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비행여행이 마치고 드디어 호주라는 어마한 대륙에 발을 디뎠다.
아니 발 디디기 전에 먼저 호주 검역당국에 걸려서 못 디딜뻔 했다.
사실 비행기에 내리자 마자 입국심사를 대비해 맘 단단히 먹고 속으로 영어를 읆죠렸으나 왠 걸 우릴 보고 한 마디 말도 없이 통과다. 내심 허무한 우리들은 너무도 거만하게 검역라인에 서 있었다. 아참 검역라인에 들어서면 두 줄이 있는대요. 한 줄은 검역신고 해야 하는 줄이고, 나머지는 신고없는 줄인데, 저희는 신고없는 줄이었거덩요.
차례가 되어서 자신만만 가방을 열었더니 흑인계열의 그 공무원 굉장한 빠른 영어로 뭐라 한다. 그러더니 못 알아듣는 것 같으니깐 그냥 막 자기 쪽지에 적기 시작하는기라. 순간 벌금무는 게 아닌가 싶은 마음에 뭐라고 다급히 말은 꺼내보는데~
결과인 즉슨 "햇반"이 문제였습디다. 호주 그 공무원 알더라구요. 한국인들이 햇반을 얼마나 싸왔으면...
그래도 저 질래라 " 이건 익혀진 음식"이라고 했더니 "all kinds of foods"랍디다. 히히~ 우리 팀 햇반 무거워서 각자 나눠 가진 탓에 모두 걸렸음다. 다행히 벌금은 물지 않고, 신고사항에 넣을 거라고만 해서 떨리는 가슴안고 통과하였슴다.
에구구~ 첨부터 힘빠진지라 시간이 어떻게 되었는지 몰랐는데 도착하니 아침 8시밖에는 안되었더구여. 여기에 와서 잴 먼저 해야할 일이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주셨던 현지여행사 찾아가는 일이라 밖엘 나섰더니 어설픈 영어의 아시아계 아저씨가 "셔틀버스" 타라고 자꾸 권합니다.
얼마냐고 했더니 각자 8달라 내라고 합디다. 우리 생각보다 비싸다고 택시타고 갈거라 큰소리 칩니다.
근데 택시는 잘 안보이고 적어왔던 책을 보니 "셔틀버스 8달러가" 맞더라구요....에구구 큰소리 쳤는데..그래서 숨어있다가 그 버스 가고 난 후 다른 셔틀버스 아저씨한테 태워달라고 졸랐슴다.
음~ 차를 타고 가는 동안 느낌 호주의 첫 인상은 한국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머 길가에 야자수라도 있을 줄 알았더만. 너무나 특별할 게 없는 시드니~
우리는 avllion hotel앞에 내려서 ozzie travel 을 드디어 찾았다.
고마우신 사이몬 오빠와 민지씨 ~ 우리 여행의 모든 에약을 맡아주셨다.
제가 계약을 여러차례 번복하여 귀찮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이참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요~
일단 급한 계약건부터 확인한 후 뉴질랜드에서 돌아오는 날(토요일) 저녁을 함께 하자고 약속 한 후 백팩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한인 슈퍼에 들릴 생각으로 그 일대를 샅샅이 뒤졌으나 사이몬오빠가 말해준 그곳에 한인 슈퍼는 없었다.(마지막날 알고보니 너무 쪼그만해서 우리가 못 본거였다. 한호슈퍼~) 속으로 오빠를 무진장 원망하며, 무거운 짐을 더 이상 끌고 다니지 못해 우리는 택시를 타고 백팩으로 가기로 했다. 근데~ 사이몬오빠 말로는 걸어서 10분거리라더니만 택시를 타고도 10분 넘게 가는 것이었다.
하버시티백팩~ 겉으로 보기엔 깔끔했다. 그러나 접수를 마치고 들어간 방은 우리를 넘 놀라게 했다. 며칠후 만난 한국대학생 말로는 이 정도면 백팩중에선 괜찮은 편이라는 말에 또 한번 놀라긴 했지만~
암튼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잠자리가 채 정리되지 않은 이층침대와 수납함 뿐..거기다 바닥은 한 1년 넘게 청소안 한 듯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었다. 충격먹었다. 우리가 충격 먹었는데 울 팀장님 얼마나 황당하셨을까~ 서로 눈치만 보다 배낭여행이 이렇지 뭐~ 하면서 짐을 추스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충 짐을 수납함에 넣고 밖으로 나왔다. 사실 좀 쉬고 갈 요량이었으나 충격이 큰지라 대충 옷만 챙겨입고 나왔는데~
시드니 넘 추웠다. 이쉬~ 반팔만 잔뜩 가져왔건만 와 이리 춥노~
숙소가 하이드파크 근처라 그 일대를 돌 요량으로 나왔건만...영마니 갑자기 한기가 느껴지며 몸이 늘어지며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기 시작했다.
