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개나무 열매 '쿠퍼스' 건강음료 시장 석권
장흥 재배메카 부상…향후 시장규모 수조원
"단점은 열매 수확까지 7~8년 장기간 소요"
'숙취해소, 주독해소 및 간 해독, 변비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술을 썩히는 작용이 있다'(본초강목) '지구자(헛개나무)는 맛이 달고 성질이 평하여 주독을 풀고 갈증과 답답함을 멈춰주고 대소변을 잘 통하게 한다'(동의보감)
옛 의서들에 기록된 헛개나무의 효능인데, '간 해독' 작용이 탁월하다고 전하고 있다.
또 민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에도 헛개나무 효능 역시 '간 해독'으로 귀결된다. '술이 가득찬 그릇에 헛개나무를 넣었더니 다음날 술이 물로 변했다' 전설은 헛개나무 효능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준다.
이같은 의서들을 바탕으로 현대 과학이 접목돼 헛개나무 효능이 일반인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고 있다.
2009년 9월 산림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헛개나무 열매자루로부터 뽑아낸 다당체가 간경화 방지와 알코올성 간 손상에 보호 효능이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당시 국립산림과학원 특용수연구팀과 전남대학교 나천수 교수팀은 술을 많이 마셔 간 기능이 떨어진 환자 40명에게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을 12주 동안 투입했다. 그 결과 간 기능을 나타내는 GPT 수치가 12주 후에 평균 67에서 47로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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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헛개나무를 원료로 생산한 다양한 종류의 헛개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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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간 기능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을 알코올성 간 손상에 대한 보호 기능이 우수한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헛개나무 학명은 갈매나무과, 형태는 낙엽활엽교목에 속하며 매년 9∼10월 수확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지구자 나무라고도 표기했고 높이는 대략 10∼17㎝ 가량 된다. 나무 줄기는 흑회색이며 작은가지는 갈자색을 띠기고 한다. 재배지역은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다.
약용으로 이용되는 헛개나무의 부위는 어린가지, 줄기, 열매 등인데, 이 중에서 효능이 가장 뛰어난 것은 열매이다.
일반적으로 헛개나무는 달여 먹는데, 다른 자료를 첨가하지 한고 원액 그대로 먹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가지는 잘게 썰어 물 2L(가지 50g) 가량 부어 끓이는 게 좋다고 한다. 열매 역시 같은 방법으로 끓이는 게 좋은데, 이때 뚜껑을 조금 열어둬야 몸에 않좋은 유해성분이 빠져나간다.
전남에서는 장흥이 헛개나무 재배 메카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흥 정동면을 중심으로 약 130㏊에서 헛개나무가 재배되고 있는데, '장흥 정남진 헛개작목반'이 주도하고 있다.
헛개나무의 가장 큰 단점은 열매 수확 까지 7~8년 가량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이 기간 동안 다른 작물로 생계를 유지해야 만 헛개나무 소득의 기쁨을 맛보게 되는 셈이다.
헛개나무를 재배하면 소득이 많다는 점을 알지만 1년 단위로 수확해 소득을 내야 하는 농민들에게 있어서는 이만저만한 부담이 아니다.
이 때문에 농민들은 열매용 나무가 소득이 많다는 사실을 알면서 일단 수확이 가능한 어린가지 부터 재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흥 헛개작목반 김대복 반장은 "헛개나무가 간 해독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농민들이 재배를 희망하고 있지만 열매 수확 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며 "열매를 따기 전까지 문제인데,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헛개나무 재배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흥에서 생산된 헛개나무는 인근에 세워진 헛개나무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피엔케이가 전량 수매하고 있다. 전문 제조업체가 인근에 있는 관계자로 장흥 지역은 헛개나무 재배 면적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또 정부가 주도한 신활력사업에 장흥군이 생약초 재배를 신청했고, 이 사업이 채택돼 헛개나무 재배 농가들에게 돌아가는 정부 혜택 또한 많아지고 있다.
헛개나무 전문 제조업체인 피엔케이에서는 장흥헛개 진액(파우치), 진액(병), 헛개환, 디펜스(숙취해소 음료), 헛개의 비밀(캔 음료)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헛개나무 국내 시장 규모는 3000∼4000억원 규모인데,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헛개나무가 주 원료인 '쿠퍼스' 음료가 건강 음료 시장을 석권하면서 헛개나무 시장 규모가 커져가고 있다.
피엔케이 관계자는 "쿠퍼스 한 제품을 보더라도 한달에 약 13톤 가량의 열매 추출물이 필요한데 국내를 통 털어도 이 정도 양이 안 나온다"며 "이런 점을 보더라도 헛개나무 재배는 향후 무한대의 가치로 이어질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