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송(天鼓頌)
一切五欲悉無常 일체오욕실무상 일체의 오욕락은 모두 다 무상하여
如水聚沫性虛僞 여수취말성허위 물거품과 같아서 성품은 허위로다.
諸有如夢如陽焰 제유여몽여양염 모든 것 꿈같고 아지랑이 같아
亦如浮雲水中月 역여부운수중월 또한 뜬구름이요 물에 비친 달이로다.
- 唐華嚴經十五 -
‘일체오욕실무상 (一切五欲悉無常)이라’
일체의 오욕이 모두가 다 덧이 없다는 말입니다.
오욕은 재색식명수(財色食名睡)라, 재물욕이나 음욕 식욕 명예욕 잠욕이나
이런 오욕이 모두가 다 허무하고 무상하다는 말입니다.
명곡(名曲) 리듬에는 거의 다 무상(無常)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명곡을 듣고,
같은 연극이라도 비극을 보는 것이 훨씬 더 우리 인생을 성숙되게 합니다.
그것이 이른바 카타르시스(Katharsis) 아니겠습니까.
‘여수취말성허위(如水聚沫性虛僞)라’
마치 우리 인생이나 세상의 모든 것은 물거품 같아 그 성품이 허망하고 거짓이라는 말입니다.
우리 인간도 바로 못 보듯이 도리천도 욕계천상이기 때문에 바로 못 깨달아 좋다 궂다 하지만
모두가 다 사실이 아니요 거짓되어 허망하다는 말입니다.
‘제유여몽여양염(諸有如夢如陽焰)하니’
제유(諸有)는 모든 존재하는 것들로서, 상대적으로 있는 것은
모두가 다 꿈같고 아지랑이(陽焰) 같으며
‘역여부운수중월(亦如浮雲水中月)이라’
역시 뜬구름 같고 물속에 비친 달 같도다.
이와 같이 도리천 북소리가 울려온다는 것입니다.
참선을 깊이 하면 경험을 한 분도 있을 것입니다마는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 북소리 같은 아주 청아한 소리가 울려오면
불현듯 심신이 개운해지고 산란한 마음의 갈등이 풀려나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경계가 바로 도리천의 북소리가 되겠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주란 것은 이렇게 신비로운 것입니다.
우리는 도리천(도利天)이라든가 또는 야마천(夜摩天)이나 도솔천(兜率天)이나 말하면
꿈속 나라처럼 감도 잘 안 잡히고 믿지도 않는 불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천상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색즉공(色卽空)이라 또는 오온개공(五蘊皆空)이라,
모든 상이 본래 공이라는 차원에서 본다면 나도 없고 인간도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상(相)도 허망상이나마, 가상(假相)이나마 있다고 할 때는
욕계(欲界) 뿐만 아니라 색계나 무색계나 삼계(三界)가 엄연히 있는 것입니다.
다만 그 있는 것은 인간도 가상으로 있듯이 실존적이 아니라 가상으로 있다는 말입니다.
도리천은 바로 사왕천(四王天) 다음이니까 욕계천(欲界天) 가운데는 낮은 천상입니다.
도리천 다음에는 야마천 그 다음에는 도솔천, 그 다음에는 화락천(化樂天),
욕계천의 마지막 하늘이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인데,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욕계에서 올라갈수록 점차로 욕심이 희박해지다가
색계에 올라가서는 잠욕[睡眼欲], 식욕, 음욕 등 욕심이 모두 떨어지는 것입니다.
욕계천에 있는 도리천의 공덕에 대한 게송이 있습니다.
이 게송은 당화엄경(唐華嚴經)에 있는 법문인데
어떻게 해서 이런 게송이 나왔는가 하는 그 연원이 있습니다.
도리천의 왕은 제석천(帝釋天)입니다.
그런데 도리천은 욕계의 범주에 들어있어서 역시 게으름도 피우고 또는 망상도 하고
번뇌를 다 떼지 않은 욕계천입니다.
우리 인간 세상 같으면 게으름 피우면 계속 게을러질 수도 있고
공부를 조금 했으면 그때그때 반성하고 경각심을 내겠습니다마는
도리천에 있는 중생들은 인간 보다는 조금 더 높은, 업장이 더 가벼운 세계이기 때문에
게으름을 내면 북이 없는데도 법성(法性:佛性)자연의 도리로서
자동적으로 북소리가 울려오는 것을 천고(天鼓)라고 합니다.
천고는 하늘 북인데 물형적(物形的)인 어떤 북이 있어서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게으름 부림에 따라서 그에 상응하여 울려나오는 북소리 자체가
게으름을 없애고 정진을 일깨우는 북소리라는 뜻입니다.
극락세계의 나무나 숲이나 모두 염불(念佛)ㆍ염법(念法)ㆍ염승(念僧)이라,
도리천에서 저절로 울려오는 북소리도 어떻게 들려오는가 하면,
이를 천고송(天鼓頌) 이라 하는데,
부처를 노래하고 또한 법을 노래하고 승가를 노래하듯이
그런 높은 세계는 소리 가운데 법문의 의미가 다 들어있는 것입니다.
첫댓글 해룡스님
수고하셨습니다
댓글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