먼저 성당(이름 생각 안남)에 가서 돌아보고 사진도 찍었는데..영마닌 아파서 계속 "언냐! 물 좀 사줘~ 목마르고 힘들어"라고 노래를 불렀다.
흑흑~ 언니를 내 말 무시하며 사진찍기에 열중이다. 삐진 영마니 저쪽 뒤에 처지며 눈물을 머금었다.(이쉬~ 아파죽겠는데...짐짝 취급당하고야)
성당 맞은 편 공원 분수대를 거쳐 드넓은 공원(뭐라고 그랬는데 - 정말 넓더라구요. 입구도 못찾고 헤매이다) 배가 고파 그 안에 간이 레스토랑에서 피자와 계란말이 비슷한 걸 먹었다. 진짜 맛없었다. 아무리 허기를 떼울려고 하지만~ 김치가 그립다. 벌써...
여하튼 그래도 정신을 좀 차린 우린 맥콰리 부인 의자를 찾으러 헤매이다 아무 의자가 앉아서 사진을 찍은 후 바닷가 길을 따라 오페라하우스까지 갔었다.
다들 알다시피 오페라하우스야 기대보다 볼 게 없었는데, 힘없이 축쳐져서 의자에서 우린 지나가는 사람 구경에 들어갔었다. 관광객들 중 단연 동양3개국 출신이 많더이다. 그 특징을 보자면 일본은 젊은 커플들이 단연이었고, 중국(놀랐슴다. 잘사는 사람이 이렇게 많나?)사람들은 대부분 가족단위로 촌시러운 옷차림새를 뽐내고, 마지막으로 한국사람들은 다 관광패키지로 온 아즈매들 이었다. 상상이 가잖우. 70년대 옆줄로 쫙 서서 사진찍는 풍경들~흐흐
여하튼 우린 몸이 넘 피곤한지라 어떻게 몸을 이끌고 록스까지 갔는지 몰겠으나 암튼 하버브릿지 입구까지 갔다가 택시타고 백팩으로 돌아왔다.
저녁은 기억도 안난다. 아마 그나마 가져간 햇반이랑 김이랑 어떻게든 데워서 먹은 것 같은데~ 난 그대로 토하고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더군다나 먹기싫은 피자 먹고 채하기까정~(어지러워-잉)
그대로 시체되어 몇 시간을 잤는지 모른다. 그래도 일행들은 밥먹고 테이스터스 초이스까정 한 잔 때리고 들어왔는갑더라. 암튼 내일 새벽 5시에 뉴질랜드로 가야 할 몸이기에 짐을 좀 챙길려고 사물함에 내 짐들을 꺼낼려고 하는데 열쇠가 안 맞는 것이었다.
이론~ 정작 내 열쇠는 짐과 함께 안에 넣어놓고 그대로 열쇠 잠군게 아닌가? 앙앙 왜 내 열쇠만 이렇노, 왜 나만~ 흑흑 서러움의 연속이당.
1시간을 붙어서 다들 쑈를 하다가 접수인에게 일단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는데~ 이 나라 사람들 정말 이상하다. 사람이 왔으면 하던 전화도 끊고 "may l help you?" 해야 하는 거 아닌강? 내가 그 주위를 돌며 똑바로 쳐다보기를 수십번 했건만 고개를 틀어서 전화를 15분 넘게 한다. 된장~
드디어 전화를 끊었다. 웬걸 전화 길게 할때는 언제고 억수로 상냥하게 웃는다. 내가 이차저차한 사연을 말하니 엄청나게 큰 가위를 들고 맨발로 울 방까지 온다. 억수로 간단하게 열쇠를 잘라낸다. 어쨌거나 배리배리 땡큐당~
이젠 이놈의 이층침대를 해결해야 한다. 무슨 침대가 중간에 막힘도 없이 한 번의 몸부림으로 땅바닥까지 떨어질 추세다. 우린 침대매트를 내려서 자기로 햇다. 나란히~ 원래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할 판~
앞으로 4번이나 여기서 자야 하건만...함 참아들 보기로 했다.
긴 하루였다. 내일 뉴질랜드 가기 전 택시 콜을 부탁하고 서글펐던 시드니의 첫날을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