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다리 중․고 총동창회 이사회가 서울 도로교통공단 회의실에서 있었다. 나는 이번 처음으로 재경 18회 동창회장의 자격으로 참석을 하였다. 오늘 총동창회 이사회에 참석하기위해 각 기수별 회장단과 함께 멀리 광주 전남권에서는 버스를 대절해와 귀한 시간 내어 성황을 이루었다.
회의장에는 7회 윤병현, 9회 김기현, 10회 유금상, 서영수 선배님들을 비롯하여 100여명의 동문들이 모였다. 회의 분위기는 마치 과거 힘든 보릿고개 시절을 이겨내고 산마루에 올라 잠시 땀을 닦으면서 휴식을 취하듯 작으나마 여유있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었다.
이제 우리 모교는 명실공이 제2의 학교 르네상스 시대로 접어들었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경과보고에서 보듯이 동문과 지역각계의 지원에 힘입어 대학 진학의 성과가 드높아 작년 경우 졸업생 140명 가운데 서울 연고대를 포함 수도권에만 30명 이상의 합격생을 배출하였고, 이는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단일학교 성적으로 상위권에 진입하는 성적을 내 놓았다.
돌이켜보면 5년 전, 모교는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하였다. 격감하는 학생들과 비능률적인 학교운영 및 운영비 부족으로 학교는 디폴트에 빠질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자력회생은 기대하기 어렵고 긴급 수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또 하나의 경쟁대상인 사학 함평고등학교가 농산어촌 육성학교로 지정을 받아 도교육청의 대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따라서 우리 모교는 더욱 곤경에 처한 상황이었다.
오후 6시가 약간 지나자 이사회는 시작된다.
이사진 및 기 대표 선후배의 소개가 있고 이어서 양한모 회장의 전반적인 경과보고가 시작 되었다.
그동안 5년간 제17대 총동문회장 재임 시 학교의 어려운 여건을 희망으로 만들어간 많은 사업을 소상하게 보고하였다.
본관 증축, 400석 극장식 강당신축, 기숙사증축, 게스트 룸 신축, 천연잔디구장 조성과 학교부대시설 개선, 교육환경 등 크게 개선하였다. 교장을 초빙하고 당시 교원은 대부분이 전교조 교사로 구성되어 공무원 근무시간만 고집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제로 전교조로 바뀐 후 7시30분에 출근하여 저녁 11시 30분에 퇴근을 하는 그야말로 면학에 올인하는 자율풍토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교육적인 성과가 높아져서 함평군에서는 교육예산을 확대 지원해 주었고, 후에 전남 교육청 지정 거점학교로 지정받아 안정적인 교육예산지원이 이루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법인이 운영하였던 모든 운영의 주체를 동창회가 5년간 맡아 비상시국에 대처하듯 운영 해왔다. 이번 5년을 끝으로 다시 제자리에 놓여지게 된다. 그동안 집행부를 대표한 양한모 회장의 열정적인 노력과 활동 그 업적은 모든 동문들이 치하함에 부족함이 없다 할 것이다
그리고 재정보고와 동문회 체육대회보고, 차기 이사회( 학교경영주체에 관한 건) 선출 등 협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졌다.
동문들의 열성과 관심은 바로 학교교육과 직결된다. 학교 측 중․고등학교 교장과 교감이 참석하여 회의 후미에 그분들의 학교에 열성을 다하겠다는 다짐과 각오도 들었다.
광주권의 버스를 보내고 우리 18기(서울6, 광주3)는 헤어지기가 아쉬워 가까운 곱창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마침 양회장이 서울에 일이 있다기에 같이 자리를 했다.
“양회장 서울에 무슨 일이 있는가?” 하고 물었더니
“교과부에 일이 있어.”
“뭐, 교과부에 무슨 일인데?”
“학교 예산업무로 꼭 만날 사람이 있어.”
“내일 아침에 만나기로 시간을 잡았기에 기다리네”
참, 잔여임기 마지막까지 모교 일을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을 보며 친구들은 그 열성에 감탄했다.
역시 오랜 친구를 만나면 즐거운 법이다.
이날 우리는 시간가는줄 모르고 정담을 나누다 술에 흠뻑 취해 간신히 막차 전철을 타야만 했다.
내가 근무하는 이웃에 몇 개의 실업계 사립학교가 있다. 그런데 그중 한 학교는 재단이 너무 빈약하여 교사를 충원할 때 제때에 충원을 하지 않고 기간제 교사만 채용하였다. 결국 재단이 바뀌었지만 후에 이 학교가 인문계 학교로 전환하면서 큰 고충을 겪게 되었다.
중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장차 그 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을까봐 시 교육청에 몰려가 연일 데모를 벌였다. 시설 열악하고 교사진이 형편없는 학교로 알려져 결국 초빙교장과 우수교원을 확보하기로 단단히 약속하고서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사립학교는 교육에 있어 재단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자의 지도력에 따라 발전과 쇠락이 결정되듯 학교 역시 교장과 이사장의 마인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오늘 학교경영주체에 관한 진지한 협의가 있었는데 앞으로 우리 동문의 역할은 무엇일까. 학교경영권이 다른 주체로 넘어간다면 문제점은 무엇인가. 심사숙고 해 보아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
이사회에서 교감의 학교현황 보고처럼 “이제 우리학교는 하드웨어는 탄탄하게 갖추어 졌으며 앞으로 소프트웨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 라 하였다. 차후의 과제일 것이다. 동문들의 전반적인 모교의 문제와 발전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갖게 되어 매우 보람있고 유익한 자리가 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동안 회장과 함께 음과 양으로 회를 이끌어준 박종문 사무총장, 김영관 사무차장, 김갑수 재무이사 그리고 백기영 감사 등 집행부의 수고와 열정에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