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곳에 계시는 동안 당신이 시집올 때부터 죽을 때까지 살던 이 집에서 당신이 좋아하던 고구마를 굽네요 당신과 함께 먹을 땐 달달하던 군고구마가 쓰디쓰네요 쓰디쓴 요기로 허기를 채우고 컨테이너 고방 외벽 곳곳에 찌든 녹을 문지르고 먼지를 털어내고 물걸레질을 하네요 당신만큼이나 늙고 찌든 외벽을 단장하네요 선친의 손재주를 빌려서 페인트칠도 시도하네요 지팡이 짚고 아장아장 걸어서 오시든 휠체어에 앉아서 흔들흔들 오시든 당신 돌아오시면 환하게 웃으라고 봄비 같은 겨울비 내리는 오늘 이 딸내미 혼자 낯선 일을 벌이네요 하염없이 내리는 겨울비는 훌쩍훌쩍 젖어드는데요 당신 계시는 그곳은 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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