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냐 내 일일 확진자 400명 이상 급증세, 총확진자 1만 명 넘어 -
- 코로나 방역제품의 지원을 통한 우리 방역제품 홍보 및 진출기회 열어 -
지난 6월 18일 케냐 보건부 청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대케냐 방역물품 지원식을 개최했주케냐다. 주케냐 한국 대사관의 지원 아래 한국 비정부기구인 굿네이버스, 주케냐 한인회가 자체 모금해 마련한 40만 달러(약 4억6000만 원) 규모의 방역물품을 케냐에 기증했으며, 이 기증식을 기회로 K-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와 관련한 우리 기업들의 진출을 기대해 본다.
민관합동으로 이뤄진 기증식
케냐에 대한 코로나19 대응 우리 방역물품 기증은 주케냐 한국대사관, 코이카, 굿네이버스, 한인회, 나이로비 무역관이 합동으로 관여했다.
기증식 현장
자료: 재케냐 한인회
케냐 주재 한국 비정부기구인 굿네이버스는 진단키트 및 마스크 기부 구매 예산을 확보해 한국의 진단키트를 수입했으며, 주케냐 대사관을 통해서 전달했다. KOTRA 나이로비 무역관은 진단키트 수출을 위해 현지 수입수입 절차, 호환 가능한 기술 사양 등의 시장 조사를 시행하고 이에 부합하는 국내기업을 발굴, 연결해줬고 운송비를 지원했다. 또한 재 케냐 한인회에서도 케냐에 거주하는 교포들이 자체적으로 모금을 해 2만5320달러(약 3000만 원)를 굿네이버스에 전달, 방역물품 구입에 힘을 보탰다. 외교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카지아도 지역 키텐겔라 주립병원에 20만 달러(약 2억4200만 원) 상당의 의료물품과 기자재 등을 유엔 입찰로 조달해 지원하기로 약속했고 KOICA 연수동창회 케냐지부(KAKC)는 1만1568달러(약 1400만 원) 상당의 원격 체온계 137개를 현지 3개 주 정부에 기증했다.
이 모든 과정에 주케냐 한국 대사관에서 케냐 보건부와 적극 관여했으며, 현지 수요를 파악하고 수입 시 케냐 관련 기관 승인 및 통관 등의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지원해 명실공히 민관합동의 합작품으로 행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케냐, ‘코로나19 대응에 한국의 경험 및 모범사례 공유 기대’
이날 전달식에서 최영한 한국 대사는 “이번 방역물품 지원을 계기로 양국 간의 우호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모차체(Mochache) 케냐 보건부 차관은 방역물품 지원에 대해 감사하며 “코로나19 대응에 관련해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에 대한 경험과 사례를 공유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코로나19의 대응에 있어서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에 대한 현지의 반응도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콘자테크노폴리스개발청 청장은 이미 한국과 케냐 콘자시티에 KAIST건설 사업을 하고 있는 친한 인사여서 그런지 맨 먼저 이 행사에 대한 차관의 트위터를 무역관에 보내고 고마움을 표명했다. 케냐 보건부도 홈페이지에 전달식 내용을 보도하면서 보건부 차관이 “한국의 형제 자매들이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힘을 얻게 됩니다. 고맙습니다.”(“We are encouraged to know that our brothers and sisters in Korea are standing with us during this difficult time. We say asante!,”)라고 언급한 점을 강조했다.
콘자청CEO 메시지(좌) 및 케냐 보건부 게재 기사(우)
자료: KOTRA 나이로비 무역관, 케냐 보건부 홈페이지
케냐의 코로나19 확진 현황은 갈수록 심각해져
케냐는 3월 15일에 첫 확진자가 발생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 5월 중순까지만 해도 매일 확진자가 두 자릿수였으나 6월부터 매일 세 자릿수로 증가했으며, 7월이 접어들어 최근에는 400명 이상 확진자가 늘고 있다. 7월 14일 기준 일일 확진자는 497명이며, 누적 총 22만1234건의 진단이 이뤄져 총 1만791명이 확진, 202명이 사망하였다. 검사자 대비 평균 확진자 비율은 4.9%이며, 확진자 대비 사망률은 1.87%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케냐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추이 (2020년 7월 14일 기준)
(단위: 명)
자료: 케냐 보건부
코로나19 방역 전략, 살아남기냐? 경제 살리기냐?
케냐 정부는 코로나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도 지난 7월 6일 대통령 대국민 연설을 통해 단계적인 경제 해제조치를 단행했다. 대통령은 연설에서 “제제조치 해제를 위한 최적의 조건에 도달한 것은 아니나 지역별로 대응 가능한 수준의 준비(Reasonable level of preparedness)가 된 것으로 판단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단계별로 해제한다”고 밝히고 야간 통행금지 (저녁 9시-아침 4시간) 조치는 30일 추가 연장하나 나이로비, 몸바사, 만데라 지역 봉쇄령을 해제하고 국내항공은 7월 15일부터 국제선은 8월 1일부터 재개할 것을 지시했다. (단, 21일 안에 확진 급증하면 다시 봉쇄할 수 있다는 조건을 언급했음.)
하지만 일부에서는 매일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상황과 코로나 환자 폭증에 대비한 의료 대비책이 취약한 점, 현지 전문가들이 9월이 지나야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는 점 등을 지적하며 경제 살리기도 좋지만 조급한 완화조치로 인해 국민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는?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케냐 내 의약품 및 의료기기 조달을 전담하는 정부기관인 케냐 의료품조달청(Kenya Medical Supply Authority, KEMSA)라는 기관을 통해 진행이 된다. 현재 주로 공여국들의 무상 원조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 공식적으로 진단키트 입찰 내지 구매 의향을 밝힌 바는 없다.
의료품 조달청 담당자는 유선 인터뷰에서 “케냐 내 대부분의 테스트 키트는 PCR방식으로 진행 중이며, 항원항체 반응 진단방식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 테스트 키트 수출을 위해서는 케냐 식약청 PPB 절차를 따라 수입 승인을 취득해야 하며, 한국 제품은 정부 간 기증을 통해 보건부에 전달된 사례 외에는 아직 상용으로 보급된 바는 없다. 주로 유럽산 로쉐, 미국산 애봇 제품이 무상 원조 등을 통해 많이 보급돼 있는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다만 한국이 방역에 성공해 많은 나라의 찬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케냐에서 한국의 K-방역에 대한 뉴스기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워낙 해외 원조에 의존하는 데다가 중국의 의존도가 높은 것이 주 원인이긴 하다. 하지만 기회가 되는대로 한국의 방역물품 지원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방역사례가 케냐에 잘 알려져서 앱을 활용한 접촉자 추적 검사 및 검진, 항제를 활용한 즉석 진단법 등이 적극 홍보돼 우리 중소기업의 진출 기회가 더욱 커지길 기대해 본다.
자료: 케냐 보건부, 케냐 현지 일간지 종합, 자체 인터뷰, KOTRA 나이로비 무역관 보유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