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 (256) 동상이몽(同牀異夢)
Mixed-1_01.mp3
2.97MB
삼국지(三國志) (256) 동상이몽(同牀異夢)
유장이 유비를 맞이하기 위해 성도(成都)를 떠났다는 소식이 상장군 장임에게 보고 되었다.
장임은 그 소리를 듣자 수하 장군들을 모아놓고 명한다.
"주공께서 이곳으로 오고 계시다고 하니, 정예병 삼천은 주공을 호위할 준비를 하라."
"예 !"
장수들이 복명하고 밖으로 나가자,
"상장군, 상장군 !"
하고, 황권이 장임을 부르며 황급히 뛰어든다.
"아니 ? 황 대인 ?... 어찌 이리되신 겁니까 ?..."
장임이 황권의 행색을 보고 놀라며 물었다.
아닌게 아니라, 황권의 몰골은 평소와 전혀 다른 형편 없는 모습이었다.
이마는 땅바닥에 짓찌어 피가 맺혀 있었고, 입술과 잇몸은 터져서 아직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상장군, 정말 삼천 명만 데리고 갈 것이오 ?"
황권은 자신의 몰골에 대한 장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아니하고 수하 장수들에 대한 장임의 명에 대해서만 물었다.
"주공께서 그리 말씀하셨으니, 당연히 명을 받들어야지요."
"주공께서 간신의 말에 넘어가, 호랑이 굴로 들어가려 한다면 어찌하겠소 ? 주공께서 위험에 빠지는 것을 지켜만 볼 꺼요 ? "
"대인,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
"하 !... 유비는 계략에 능한 자요. 그의 부하들은 하나같이 뛰어난 데, 만약 부성에서 주공을 해치려 한다면 삼천 군사로 주공을 어찌 지켜 낼 수가 있겠소 ?"
"그럼.. 제가 어떻게 하길 바라십니까 ?"
"최소한 오만 명을 끌고 가시오."
"예,엣 ? ... 오만을요 ?"
"그렇소, 주공을 보호하려면 최소한 유비의 병사와 동수(同數)는 되어야 할 것이오."
"대인, 오만까지는 어렵습니다. 군사가 한 곳에만 모여 있는 것도 아니라서..."
"그러면 얼마까지나 가능하겠소 ?"
"성도를 지키는 최소한의 경계병을 제외하면 지금 동원할 수 있는 군사는 삼만 밖에 안 됩니다."
"그러면 우선, 삼천의 군사로 주공을 호위하게 하고, 삼만 군사는 배후에 따르게 하시오. 그리고 예하 부대에 연통을 넣어서 이만 군사가 다시 그 뒤를 받치게 하시오."
"알겠습니다. 그리 하지요."
..
유비가 서천으로 행군하는 도중에 진을 치고 병사들과 휴식하고 있는 부성 인근은 서촉 수도인 성도(成都)에서 삼백육십 리나 떨어져 있는 먼 곳이었다.
유비의 군막에 법정이 찾아왔다.
"황숙, 장송이 보내온 밀서이온데 유장이 익주를 떠나, 이곳에서 친히 황숙을 영접한다고 합니다."
법정은 이렇게 말하면서 법정의 밀서를 유비에게 올렸다.
유비가 장송의 밀서를 읽고 나서 입을 연다.
"익주는 여기서 삼백육십 리밖인데, 여기까지 오시겠다니 정성이 정말 대단하시군."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법정이 유비에게 간한다.
"황숙, 이는 정말 하늘이 내린 기회입니다. "
"맞습니다. "
그자리에 함께 있던 군사 방통이 동의하며 유비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유비는 그들이 바라는 것과 다른 대답을 한다.
"무슨 뜻이오 ?"
법정이 유비의 반문에 현실적인 소리를 하는데,
"황숙, 익주성은 성곽이 높고, 견실한 곳인지라 취하기가 힘드나, 유장이 익주를 떠났다면 둥지를 떠난 셈입니다. 이때, 황숙께서 유장을 인질로 삼아 놈들을 공격하시어 항복을 받아 내신다면 손에 피도 안묻히고 서천을 얻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 소리를 들은 유비는 기뻐하기는 커녕, 심각한 표정이 되는 것이 아닌가 ?
주군의 심각한 표정을 알아 본 방통이 법정의 간언에 힘을 실어 간한다.
"전쟁없이 얻는다면 상책 중에 상책이지요."
유비가 그 말을 듣고서도 선듯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두 사람을 향하여 ,
"삼백 리나 되는 길을 마중오는데, 오히려 나더러 해치라는게요 ? "
"황숙께서 손을 쓰지 않으시면, 오히려 서촉 장수들이 황숙을 해치려 할 겁니다."
