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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있을 수 없고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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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두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덥썩!!!
어마어마한 기세로 달려온 건우가, 다른 여자들에 비하면 큰 키지만 자기에 비하면 어린 아이나
다름없는 소우를 덥썩 끌어안았다.
소우는 예상치 못한 건우의 품에서 빠져나오려 버둥댔지만, 그럴수록 건우의 팔은 점점 더 억세게 소우를 죄여왔다.
"이거 놔!!"
"누나!! 보고 싶어서 미쳐죽을 뻔 했어!!"
"난 숨이 막혀서 미쳐죽겠다."
"누나! 선우건 새끼가 누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건 아니지? 응?"
"네놈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잖아. 어디서 날 죽이라는 청부라도 들어온 거냐?"
"그럴 리가 없잖아!!"
"그럼 이 팔 좀 놓아주겠어?"
그제야 광분한 건우가 몸과 마음을 좀 침착하게 만들고는 소우를 놓아줬다.
건우가 억세게 죄고 있긴 했었는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서 얼굴이 벌개진 소우가 인상을 찌푸리며 신발을 벗었다.
"앞으로 날 죽이려거든 이 방법은 사용하지 마. 아주 괴로우니까..."
"내가 누날 죽일 리가 없잖아!! 강우 형이라면 모를까!!"
"지금 너의 행동으로 봐선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야."
소우가 건우의 듬직한 어깨를 툭 밀치며 거실에 발을 올렸다.
성민은 건우를 향해 싱긋 미소를 지어 인사했지만, 건우는 팩 토라져 고개를 돌리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아무래도 성민 때문에 소우가 남장을 하고 OMG의 소굴에 들어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모양이었다.
모든 것은 강우의 재미로 인해 시작된 일이건만....
"아아. 사랑하는 아우가 왔구나. 성민이도 왔는가?"
소파에 앉아 두꺼운 학술 서적을 읽고 있던 강우가 반갑게 소우와 성민을 맞아들였다.
소우는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소파에 털썩 앉아 머리카락을 꼬기 시작했고,
성민은 강우에게 인사를 하고는 소우의 옆에 앉았다.
홱 째려보는 소우의 매서운 눈빛 때문에 곧 옆으로 자리를 옮기기는 했지만....
강우가 책을 내려놓고, 건우가 가지고 온 참외를 깎으며 물었다.
"그래, 소우야. OMG 멤버들과의 생활은 할 만 한 게냐?"
"할 만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아?"
"하하. 그래도 얼굴은 좋아 보이는구나."
"좋아 보인다고?"
소우가 눈을 번뜩였다.
강우는 그런 소우의 눈빛이 보이지 않는다는 듯 참외를 깎는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흰 살을 드러내는 참외를 멍하니 쳐다보던 건우가 두두두두 소우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꽤 무게가 나가는 건우가 앉자 소파가 풀썩 하며 주저앉는 게 느껴졌다.
"누나. 정말 아무 일도 없는 거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온갖 카리스마 있는 행동을 하면서 소우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건우가
걱정이 가득 담긴 눈으로 물었다.
소우가 피식 웃으며 건우의 붉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1cm도 되지 않게 깎아 빨간색으로 염색한 머리는 건우가 그리도 좋아하는 슬램덩크의 강백호 스타일을
따라한 것이었는데, 건우의 무대뽀 성격이나 강하고 남자답게 생긴 외모 자체가 워낙에 강백호와
많이 닮아 있어서 건우의 주위 사람들은 건우를 강백호 판박이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소우에게 건우는 그저 덩치만 큰, 순한 강아지일 뿐이었다.
건우는 소우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이 기분 좋은 듯 눈을 감고 소우에게 부비적거렸다.
소우 남매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경악을 할만한 모습이었지만,
건우의 이런 모습을 많이 봐온 성민은 강우가 포크로 찔러준 참외를 먹으며 강우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이사한지 하루밖에 안 됐어. 무슨 일이 생길 리가 없잖아."
"하지만... 역시 걱정이 된다구! 그 선우건 새끼는 워낙에 여자 관계가 복잡하잖아.
툭 하면 여자가 바뀌고, 스캔들 무지 많이 나고.... 그런 놈의 근처에 누나를 놔두다니...
정말 사양하고 싶은 일이란 말이지. 제기랄!! 학교만 아니면 내가 가서 그 새끼를 패죽이는 건데..."
"그럼 OMG는 해체되고 난 집에 돌아오겠지. 아주 간단한 방법인데?"
"그치? 난 누나를 위해서라면 그 빌어먹을 새끼를 죽여줄 수도 있어."
"아주 고마운 말이지만 사양할래. 내 사랑하는 동생이 그런 놈의 피를 손에 묻혔다는 이유로
살인자가 되는 것은 싫으니까.... 이왕 살인자가 되는 거라면 미국의 대통령 정도 되는 인물을 죽여서
역사에 남을 살인자가 되는 것이 좋지 않겠어?"
"하긴.... 역시 누나는..."
정말 감격한 표정으로 소우를 쳐다보는 건우.
성민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이왕이면 살인자가 되지 말라고 말하는 게 정상 아닐까?"
"형은 우리 남매 사이의 대화에 끼어 들지 마시지!"
