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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산행 경상도의 산 | 상투봉 724.9m /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함안군 여항·산인면] 화개지맥의 최고봉, 잘 알려지지 않은 마산의 명산
입력 : 2017.06.21 10:34 [572호] 2017.06
마산회원구와 함안 경계 산줄기 13.5km 종주 코스
상투봉은 광려산匡勵山·722.6m의 위성봉으로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광려산은 낙남정맥이 함안에서 창원으로 이어지는 경계에 자리하며, 북쪽으로 가지를 이룬 화개지맥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화개지맥은 화개산華蓋山·454.3m에서 따온 명칭이다. 그렇지만 상투봉은 화개지맥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로 광려산에 속해 있다. 그래서 혹자는 상투봉의 이름을 빌어 낙남상투지맥이라 부르기도 한다.
산행은 내서읍 중리 청아병원 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한다. 청아병원 뒤 어린이놀이터에서 화개산으로 오른다. 화개산에서부터 삼자봉~응봉~지존봉을 거쳐 상투봉까지는 화개지맥의 산등성이를 따른다. 상투봉에서 하산은 통천문~무덤지역~신감리 마을을 지나 감나무골 시내버스정류장까지로 전체 산행거리는 약 13.5km이다.
청아병원 뒤 놀이터는 내서읍 중리에서 화개산을 오르는 세 곳 들머리 중 가장 접근이 수월한 편이다. 입구의 이정표(화개산 2.5km, 체육쉼터 0.9km)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들어선다. 곧 만나는 갈림길에서 능선길을 따른다. 소나무 울창한 숲길은 이른 아침 가벼운 산책을 다녀오는 인근 주민들이 많다.
능선을 따르는 산길은 평탄하고 반듯하다. 송전철탑을 지나 정자쉼터가 있는 상곡마을 갈림길에는 운동기구가 설치된 체육시설도 있다. 307.7m봉을 에둘러 연결되는 사면 길은 전망이 좋다. 상투봉에서 뻗어 내리는 산등성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가깝게는 무학산과 대산 등이 내서읍의 울타리를 이룬다. 멀리 함안의 여항산도 보인다.
삼계리 골짜기는 아파트가 가득 메우고 있다. 잠시 내려선 안부는 마산대학 쪽으로 하산하는 갈림길. 그대로 직진이다.
다시 송전철탑을 만나고 평상 쉼터를 지나면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고, 424m봉을 넘어서면 상수리나무, 때죽나무, 소사나무 등 활엽수가 푸르고 싱싱한 잎을 펼친 숲길이다. 전망은 가렸으나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다.
화개산에서 남서쪽으로 진행한다. 이제부터 화개지맥이다. 함안군 산인면과 내서읍 경계를 따른다. 화개지맥은 낙남정맥 광려산에서 북쪽으로 분기해 동쪽으로 흐르는 광려천의 울타리다. 남강이 낙동강에 합수하는 함안군 대산면 장암리 장포마을까지 이어지는 34km의 산줄기이다.
산길은 주능선을 따라간다고 생각하면 크게 헷갈릴 곳은 없다. 또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큰 어려움이 없다. 능선 길은 삼자봉 전까지 전체고도가 차츰 낮아지지만 오르내림은 반복된다. 잠시 내려서는가 싶더니 491m봉을 넘는다. 서쪽 사면의 벌목으로 함안 방면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산인·함안면 일대의 마을과 전답, 저수지가 훤하다. 멀리 가야읍과 의령의 자굴산도 조망된다.
완만한 내리막길에 함안 조씨 묘를 만나고 뒤이어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갈림길을 지나면 개서어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계절의 여왕 5월의 숲은 언제나 싱그럽고 아늑하다. 화려한 꽃과 단풍이 아름답다지만 정말 탄성이 절로 나오는 건 나무가 새싹을 틔우는 순간이다. 연초록을 기본으로 나무마다 자신의 빛깔을 내지만, 붉은빛을 펼치는 서어나무의 새잎은 단연 돋보인다.
291.4m봉과 호암산(300.8m)을 차례로 만나지만 등로는 봉우리를 스치듯 비켜 산 사면으로 질러간다. 두어 개의 고만고만한 산봉우리를 넘으면 다시 고도를 높이게 된다. 인천 이씨 묘가 있는 315.5m봉을 넘으면 경사가 심한 비탈길이다. 올라선 봉우리는 삼계 숲속마을 갈림길이 있는 삼자봉(531m). 조망은 없지만 시원한 나무그늘에 놓인 평상에 앉아 숨을 고르고 수통의 물로 목을 축이며 휴식의 여유를 부려본다. 삼자봉에서 응봉까지는 5분이면 닿는다.
