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친정집 장조카가 결혼하는 날이었다.
친정집에서는 처음으로 있는 결혼식이라 감회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첫조카..영민이는 늘 우리에게 기쁨을 주던 조카였다.
첫 조카가 태어나는 날, 우리 식구 모두 얼마나 기뻐하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늘 반듯하게 자라주었고, 교육열이 높은 강남에서 학원이나 과외없이도
학교 공부만으로도 아주 우수한 실력으로 서울대를 너끈하게 들어가 주었을때에는
정말 자랑스러웠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의 연구소에서 군복무겸 근무를 하다가
바로 그 대기업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어 안정된 삶을 열어가고 있는 앞길 창창한 젊은이이다.
신랑입장을 하기 위해 서있는 모습을 보니 언제 저렇게 컸을까 하는 마음과 함께 대견함이 들었다.
결혼식의 시작은 오늘의 신랑 신부가 자라온 모습을 영상으로 꾸며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이 되었다.
어릴 적 모습, 초등학교, 중학교, 그리고 학창시절의 모습에 이어 미리 촬영한 웨딩사진을
중심으로 설명없이 축하음악과 함게 영상으로 보여 준다음에
신랑과 신부의 어머님이 나란히 입장을 하여 화촉을 밝히고 서로 마주보고 인사를 나눈 다음
신랑이 입장을 한다.
신랑이 입장을 하고 난 후 ,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을 하는데
나도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을 했던 그날이 생각이 나서 가슴이 뭉클해졌다.
신랑에게 신부를 인도하기 전 신부아버지가 신부를 포근히 안아준다..
[이 장면을 지켜보는 언니의 얼굴이 살짝 보이네요...이 순간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품에서 이제 딸을 내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이야 정말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아닐까....
큰언니를 결혼 시킨 후...먼 하늘을 바라보며 눈물 지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신랑과 신부의 입장이 끝나고 결혼식 주례사를 하는데 주례로 모신 분은
현 서울대 **과학부의 학장이시고 재미난 것은 신부의 아버지와 같은 고향친구이며
중학교 동창으로 절친한 친구사이라고 한다.
조카는 연애결혼을 하는 것이고 조카는 서울대 다른과학쪽이라 직접적인 스승은 아니지만
어쨋든 인연이라는 것은 이렇게 저렇게 연결이 될 수있음에 신기할 뿐이다..
주례가 끝나고 신부의 남자친구라는 모 가수가 축가를 불러주는데
노래가 감미롭고 가수라서 그런지 정말 노래를 잘한다...
축가가 끝난 후 무슨 콘서트장처럼 신랑, 신부들 친구들의 환호성이 대단했다.
신부는 현재 의상디자이너로 역시 대기업에서 근무를 하는 재원이다.
신부들 친구들이 대부분 다 그쪽이라서 그런지 옷차림들이 마치 패션쇼에 나온 사람들 같아서
늘씬한 몸매와 멋진 옷차림에 자꾸 시선을 뺏기게 된다.
반면에 신랑 친구들은 하나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런가? 팔팔한 젊음보다는
점잖고 진중한 모습으로 대립이 되어 웃음이 나왔다.
결혼식은 생각했던 것보다 무척 호화스러웠다. 결혼식장도 일반 웨딩홀과는 다른 호텔식이었다.
신부의 아버지가 은행지점장 출신이라서 하객들도 참으로 많았고 식장입구에 화환들이 즐비했다.
식이 끝나고 그냥 식사만 하는 줄 알았는데..아래층에 마련된 피로연회장에서
또 다시 사회자가 있는 가운데 피로연행사를 또 진행을 한다.
어느새 다른 파티복으로 갈아입은 신랑과 신부가 입장을 하고 다함께 축하건배를 하면서
다시 축하행사를 진행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풍습이 참 많이 바뀌었구나...
느끼게 되었다..
피로연이 끝나고 나서야 폐백인사로 이어지는데 폐백인사를 받으면서
왜 그리 쑥스러운지...
내가 언제 이런 자리에 앉을 정도로 나이를 먹었을까......
내가 폐백을 드리던 적이 엊그제 같은데 .......
세월이 참으로 무상하다....
모든 식이 다 끝나고 큰언니집에서 우리 오남매가 모여 뒷풀이겸
수고하신 큰형부와 큰언니를 위한 모임을 가졌다.
나는 친정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임 중간에 아쉬웠지만
아버지를 만나러 친정집으로 갔다.
주무시고 계시던 아버지가 깨어나시더니 자주 못오는 나에게 서운함을 표하신다.
그러시면서도 엄마를 불러 몇번이나 계속해서 얘..밥 꼭 먹여서 보내라고 말씀을 하신다.
아버지 침대옆에 바싹 앉아서 조카 결혼식모습을 이야기 해드리면서
아버지 우리 5남매 다 키우고 시집장가 보내시느냐 힘드셨죠? 하였더니
내가 힘들지 않았고 너희들이 고생하고 힘들었지...........
말씀을 하시는데 아버지 눈가에 작은 이슬이 살짝 고인다.
부모는 늘 그렇게 자식한데는 미안함을 가지게 되나 보다......
자식하나 결혼시키는데 온 신경을 써서 그런지 많이 야윈 큰언니를 보면서
다섯을 보낸 내 부모님들은 마음안이 얼마나 야위었을까...........
덧글:
이번 결혼식을 보면서 나는 큰언니의 슬기로움에 감동을 받았다.
언니는 곱게 키운 다른 집 딸을 내집안 식구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사돈의 마음을 미루어 짐작을 하고 긴 편지를 써서 보냈나 보다...
곱게 키운 따님을 식구로 맞아 들이게 됨에 감사하는 마음과
친정부모님으로서 서운하신 그 마음을 다독여 드리는 글을 보냈다고 한다.
언니가 보낸 편지는 사돈이 되는 분들이 너무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하면서
다시 답례로 바깥사돈이 친필로 편지를 보냈는데
언니가 그 편지를 받으면서 역시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그 분들이 감동을 받았다고 했을때에는 그냥 감사하다는 마음이었는데
언니가 직접 편지를 받아보니...정말로 마음에 감동이 크더란다...
나도 이 다음에 우리 딸과 아들...결혼시킬때에 감사의 편지를 써서 보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첫댓글 감동적인 결혼식이였군요.....
내도 언젠가는 우리 딸 손잡고 식장에 들어가야 할텐디... 아까와서 못줄것 가토...ㅠ.ㅠ.
이제 그 조카가 아기를 가져 보세요. 그럼 빛님은 이모할머니가 되는건데 얼마나 이쁘고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감격 그 자체예요. 내 아이를 처음 안았을 때의 기쁨이나 환희와는 또 다른 사랑이더라구요.
남동생이 애기를 가졌다했을때 저도 얼마나 기쁘고 감격스러웠는지 몰라요~ 낳은 후에는 더 예뻤구요~~ㅎ
이모가 사진만 찍엇군 ㅎㅎ 신부 칭구들 진짜 이뿌다...저 중에 내 며느감을 왜 생각 키운지 나도 모르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