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운동을 하고 있는지라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부담이 없는 요즈음이다. 집에서 가까운 뚝섬이고 뛰기 좋은 4월이라 신청한 대회다. 나무와 식물들은 각자가 맡은 역할에 맞게, 주위에 온통 꽃으로 피워내어 제 몸들을 뽐내고 있다. 푸른 잎을 빼꼼히 내밀고 있는 풍경도 보기에 좋다. 세상사가 일장일단이 있는 법, 경치는 좋은데 미세먼지가 극성이어 시계가 뿌옇고 밖에 나가기가 꺼려지기도 한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어서 일어나자 밖을 보니 시계가 역시 뿌옇다.
간단한 아침식사후 마스크를 착용하고 길을 나서 전철로 대회장에 이동한다. 이른 시간임에도 전철은 제법 탑승객이 많다. 뚝섬공원 대회장은 출발전 차분한 분위기이다. 시끌벌쩍 오버하지 않는 점은 좋았다. 강건너 강남과 한강주변의 풍경들이 뿌옇다.
준비운동후 9시에 출발했다. 풀코스 주자들이 많지 않고, 풀코스만 먼저 출발하여 주로가 붐비거나 치고 나가는데 문제 가 없었다. 오늘 목표시간은 3시간 18분 안쪽으로 잡았다. 키로당 4분 40초, 5키로 23분 40초로 세팅하여 도전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키로당 랩, 5키로 랩 계획대로 진행되었고 몸상태, 숨소리등 초반 무리가 없었다. 5키로까지 마스크를 쓰고 달리다가 숨쉬기가 불편하여 벗어버렸다.
버드나무 가지는 연두빛으로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었고, 주로옆 개나리는 노랗게 꽃을 피어내고, 민들레 노란꽃도 사방 에서 제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진보라 제비꽃도 주로옆에서 미풍에 몸을 떨고 있었다. 아차산과 망우산에는 벚꽃과 잎을 피운 푸른색으로 아련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구리공원을 지나 1차 반환점 무리없이 돌았다. 16~17키로 올림픽대교 인근 지점에서 10키로 주자들을 만났다. 반환점을 돌고 동료들과 한가하게 담소를 나누며 걷는 주자가 대부분이고 뛰는 주자는 없다. 주로를 막고 있어서 피하여 달리다 반대편에서 속도가 제법 붙은채로 오는 자전거에 급정거를 하기도 했다. 페이스가 흐트러졌다. 달리는 의욕도 조금은 떨어졌고, 이해해야 하는데 신경이 곤두섰다. 표정도 이그러졌으리라.
1세트를 마친후 다시 출발점에서 2세트를 향하여 달려갔다. 달리는 속도가 무뎌졌다. 5키로를 지나 10㎞ 주자들이 없어 졌으며 간간히 오는 하프, 풀 주자와 맞닥뜨렸다. 간간히 뒤에서 들리는 발자욱 소리는 금새 나를 추월해 가고 반환점까지 가기가 좀 힘겹다는 생각을 했다. 구리공원을 지나고. 랩타임을 보면서 오늘의 목표했던 기록에 대한 끈도 놓아버렸다. 다시 반환점을 돌고 끈을 놓았으니, 몸은 종용하지 않는 힘든 마음대로 슬로우로 움직였다.
36키로 지점에서 지역사회 천리마 형님이 쌩하니 지나쳐갔고, 39키로 지점에서 100회 클럽 형님이 지나쳐 갔고, 지나쳐 지나쳐..... 갔다. 나는 달리다 걷다가......걷다가.....달렸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후반 힘듬이었다. 함께 달리는 동료도 주자도 없으니 후반 더 힘들게 느껴졌다. 거리를 힘들게 늘어진 시간으로 달려 골인했다. 골인후 힘듬을 한참을 앉아 있음으로 몸을 달랬다.
너무 지나치면 아니한만 못하다라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한자성어가 딱 어울리는 나의 오늘 대회 참가 달리기였다. 그래도 목표했던 랩을 하프까지 달려보았던 것도 좋았다. 일단은 달려보아야 나중에 몸이 기억할테니. 다음을 기약하며 지역사회 형님 차를 타고 편하게 귀가하는 도로에는 온 동네마다 벚꽃들이 하얗게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 05㎞ : 23:21 - 10㎞ : 23:18 - 15㎞ : 23:58 - 20㎞ : 24:02 - 25㎞ : 25:37 - 30㎞ : 27:20 - 35㎞ : 29:50 - 40㎞ : 36:16 - 42㎞ : 14:38 - 완주 3:48:16
힘!!! |
첫댓글 별로 좋지 않은 날씨에 노고가 많았네,,
하프이후 많이 힘들었구먼.언능 회복하게나~~힘
에고~출발은 좋았는데 후반에 몹시 힘드셨군요. 또하나의 기록을 남기심을 축하드리며 회복 잘 하시기 바랍니다.힘!
들풀도 들꽃도
나 여기있오 외치는 소리가 들리듯한
한강번에서
초반에 계획한데로 멋진달리기 했구요.
역시 멋쟁이 영기씨 힘!!!!!
나도 토욜 예산에서 즐기고왔죠 말톤을~~~
새벽 수고 많았어. 피로 빨리 회복하고
다음대회에서 선전하길 바랄께. 힘
빨리 달리면 보지도 느끼지도 못할것들을 보고 느끼고 즐기며 달리는 모습 부럽습니다.ㅎ
달리는게 곧 힐링이듯...힘!
풀코스 달리고 완주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크나큰 행복이지요. 새벽님 힘 ! 언능 회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