1 응봉에서 내려서면 수풀 사이로 정면에 용수봉, 지존봉, 상투봉이 가깝게 다가온다. 2 상투봉 등산로 곳곳에 평상과 벤치가 있어 휴식을 취하기 좋다. 3 용수봉에서 한 굽이 내려섰다가 오르면 거대한 바위와 마주친다. 로프가 걸려 있지만 나무계단으 로 우회해서 오를 수 있다. 임금이 호랑이 보고 놀라 투구 떨어뜨려
응봉(530m)은 조망이 좋다. 매봉산쉼터 정자에 오르면 내서읍 아파트단지와 인근의 산이 또렷하게 조망된다. 녹색 덩굴나무에 휩싸인 돌탑과 고목 뒤에 벤치가 있다. 여항산에서 서북산, 대부산을 거쳐 광려산, 대산, 대곡산, 무학산으로 잇는 낙남정맥의 마루금을 읽을 수 있다.
응봉에서 내려서면 정면에 용수봉, 지존봉, 상투봉이 가깝게 다가온다. 별다른 특징이 없는 용수봉(571m)은 숲속에 파묻혔다. 커다란 돌덩이에는 ‘영향봉’이라 적혀 있다. 산 이름 자체가 뚜렷한 근거 없이 쓰이고 있어 혼란스럽다.
한 굽이 내려섰다가 사면을 질러 오르면 거대한 바위와 마주친다. 로프도 걸려 있다. 바위 옆 나무계단으로 돌아들면 전체가 바위지대로 전망이 시원한 터가 나온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숲을 이룬 산길은 지존봉 아래로 살짝 돌아가는 길이 더 뚜렷해 자칫하면 놓치기 쉽다. 작은 표지판(화개지맥 627.0m, 지존봉)이 있는 이곳은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엔 623.5m이다. 숲에 가려 조망은 시원찮다. 여기서 지형도에 상투봉으로 표기된 703.1m봉은 15분이면 닿는다. 조망도 없는 산정에는 이정표가 서있고, 삼계회관으로 하산할 수 있는 길목이다.
상투봉을 향해 발길을 떼면 곧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는 바위를 만난다. 무학산의 남사면 전체가 속살까지 드러낸다. 멀리 창원의 팔용산, 불모산, 장복산, 웅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일대는 철쭉군락지로 아직도 철쭉꽃이 봄의 끝자락을 붙들고 있다.
올라선 상투봉에는 ‘상투봉 725m’라는 팻말이 걸렸다. 상투봉을 함안 쪽에서는 투구봉이라고도 하며, 예전엔 큰산이라고도 했다. 옛날 임금이 이 산을 넘을 때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 놀라 머리에 쓰고 있던 투구를 떨어뜨렸다는 전설이 있다.
가지가 여럿인 소나무를 빠져나오면 남해바다로 펼쳐진 파노라마가 진경이다. 대곡산 너머 마산만은 물론 진해만과 그 너머 가덕도 앞바다에서 거제까지 하나의 눈길로 담긴다. 진해만의 크고 작은 섬들이 무수하고 마창대교를 비롯해 거가대교도 푸른 물결 위로 그 웅자를 드러낸다. 푸르디푸른 산등성이 너머의 남쪽 바다는 말 그대로 쪽빛이다.
하산은 화개지맥을 벗어난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신감마을로 내려선다. 상투봉에서 부드러운 능선 길로 10분쯤이면 통천문을 만난다. 집채만 한 바위 2개가 마주 서 있는데 그 사이로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다. 통천문을 통과하면 등로는 동쪽으로 약간 틀면서 쏟아질 듯한 경사도를 만난다. 짙은 숲에 방향을 가늠하기가 힘들고, 발길이 뜸해서인지 산길은 희미하다.
20분 정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묵은 산판 길을 만나고, 다시 15분쯤이면 널찍한 무덤지역이 나온다. 무덤지역에서 신감리 도로로 내려서는 길도 약간 희미하다.
무덤지역에서 곧바로 왼편으로 꺾어야 한다. 이후 계곡 오른쪽 사선 방향으로 길을 잡아 나간다 생각하고 진행한다. 무덤지역에서 5분 정도 숲속에서 벗어나면 감천리 일대와 무학산이 보이고 곧 마을길을 만난다. 감목교를 건너 감나무골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 내서읍 중리 청아병원정류장~놀이터~화개산~삼자봉~응봉~지존봉~ 상투봉~통천문~무덤지역~신감리 마을~감나무골 시내버스정류장 <6시간 소요>
교통
열차 · 시외버스 이용해 마산을 경유. 마산회원구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 110, 111번이 있고, 그 외 지역에서 112, 116, 50. 51, 52, 80, 240, 250, 251, 254, 256, 258번을 타고 청아병원정류장에 내리면 된다. 산행 날머리인 감나무골 정류장에는 52번 버스만 있어 불편하다. 감나무골 정류장에서 1km 정도 더 걸으면 되는 감천정류장은 시내버스가 자주 있다.
숙식(지역번호 055)
마산 어시장 주변의 복어요리와 장어, 활어회 거리를 비롯해 오동동의 아귀찜이 유명하다. 통술집으로 알려진 오동동과 합성동 뒷골목, 신마산 통술거리는 주당이면 한 번쯤 가볼 만하다. 저렴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어 좋다. 마산은 호텔을 비롯해 시내 어디를 가든지 깨끗한 장급 여관은 물론 모텔 등이 많다.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도 깨끗한 숙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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