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비를 멈추게 할 것인가? 〈Who'll Stop the Rain〉
미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C.C.R.(Creedence Clearwater Revival)의 대표곡 〈Who'll Stop the Rain〉이다. 1970년에 발표된 이 노래는 표면적으로는 멈추지 않는 비를 노래하는 듯하지만, 그 속에는 당시 미국 사회가 겪던 혼란과 베트남 전쟁의 비극에 대한 깊은 탄식이 담겨 있다.
당시 수많은 젊은이가 전쟁터로 떠났다. 전쟁은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고, 끊임없는 희생과 상처를 남겼다. 작사자인 존 포거티는 '비'라는 자연현상에 빗대어 그치지 않는 전쟁과 사회적 혼란,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무력감을 표현했다.
노래에서는 "누가 이 비를 멈추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반복된다. 정치인들은 새로운 정책과 계획을 내놓으며 세상을 바꾸겠다고 장담하지만, 현실에서는 고통이 계속될 뿐이다. 결국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아야 하는 이는 힘없는 시민들이다. 그래서 이 노래는 "누가 이 고통과 혼란을 끝낼 수 있는가?"라며 아프게 반문한다.
이런 의미를 담은 팝송을 어제 한 시니어 모임에서 다시 들을 수 있었다. 젊은 시절에는 가사의 깊은 뜻도, 노래에 녹아 있는 시대의 아픔도 모른 채 그저 흥얼거리던 곡이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들으니 청춘의 날로 돌아간 듯 반가우면서도, 우리 삶에 여전히 쏟아지는 비(고통)를 향한 탄식이 가슴 깊이 들려오는 듯했다.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 인생에는 여전히 그치지 않는 비가 내린다. 노화와 질병, 이별과 재난, 그리고 전쟁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스스로의 힘으로는 멈출 수 없는 비가 있음을 배운다. 인생의 폭풍우 앞에서 속수무책일 때, 과연 누가 이 비를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존 포거티가 이 곡의 녹음본을 집에 가져가 틀었을 때, 당시 4살이던 아들 조슈아가 음악을 듣고 "아빠, 비 좀 멈추게 해줘(Daddy, stop the rain)"라고 말했다는 귀여운 일화가 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는 아빠가 비를 멈출 능력이 있다고 믿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현실에서는 누구도 인생에 쏟아지는 폭풍우를 홀로 막아설 수 없다.
그렇다고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비를 멈추게 할 단 한 분이 계신다. 예수의 제자들이 갈릴리 바다에서 거센 풍랑을 만났을 때, 그들의 힘으로는 폭풍을 잠재울 수 없었다. 그러나 절망의 순간 찾아오신 예수님께서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자 바다는 이내 고요해졌다.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폭풍이었으나, 하나님이신 예수님께는 그것을 잠잠케 하실 권세가 있었다.
"누가 비를 멈출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 노래는 불가능의 절망을 탄식하지만, 믿음의 주요 우리를 온전케 하시는 주님 안에서 우리는 분명한 해답을 찾는다. 하나님은 우리의 힘으로 멈출 수 없는 삶의 비와 고통을 멈추게 하시는 분이다. 비록 우리가 원하는 때에 즉시 비가 그치지 않을지라도, 우리는 비가 내리는 동안 하나님을 바라보며 다시 인생의 맑은 날을 소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