"설마 ?"
법정의 염려에 유비가 대답했다. 그러자 법정은 이어서,
"황숙, 유장은 진심인 줄 몰라도, 서촉의 상장군인 장임은 아닙니다. 척후병의 보고로는 유장이 삼천 군사를 끌고 왔다고 알려졌으나, 실상은 그 뒤로 삼만의 군사와 이 만의 군사를 뒤따르게 하고 있다고 합니다. "
하고, 말한다. 방통이 그 말을 듣고 간한다.
"의도가 좋지 않습니다. 주공, 우리가 선수를 쳐야 합니다. 유장이 도착하면 주연을 베푸는 자리에 병사 백 명을 매복시켜, 주공께서 술잔으로 신호를 하시면 급습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칼은 물론, 화살 한 대 쏘지 않고 손쉽게 서천을 취할 수가 있게 됩니다."
유비가 그 말을 듣고, 갑자기 장송의 밀서를 바닥에 던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런 말은 다신 언급 하지 마시오. 유장은 내 종친으로, 진심으로 나를 대하는데 내 어찌 칼로 보답을 하겠소 ? ... 하물며 첫 만남에 신의도 없었던 판인데, 오히려 원수가 되야 하겠소 ? 그런 짓은 하늘은 물론, 백성들도 용서치 않을 일이오. 두 사람의 지략은 인의도 아니고 대업을 위함도 아니오. "
유비는 그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나는 것이었다.
"주공 ?...."
방통은 법정과 함께 유비의 뒷모습을 황망하게 바라 보았다.
"하 ! 이번 기회를 놓치면 머지않아 전쟁이 날 텐데, 그리되면 유혈이 낭자하고 피아 간에 원한이 깊어질게야. 하 ! 우리 주공께선 인의 때문에 일어섰다, 인의 때문에 일을 그르치셔, 아쉽구나, 아쉬워 ! ..."
"사원 형, 나는 객의 입장이라 주공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사원 형은 대권을 거뭐 쥔 군사가 아니시오 ? 사후 보고를 하면 되지 않소 ?"
"으 하하하하 !...효직 경, 이름하곤 다르게 법도하고는 다르구려 ?"
"허허허허 !..."
"날 시켜서 악행을 범하게 하려는구려 ? 엉 ?...."
"하하하하 !... 그리 비웃진 마시오. 방 대인이야 말로 강호를 떠돌땐 사악한 도인이 아니셨소 ?"
"어, 엉 ? 그랬었나 ? "
"하하하하 !..."
두 사람은 일맥상통으로 의기투합하여 마주보고 웃었다.
그런 뒤에 방통이 경계병을 불러 명한다,
"위 장군을 모셔와라 !"
...
익주목 유장이 유비의 군영 가까이에 이르렀다는 보고를 받자, 유비가 몸소 군사의 선두에 서서 유장을 맞을 준비를 하였다.
유비가 군사들의 도열한 모습을 돌아보고 ,
"위연 ? 익주목을 맞는 군사들의 모습이 왜 이리 삼엄 한 것인가 ?"
하고, 불만스런 어조로 물었다.
"주공, 이 군사들은 아군의 정예병들이니, 이렇게 포진해 있으면 익주목에게 우리의 위용을 보일 수가 있을 겁니다."
"종친 형제를 앞에 두고, 무슨 위용을 보인단 말인가 ? 지금 곧 바꾸도록 하게 !"
위연이 군사 방통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 난 뒤에 대답한다.
"예 !"
위연이 군사들의 진용을 바꾸기 위해 돌아서 가기 시작하자, 방통이 뒤따라 가며 부른다.
"장군, 기다리시오."
"군사 ?"
"주공의 의도가 뭔지 아시겠소 ?"
"유장에게 아군의 위세를 보이지 말라는 것이겠지요."
"그렇소. 위세가 강하면, 우리에게 두려움을 느낄 것이고, 위세가 약하면 오히려 아군을 무시할 테니 말이오. 그리되면 우리가 장로의 적수가 못 될까 걱정할 거요."
"무슨 말씀입니까 ?"
"위세는 너무 강해도, 너무 약해도 안 되니, 깃발은 많이 두고, 무기는 줄이시오."
"네, 알겠습니다."
그리하여 유장을 맞는 군사의 모습과 진용은 방통의 지시대로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진용을 갖추게 되었다.
비디오 감상 (Lara's Theme from Doctor Zhivago)
* 아래 동영 상이 작동되지 않을 시는 아래의 URL 을 복사하여 youtube.com 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tcth3ccFHh0?t=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