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 산행(2009.5.12)후기
날씨도 기분도 참 좋다. 며칠 전부터 들떠 기다리던 날이 밝았다. 여느 때 일요일 같으면 아침운동을 갈 시간이다. 특히 오늘은 대구스타디움(구 월드겁경기장)에서 개최되는 국제마라톤대회 10Km에 출전차 집에서 출발했을 시간이다.
마음이 벌써 바쁘다. 서울지역에서 온다는 동기, 부산지역에서 온다는 동기 모두 예정인원 12명이다. 장도 좀 봐야하고 대구지역 동기도 함께 태워 가야하기 때문이다. 갓바위 산행은 사실 매년 해 왔다. 올해는 코스를 바꿀까 생각도 해봤다. 의성에서 출발예정인 혁만에게 전화를 했다.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받지 않는다. 마음이 불안하다. 어제저녁에 한잔 시기하고 계속 자는 것은 아닌지? 여러 차례 받지를 않았다.
차를 몰아 갑연이 집으로 향했다. 살찌려고 근래 많이 먹어 살이좀 붙었다고 자랑했지만 나가 보기엔 날씬한 몸매는 지난해나 올해나 여전해 보였다. 잠시 같이 장을 보고, 현옥이집으로 향했다. 그녀는 오늘행사에 가려고 한 달 전부터 휴가를 찜해 놓고 들떠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먹으려고 떡을 조금준비 했다고했다. 그 정성에 눈물이 날려고 한다. 떡집을 찾아 비좁은 골목길을 곡예운전 했다.
다음은 초대 동기회장 동식이를 기다렸다. 집사람이 태워준다고 하여 출발했는데 마라톤으로 정체 된다고 해 동구청 앞에서 기다렸다. 벌써 부산 친구들이 팔공산IC내렸다고 해 먼저 약속장소로 출발 안내했다. 30분을 기다려 동식이가 집사람을 특급기사로 대동하고 도착했다. 내려주고 바로 갈일이지 동식이집사람이 우리차에 와 인사?(누구누구 가는지 확인 하는 듯)를 했다. 마음이 불안하다. 이거 우리 집사람 귀에 들어 갈 낀데.. 결국은 그랬다.
서울지역 동기들이 김천을 지나고 있다고 했다. 함께 오려고 한 구미 경순이가 갑자기 바쁜 일로 못 온다는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예쁜 모습으로 혼자서도 왔는데..
서울 친구들을 뒤따라오게 하고 우리차(대구동기)일행도 목적지로 향했다. 먼저 도착한 부산 친구들의 빨리 오라는 성화에 오른발에 힘을 좀 주었다.
벌써 갓바위 1주차장과 2주장은 만원이고 3주장이 조금남아 있어 오경이것으로 보이는 차옆(예상적중)에 주차하고 간식을 챙겨 갓바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부산친구들과의 금년 첫 상봉을 했다. 귀신 잡는 해병들이 쓰는 모자를 멋지게 눌러쓴 오경이, 빨간자켓차림에 친구들 만난다고 분 좀 발랐겠지 얼굴이 볼 그래한 강자. 안경 쓴 공주는 외롭다는 명자와 길 카페에서 커피한잔씩 나누면서 그동안의 정을 나눌 시간에 나는 또 전화를 뽑아들었다. 서울지역 친구들이 동화사 삼거리를 지나 곧 도착한다고 해 주차장으로 마중 나갔다. 동화차에서 함께 내린 친구는 명희와 명숙이였다. 명희는 인천에서 해마다 동기회에 참석하는 등 열성적이다. 그런데 썬텐모자를 쓴 명숙이는 우리 동기회 창립총회(2003년 7월)때 보고 첫 걸음인 것 같다. 그동안 물 건너 왔다지만 이쁜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다함께 상봉했으니 한 컷하고 삼삼사로 정담을 나누며 등산을 했다. 중간지점에 있는 절에 도착하여 약수 한잔한 다음, 절 좌측 계단을 이용하여 오르기로 했다. 자신 만만해 했던 명숙이가 조금 힘겨워했다. 갓바위 정상을 20여분 앞에 두고 재충전을 했다. 간식으로 음료수(약간의 대구참소주와 부산막걸리 포함), 떡과 과일(현옥이와 서울친구준비)을 나누어 먹으면서 잠시 쉬었다. 부처님오신 날(초파일)을 앞둬서 인지 등산객에 조금 많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본사 갓바위(영천시) 정상에 올랐다. 명희와 갑연이가 108배를 하는 동안 남은 친구들은 갓바위(불) 주위들 둘러보았다. 많은 인파와 오색연등으로 가려 잘 볼 수는 없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짧은 지식으로 친구들에게 안내하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하산은 동식이가 안내했다. 유리광전을 지나 해우소에 들러 몸은 가볍게 했으나 냄새는 재래식 화장실향으로 가득했다. 약사암을 지나자 현옥이와 동행하게 되어 자녀취업걱정과 모친 건강 등에 대하여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지난해 등산시 쉬어갔던 삼거리 고개쉼터 아래에 도착했다. 준비한 간식(맥주와 대구 불노막걸리 포함)으로 잠시 허기를 채우고 나의 안내로 불상이 많은 절(용추암?)구경하던 중 조성중인 윤장대(불교경전 넣어 보관하며, 불자들은 그곳에 소원을 적어 넣고 윤장대 손잡이를 잡고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소원을 비는 기구지요-원조는 예천 용문사(보물임)에 있음) 앞에서 스님을 만나 설명을 들었다. 절을 지나 오른쪽 등선으로 다시 등산이 시작되었다. 나도 여러 번 다녀갔지만 이 코스는 처음이다.
