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어젯밤엔 왜 그런거야?"
밤새 힘들어하며 보대끼던 나에게 단이 물었다.
"모르겠어.꿈을 꾼 것 같은데 아마도 그 때문인가봐.별로 유쾌하진 않았
던 것 같거든."
단의 말대로 어젯밤은 나에게 너무 힘이 들었다.
식은땀은 흘러내리고 심장은 미친듯이 뛰어댔다.그리고 눈물이..났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오히려 다른때보다 몸이 더 가벼웠다.이상한 일이다.
"신음소리까지 내면서 힘들어 하던데 꿈속에서 대체 무슨짓을 한거야?"
단은 특유의 비트는 웃음을 지으며 흥미롭다는 듯 물었다.
갑자기 짜증이 밀려 왔다.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비에겐 연락은 해본거야?"
"그게 왠일인지 연락이 되질 않아.아마도 일부러 연락을 받지 않는 거겠
지.비가 집 밖에 나가는 일은 그녀가 사는 아파트가 무너져 내려서 죽어
버렸을 때나 가능한 일일 테니까.못된 계집 같으니라구."
"진짜 죽어버린거 아냐?난 아파트가 무너져 내렸다거나 가스 폭팔 사고
가 일어났다는 뉴스는 듣지 못했는데."
"아아..그래..그랬으면 얼마나 좋겠어.오늘같이 일부러 찾아갈 필요도 없
구 말이야."
"오늘 네가 한 말 중 가장 들어줄만 한 걸."
단은 가끔 이렇게 재치가 있기도 하다고 그의 특유의 비트는 웃음을 따
라 지으며 생각한다.
단과 함께 살면서 난 그를 많이 닮아갔다.
나에겐 원래 내 보습과 다른 내가 많이 있다.
실상 생각해보면 애초에 내 모습따윈 중요하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지금의 내 모습은 살아오면서 내 곁에 머물렀던 다른 누군가에게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닮아버린 것이다.
나는 그렇게 사람을 기억한다.
지나가 버린 사람,지금 내 곁에 머무르는 사람 그리고 떠나갈 사람들의
흔적을 나의 몸 어딘가에나 내 생활 어디쯤에 남겨 놓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사소한 것이어도 상관이 없다.
내가 그들을 기억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설사 그들은 나를 잊었을지라도.
단이 떠나도 난 계속해서 단의 웃음만은 지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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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 창작!
나의 소설
단적비연수2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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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1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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