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3번주 일요일에는 항상 우리 집을 비워둔다.
영남불교문화원 삼국유사유적답사회에서 유적 답사를 떠나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말부터 다니기 시작하였는데 벌써 4년이 넘어갔다. 그 동안 배운것도 많고 다닌곳도 많았다.
춘천, 울산, 서울, 봉화, 경주 등.. 다 말하기에는 너무 많다.
이번에는 마산으로 답사를 떠났다.
여러 군데 갔는 곳 중 가장 기억남는 인상적인 두 곳만 적을 것이다.
바로 마산 박물관과 오동동이다.
마산박물관이 왜 기억에 남았을까? 아마도 작지만 알찬 박물관과 넓은 회원현성지 덕분일 것이다.
처음 들어가서는 영상관에 갔다. 그곳에서 창원의 자랑거리와 역사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그렇게 보니 창원도 꽤 큰 도시였다. 대구보다 볼거리도 많고...
안에 있는 여러 관들에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마산의 옛 모습을 자세히 드러내주었다.
미니어처들도 생동감있게 잘 표현되었고, 중간중간의 아기자기한 영상들도 볼만했다.
박물관을 나와서는 회원현성지로 올라갔다. 회원현성지는 환주산을 둘러쌓고 있는 산성인데
남서쪽으로 마산만이 보이고, 북동쪽으로는 창원의 평야가 다 보이는 곳이다.
회원현성지까지 솔방울도 던지고 잡담도 나누고 몇 컷 사진도 찍어가며 오르니 윗까지 얼마걸리지도 않더라..
3분 남짓? 걸린것 같다. 위에선 간단한 설명을 듣고 아이들고 장난을 치고 내려 왔다.
내리막길이라 조심스레 내려왔다. 내려 오면서 본 창원은 아주 아름다웠다. 건물들이 작게 줄줄이
모여있는 것을 보니 입이 떠억 벌어진다. 역시 구경은 싸움 구경 다음으로 위에서 내려다 보는 세상 구경이다. 가까이서 보면 더럽고 별것 아니어도 높이서 보면 무엇이든 장관이 된다. 그리고 난 세상이 참 넓다고 홀로 쓸데없는 철학적 상상(?)에 심취해 털털 마저 내려왔다.
3.15 의거가 일어난 오동동도 마산박물관 못지 않게 기억에 많이 남았다.
오동동에 있는 one할머니 보쌈집 앞에 있는 멘홀 뚜껑같이 생긴 3.15의거 발원지를 표시하는 것이 있었다.
한 남성의 표정이 참 애절했다, 잠시 후 3.15 의거에 대해 적힌 벽을 보았는데 왼쪽 얼굴에 수류탄이 박혀
마산만에 떠오른 사진을 보니 참.... 사람이 어떡하면 그렇게 잔인해 질 수 있나? 하다.
한편으로 김주열 열사께서 어린 나이에 그렇게 목숨을 걸고 민주화를 외치는 것을 보니 참 대단했다.
물론 다른 사상자들과 부상자들에게도 경의를 표시한다. 그분들이 있으셨기에 지금 이 민주화가 이뤄졌다.
또 오동동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거리에 있는 작은 상점들이다. 온 종류의 상점들이 다닥 다닥 붙어있었는데,
작은 스포츠용품점, 일본 음식점, 보쌈집, 정육점등이 들어서있었다. 그런데 간판들이 다 너무 요란하게
생기고 장식도 많아 눈이 좀 아팠다. 지금까지 그렇게 화려한 상점들은 보지 못한것 같았다.
그리고 미처 말을 못한것이 있는데... 몽고간장 사장님을 직접 만나 간장도 받고 사진도 같이 찍었다!!
아직 간장은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무척 기분이 좋다. 헤헤
마산은 작지만 귀하고 알찬 도시다,
크고 인구가 많은 도시가 아니더라도 모두 값지고 알찬 도시란 것을 알았다.
혹시 다음에 마산에 갈 일이 생긴다면 내가 알아봐둔 가고파길 꼬부랑 벽화마을에 한 번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