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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11기 공군 조종장학생 원문보기 글쓴이: 민경욱(경남대11기)
#5 빨간마후라 휘날리며, 조종장학생
캠퍼스의 낭만과 조종사의 꿈을 동시에
꿈 많은 학창시절. 누구나 하고싶은 일도 많고, 할 일도 많을 때다. 나 역시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1997년은 내게 잊지 못할 해이다. 드디어 내 젊음을 바칠 수 있는 내게 꼭 맞는 일을 찾은 것이다. 대학 입학 후 진로를 고민하던 중, 친한 선배에게서 내 인생을 바꿔놓을 중요한 제안을 받게 되었다. 바로 공군 조종장학생의 길을 알려준 것이다. 그 선배 역시 조종장학생으로 공군장교로 입대, 빨간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시작된 공군 조종사의 길을 지금껏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어릴 적 한번쯤은 품었을 조종사의 꿈을 가진 이들에게 나는 자신있게 조종장학생을 추천한다. 일반 대학에 입학했다고 결코 늦은 것은 아니다. 4년제 대학교 1, 2, 3학년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게다가 조종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니 부모님께도 효도할 수 있는 길이다.
물론 조종장학생으로 선발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1, 2차에 걸친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첫 번째 관문은 필기시험. 국어, 영어, 수학, 국사 4과목을 치르게 된다. 대입 수능시험 수준의 문제이기 때문에 특별히 많은 공부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물론 고등학교 지식이 더 흐려지기 전인 1학년 때 도전하는 것이 쉬울 것이다. 1차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다면, 이제 공군사관학교에서 치러지는 조종사가 되기 위한 본격적인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신체검사와 체력검정, 면접, 조종사 적성검사 등 까다로운 과정이 남은 것이다.
1997년 신체 검사 당시에도 강원도에서 정말 어렵게 왔다는 한 친구는 시력검사에서 아쉽게 떨어져 거의 울상이 되어 돌아가야만 했다. 다행히 지금은 조종장학생의 시력도 0.5이상으로 조정되어 문턱이 조금 낮아졌다.
조종사 적성검사는 비행자질검사와 모의비행검사로 나뉜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이지만, 간단히 말해 비행자질검사는 비행 이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고, 모의비행검사는 시뮬레이터에 탑승해, 항공기 조종에 대한 감각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미리 평가받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하면 드디어 조종장학생으로 입문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가 되는 길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렇다고 대학 재학 중에 특별한 훈련을 받는 것은 아니다. 단, 매년 방학이면 2박 3일간 소집교육을 통해 신체검사와 체력검정을 치러야 한다. 여기서 탈락하게 되면 일반자원으로 분류, 조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공군장교로 활약하게 된다.
대학 졸업 후에는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사관후보생과 함께 14주간의 기본군사훈련을 받게 된다. 조종장학생이라고 해서 훈련이 힘들지 않았을 리 없다. 14주간의 훈련은 정말 기초체력을 기르고 장교로서의 기본소양을 배우는 기간이다.
기본군사훈련이 군인이 되는 과정이었다면, 임관 후 비행훈련 과정은 최정예 조종사가 되는 과정이다. 실습, 기본, 고등과정 등의 비행훈련을 거쳐 자랑스런 빨간마후라를 목에 두를 수 있게 된다.
같이 근무하는 대대원들끼리라면 더더욱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 언제나 한 몸처럼 바쁘고 힘든 가운데에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고, 어려운 일을 서로 도와준다. 조종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조종사가 되기까지 쉽지 않은 길이었다. 많은 노력도 있었지만 적잖은 운도 따라준 것 같다. 어렵고 힘들었지만 어릴적 꿈을 살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전투기를 타고 생활할 수 있어 너무 만족스럽다. 조종사의 꿈을 가진 후배들이라면 조종장학생에 당당하게 도전해 보길 바란다. |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