춘산(春山)은 진달래로 온산을 불 질러 놓고 우리 동기를 반겼다.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힘들었지만 어린 시절 앞뒤 산의 진달래를 생각하고 그 시절의 동기들과 함께하니 즐거움은 배가된다. 각자 멋진 포즈로 한 컷하고, 바위를 안으며(릿지)오르고 밧줄(레펠)을 타며 하산하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안 해본 사람은 말을 하지 말고). 여자 동기들은 아찔하여 바지 좀 젖었겠지요? 안경 쓴 공주는 욕심냈던 길이 무서워 포기하고 다시올라가고 하산은 계속되고 이쯤 되니까 마지막 간식을 하면서 황회장(원영)과 전임황회장(영군) 각각 전화했다. 원영이는 못 온다고 하고, 연달이도 못 온다는 문자를 받았다. 영군이가 정한 팔공산 미나리 집으로 가기로 하니 발길이 가볍다.
나가 앞장서 팔공산 미나리 집으로 향했다. 미나리! 하니 지금도 입 안 가득 미나리향으로 군침이 돈다. 영군이를 동화사(백암)삼거리에서 만나 그의 안내로 골짝 깊은 집에 도착했다. 늦은 오후라 우리 말고 손님이 두 팀 있었다. 산에서 남은 술과 갑연이가 집에서 준비한 주물럭을 미리 풀어 놓았다. 조금 기다려 상큼한 미나리와 삼겹살이 왔다. 이제 명숙이 가방에 계속 넣어 다녔던 17년산 발렌타인이 빛을 발했다. 잔을 들어 건강을 위하여! 동기회발전을 위하여! 건배하고 또 한 컷했다. 명숙아 고맙다! 또 있으면 다음모임에도 부탁한다. 땅거미가 내릴 무렵에야 다음이동장소를 정하고 일어섰다. 동식이가 미납리집 식대를 계산해 주었다. 그는 지난해도 찬조를 해주었다. 늘 동기회 발전을 위하여 초임회장에 찬조에 고맙다네 친구야!
영군이집 가까이 가서 본격적으로 한잔(대리운전 하면되고)하려고 하니 배는 든든하고 해서 배를 좀 가볍게 하는 데는 노래방이 제일이라 두어 잔 걸치고 한곡 길게 뽑으니 팡파르가 마구 터졌다. 이마에 수건을 맨 오경이(운전 때문에 옳게 술 한 잔 못했째? 다음번엔 특급기사 송연이와 함께 오길) 노래방에서도 공주 티를 내는 명자, 이쁜미소 명숙이, 늘씬 몸매의 현옥이, 작고이쁜 몸짓의 명희, 날씬함을 자랑하는 갑연이, 밀양아리랑의 강자, 술 안먹어도 얼굴이 발그레한 동화, 이어 나가 고향역을 멋진 휘파람으로 달려가니 노래방은 금새 더워저 갔다.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무심한 시간이 미웠다. 초저녁을 넘어설 쯤 해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흥겹던 영흥이 끝이 났다. 영군이가 저 집 가까이라고 노래방비용 일체를 부담해 주었다. 해마다 찬조를 해주었지만 계속 찬조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 번성하길 기원해본다.
먼 곳에서 가까이에서 찾아온 동기야 추억은 아름답게 남기고, 현실을 수용하고 가족함께 더 나은 내일의 희망을 안고 오늘을 열심히 살자! 만리초등학교 동기여 다함께 힘을 내자!!!
한컷 이쁜모습 구경 오세요 자료실/기본앨범으로
첫댓글 총무님 ! 수고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을 기대해도 되나요..?
총무님 ! 운전 기사하랴 사진사하랴 술 한잔 맘 놓고 못 드시고 고생많으셨수. 책임을 다 하려는 아름다운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위 두분 정말 고맙습니다. 박수에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다음 기대해도 좋습니다.
그날의 기억이 생상하여 다시한번 가슴 설레인다네... 따뜻하고 정겨운 친구들이 보고 싶구나...... 머지않는 5월 24일 다시만날수들 있겠지??????????????? 열심히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