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뭐로 할지가 조금 어려웠습니다. 야구장 촛불 시위, 야구장 촛불 응원, 촛불 정모. 좌우지간 오랜만에 모여서 야구도 보고 우리의 입장도 보여줍시다. 물론 우리-예술사회학 카페-가 꼭 현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만 모인 곳도 아니라, 생각이 다르거나, 아니면 아예 생각이 없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하나로 통일된 생각은 정말 위험합니다. 그 가치가 좋던 나쁘던 전체주의에 불과합니다. 저를 포함해서 단 두세 명만 모여도 좋고, 더 와도 좋습니다. 와서 촛불 안들어도 됩니다. 야구만 즐기고 간식먹고 사진 찍고 놀다 갑시다. 대학교는 기말 시험과 맞물리는데, 와서 책도 보고 같이 시험 정보도 나눌까요?
이명박이 집권한 즈음인가, 사진창고에 옛 사진 한 장을 올렸습니다. 천막농성하던 시절 사진이었지요. 아마도 새 정부가 들어서고 우리가 또 고달픈 길을 나서야 될거다란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말은 이제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는 게 확인되었습니다. 역시나, 쥐박이는 우리 기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조용히 공부하고 일만 하려는 우리를 끝끝내 끌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달픈 투쟁에만 나서는 건 아니라는 것도 우리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 씹어주는 맛이 제대로입니다.
오늘 우리가 전국 최초로 야구장에서 일을 벌여봅시다. 야구 경기 3시간 내내 서서 촛불을 들자는 것도 아니고, '이메가 물러나라' 구호를 외치는 것도 아닙니다. 응원막대기 탕탕 두르리면서 촛불도 잠깐 밝히자는 겁니다. 놀고 일하고 자기를 우선 돌보되, 자신의 입장은 뚜렷이 설정하는 것, 이것이 일상의 정치입니다. 오늘 아주 재미있을 겁니다. 구미가 당기시는 우리 회원들은 저녁에 만납시다. (윤규홍, 예술사회학)
장소 : 대구 시민운동장 야구장
외야 우익수 (야구장 홈에서 봤을 때 오른쪽) 뒤편.
시간 : 경기 개시 시간 - 6시 30분
우리가 촛불켜는 시간은 5회 이후 경기가 후반부로 들어갔을 때. 아마도 7시 45분 이후.
준비 : 없습니다. 그냥 각자 표 끊어 들어오고, 양초 종이컵은 준비해뒀습니다.
시내 집회때 쓰는 피켓이나 전단지 있으면 준비해 오면 좋겠습니다.
따로 참신하게 쥐박이를 즈려밟을 피켓 만들면 더 재미있겠지요.
* 기타 문의사항과 연락은 윤규홍(011-506-4889)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