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이 바다로
물결출렁이는 흰빛 등대고운 곳에
산들이 줄지어 서고
산아래엔
옥빛바닷물이 안개처럼 일렁인다
섬빛 고운 날에
바다에 멀찌기 떨어진 산들이
지리산준령처럼
하나로 서고
산속에 든 마을처럼
바다는 얼굴조차 감추고 만다
섬빛 가냘픈 바닷가에서
산들을 보니
바다가 아니라
지리산 천왕봉 오르던 그 길가의 산마루들이
여기에 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다가 온다
지리산 준령마다
봄이면 철쭉 물결치듯
섬산마다 진달래 꽃물결 파도를 그린다
짱뚱어처럼 억센 섬 사람들처럼
섬산은
무쇠처럼 말없는 소나무사이에
고운빛 진달래 숨겼다가 보여 준다
산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고향이래야 수천리
보이지 않는 산너머엔
뙤약볓에 검게 그을린 아주머니
밭에서 마늘밭메다가 바다를 보고 있겠지
바다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거린다고
첫댓글 금수산동네 님! 고운 시에 향기가 납니다.
증도소식을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로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