"으휴... 건우 너... 아직도 화난 거냐?"
"화가 안 나게 생겼냐? 나에게서 누나를 빼앗은 거잖냐! 제기랄! 형만 아니었으면 나한테 많이 맞았다.
계급장 떼고 맞짱 한 번 뜰까? 앙?"
"하하. 사양할란다. 건우 너의 주먹은 이 근방 조폭들 사이에서도 유명하잖냐.
괜히 맞아서 며칠 입원해 있고 싶지 않아. 그럴 틈도 없고......."
"성민이. 건우보다는 나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줄 수는 없는 건가?
우리 집에 올 때마다 내가 아닌 건우나 소우에게 더 관심을 보이니,
여간 섭섭한 게 아니네, 그려."
강우가 못내 아쉽다는 표정으로 몸을 굽혀 성민의 팔 위에 손을 얹었다.
소우의 한 쪽 입술 끝이 싸늘한 원을 그리며 올라갔다.
소우가 뭐라고 한 마디 하려는데, 건우가 얼른 가로막으며 소우를 꼬옥 끌어안았다.
소우가 사랑스러워서 미치겠다는 태도였다.
소우 본인은 상당히 귀찮아 보였지만....
"한데... 여긴 어쩐 일인가? 성민이 자네야 상관없겠지만, 자네가 소우와 둘이 자꾸 우리 집에 들락날락하면
별로 좋지 않을 텐데 말이네. 내게 긴히 할 말이라도 있는 건가?"
"아아. 나야 뭐.. 잠깐 널 좀 보려고 온 거고... 소우는...."
성민이 소우를 돌아봤다.
건우의 품에 안겨 있던 소우가 말했다.
"내 방에 있는 정수기를 가져가려고 왔어."
"그런 건 나한테 말하지. 내가 하나 사줄 텐데..."
"있는 걸 사용하면 되지, 굳이 돈을 낭비할 필요는 없잖아."
"하지만... 여기 혼자 와서 혼자 가지고 갈 생각이었냐?"
"혼자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건우가 외쳤다.
"당근 내가 옮겨다줬지!!"
"혼자서도 충분히 가져갈 수 있었어."
건우를 무시하며 소우가 말했다.
"저녁 먹고 갈 건가?"
강우는 왜 온 거냐고 자기가 물어놓고선, 전혀 관심 없다는 듯이 말했다.
소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난 그냥 갈 거야. OMG 녀석들이랑 해결봐야 할 문제가 있으니까..."
"흐음... 그런..............."
"뭐라굿!! 문제?!"
건우가 크게 외치며 소우에게 달려들 듯 물었다.
"대체 무슨 문제? 역시.... 선우건 새끼가 누나를 건드린 거지? 응? 그 새끼!! 내가 죽인다!!
내가 죽여버릴 거라구!! 누난 그냥 여기에 있어!! 내가 확실하게 해결보고 올 테니까!!"
"건우야..."
"괜찮아, 괜찮아!! 그 새끼가 좀 놀다온 새끼라는 건 알지만, 그래봐야 한 주먹감이야!
날 이길 사람이 드물다는 건 누나도 알잖아!! 확실하게 손 봐줄게! 걱정 마!!"
"건우야..."
"에휴.. 우리 누나. 정말... 마음 고생 심했지? 그 더러운 새끼를 그냥 확!!!"
"이/건/우! 사람 말 좀 들어라."
"듣고 말고 할 것도 없어! 백이면 백 전부 그 새끼가 잘못한 걸 테니까...."
"그래. 걔들도 잘못했지만 내 잘못도 있기는 하지. 걔들이 얼마나 속이 좁고, 한심한 애들인지
차마 깨닫지 못하고 걔들을 대했으니까...
지금 그 녀석들과의 관계가 상당히 좋지 않아. 절대 친해지고 싶지 않은 부류의 인간들이긴 하지만,
앞으로 한 집에 살며 한 팀으로서 일을 하려면 아무리 싫어도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유리하니까...
걔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어른스러운 내가 굽히고 들어가야겠지."
"헤에... 소우 네가... 굽히고 들어간다고?"
성민이 믿을 수 없다는 어조로 말했다.
소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러면, 뭐... 별 다른 방법이라도 있는 거야?"
"그런 건 아니지만... 한 번 잘 해봐라."
"고맙군, 그래."
건우가 징징대며 붙잡는 것을 뒤로 하고 합숙을 하고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건우가 정수기 옮기는 것을 도와준다며 따라오려 했지만 괜히 데리고 왔다가
건과 커다란 싸움이라도 붙을까 걱정스러워 좋은 말로(라고 소우는 주장하지만, 절대 좋은 말은 아니었다.
첫댓글 >_ < 다시봐두 재밌어요 백묘님 팬카페에서 봤던건데...언제나 재밌네요!!특히 그 말빨요!!
재미있네요-열심히 읽겠습니다^□^
너무너무 재밌어요.// 5편 진짜 기대되요.//
ㅋㅋㅋ
>< 재밌어요!담푠 원츄!
ㅋㅋ 음식앞에서는 점부 스타일 구기는군>.....<
하루 굶으면 눈 돌아간다는 말이 딱이네 ㅋㅋㅋㅋ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