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휴 기간중에 나는 큰 기대를 했다. 회사에 묶여 있는 몸이다 보니, 평소에 시원하게 산행을 할 기회를 좀처럼 갖기가 어려웠기에, 여러가지로 계획을 세워서, 질리도록 산행을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을 먹었다.88년도에 본가가 서울로 올라왔지만 명절이면 나는 시골에 항상 간다. 할아버지,할머니 제사를 모시기 위해서 큰집으로..
시골에 내려가기 전에 고향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친구에게 물어 보았더니, 고향 근방에
약 20여년전에 인삼농사를 지어서 가끔씩 야생삼이 출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많은 기대를 안고 내려갔다.
첫째날에는 친구집 부근의 야산을 뒤졌다.그런데 웬걸 약초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가끔씩
알밤이 발견될 뿐이다.내가 고향의 산에 대해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었다.숲속이 너무도 황량해서 좀 실망 스러웠다.숲은 깊어 졌으나 그에 비례해서 약초도 꼭꼭 숨어 버렸나 보다.두런두런 아래를 살피며 걷다보니 앞에 다래가 보인다.줏어서 몇개 먹다가 보니 잉..이건 다래가 아니다.아무리 봐도..아무래도 키위인것 같다.이런...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아니 이런..야산에 분명 키위가 약 7~8미터 높이의 나무위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이다. 아무리 보아도 이건 재배하는 것이 아닌데..헉 이럴수 가..약 천평청도 되는 작은 야산에 통틀어 키위 나무가 딱 두개 있었다.하나는 안 열리고 이 나무에만 한 두가마는 족히 주렁주렁 달려 있다.아무리 나무를 잡고 흔들어도 떨어지지를 않아서 친구가 나무위로 올라가서 땄다.무지하게 많이도 땃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하늘에는 족히 한가마 반은 남아있다.
나는 아직까지도 이 나무의 정체가 궁금하다.먹다버린 깨알만한 씨로 번식을 한것인지..
누가 묘목을 갖다 심은 것인지...아니면 키위가 우리나라의 산하에 있는 것인지.
원래 키위가 자생한다는 설도 있고 아뭏튼 무지 궁금하다.
여기는 충남 논산 근방이라서 키위가 산에 자랄 수 있는 기후도 아닌걸로 아는데..흠..
오후들어 인근의 고산지대로 이동을 했다.산세가 무지하게 좋았지만,아무것도 못보고 잔대 몇뿌리랑 으름만 실컷 따 먹고 또 따서 싸가지고 돌아왔다.
둘째날에는 추석전날이다.
어렸을적 기억으로 잔대랑 도라지가 바글바글하던 사자골이 생각이 났다.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 녀석은 배탈이 나버렸다.
할 수 없이 지금까지 한번도 해보지 않았었던 단독산행을 했다.
어렷을 적 기억으로 근동에서 제일 높았던 산으로 올라 보았지만,산속에는 아무 약초도 없다.
으름만 실컷 따먹다가 으스럼 저녁이 될때쯤 내려왔다.
등성이를 한두개쯤 잘못 건너서 내려와 보니 한참을 틀어진 지역으로 내려와서 한참을 돌았다.아~~~고향의 약초들은 다 사라져 버린 것인가!!
셋째날은 상경을 완료한 다음날 집에서 멀지 않은 근처의 야산에 그냥 올라가 봤다.
기대와는 다르게 제법 많은 세잎잔대,네잎잔대가 있어서 많이 채취했다.
대부분이 세잎이었는데....
(알고보니 세잎잔대가 아니라 산도라지 라고 한다.아~~어렵다.세잎잔대랑 산도라지 구분법이..)그리고 또하나 좀 이상한 잎의 부리는 잔대 비슷한 걸 채취 했는데 나중에 장군님께 확인해 보니 잔대가 아니고 개당귀라고 하신다.으으으읔..조심합시다!!!!
넷째날은 경기북부 본가의 야산에 올랐다.
화살나무,창출,잔대를 주로 채취했다.
심은 안보인다.
다섯째날은 집근처 야산에 다시 돌아 보았다.
아무것도 못보고 헛탕을 쳤다.
그리고 여섯째날...음.
쩌기 경기북부에서 천둥소리가 들렸다.
천둥에 번개를 더해서 돌려 준후에 토요일날 합류하여 강원도를 향하여 출발했다.
민박집에서 그것도 황토로 된 집에서 잠을 아주 잘 잤다.
역시 황토흙은 몸에 좋은가 보다.자고 나니 몸이 아주 거뜬하다.
일부 몰지각한 소문에 의하면 그날 잠을 설쳤다는 설이 있으나 그건 낭설이고 음모이며,거짓선전이다.모두들 잘 잤는데 혼자서만 밤새 천둥이 쳤다고 한다..요 아래 글 참조..ㅋㅋ
새벽 4시에 기상하여 라면을 끓여먹고, 계란도 삶고해서 먹을걸 챙겨서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나를 제외한 두님..산행속도가 장난이 아니다.정규 등산로를 따라 일단 정상부근까지 치고 올라간 다음..내려오면서 탐색을 할 요량이었는데..원래 두분이 다 산행에 조예가 깊으신 듯 하고, 몸매도 아주 날렵한 관계로 정말 이북의 남파공작원 수준이다.
나는 중간에 기어서 따라가는데 중력의 부담을 많이 느꼈다.지구가 당긴다 자꾸...
아뭏튼 바위로만 이루어진 너덜지역도 지나고 해서...산 정상 부근에 오른 후에 원하던 산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여명시에 산 등성이에서 바라보았던 울산바위 그 너머 속초시내 그 시선을 넘어 청초호,영랑호, 그리고 동해바다..남쪽을 보니 공룡능선,대청봉, 북을 보니 미시령에 진부령,알프스 스키장, 그리고 갈 수 없다는 향로봉이다.
그날은 산에 완전히 동화가 되는 느낌 이었으며 밤에 혼자서 산속에서 텐트 치고 잘 수가 있을 것 같다.이제 산이 별로 안 무섭다.
이번 연휴는 그렇게 정신없이 지나갔다.아주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산행을 한 것 같다.
나도 이제 산에 미쳐 가고 있는것 같다.^^
첫댓글 ~님이시여 이제 소설가가 되어가고 있네여.번개치는 날에는 조심하시고(ㅎㅎㅎㅎㅎㅎ~~~)......
벽게수님! 두 선배님들과 번개산행 덕분에 야생식물에관하여 많이 배웠어요, 고맙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엄청난 강행군을 하셨네요. 몸살안걸리게 건강관리 잘하세요.
하나는 숫나무 다른건 암나무 그렇게 누가 심어놨나벼..
ㅎㅎㅎ후기 잘보았습니다.벽계수님^^*지구가 당긴다...음~~저는 지구가 막 흔들던디유,,다리가 후들 후들~~
ㅎㅎㅎㅎㅎ아구 재미있어라 ㅋㅋㅋ조금만 미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