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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썰매 타는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사진의 얼음썰매장은 경기도 시흥 장곡동에서 들어 간 곳 입니다.*** 해린.
첫댓글 언제 였던가 !!~~참으로 오랜만에 저 모습 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