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만으로는 수습할 수 없는 중대한 사태, 욕망과 의무의 갈림길 앞에 선 한 인간을 통해 조직의 생리를 해부한 통렬한 경찰소설이란 평을 받으며, 2006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을 수상한 신新 경찰소설!
저자
곤노 빈
저자 : 곤노 빈
1955년 홋카이도 미카사 시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곤노 사토시. 1978년 조지 대학 신문학과 재학 중에 『괴물이 거리에 출몰했다』로 제4회 문제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하였다. 이후 음반회사에 근무하다가 전업 작가로 나섰다. 현재까지 120여 권의 작품을 발표한 베테랑 작가이다. 가라데 3단이며 사격, 다트, 스쿠버다이빙, 프라모델 제작 등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다. 1989년 제15회 참의원 선거에 ‘원자력 발전이 필요 없는 사람들’ 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하였고, 일본 펜클럽 이사, 옥중 작가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그런 만큼 가라데를 비롯한 무술과 격투기 묘사에 뛰어난 필력을 보이며,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의 지하세계와 현대 젊은이들의 심리묘사에도 빼어나다.
우아하면서도 낙관적인 작풍으로 젊은 여성 팬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는 그의 작품들은 SF, 액션, 기전, 오컬트 등 다양한 소재와 장르에 걸쳐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면서도 수준 높은 오락소설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을 대표하는 경찰소설 작가로 알려져 있다. ‘비권 수호전’ ‘호랑이의 길, 용의 문’ ‘권귀전’ ‘우주해병대’ ‘고권전’ ‘ST 경시청 과학수사반’ ‘보디가드 구도 히요우고’ ‘히구치 아키라’ 등 수많은 시리즈를 발표하였다.
최근 ‘은폐수사’ 시리즈 3편 「난운」의 연재를 마쳤으며, 이는 『의심-은폐수사 3』로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은폐수사』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후속작 『과단-은폐수사 2』로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였다. 두 편 모두 아사히 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역자 : 이기웅 1975년 제주에서 태어나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출판 편집자로 일하며 다양한 일본소설을 소개하다가 번역까지 하게 되었다. 『나와 우리의 여름』 『가모우 저택 사건』 『통곡』 『유코의 지름길』 등을 번역하였다.
일본 대중문화의 저력은 폭넓은 다양성만큼 각 분야를 세부적으로 파헤치는 장인정신에서 나온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문학까지 그 어느 것 하나를 보더라도 그들이 갖춘 컬렉션은 일상의 범주를 모두 아우르는 동시에 그 기저의 세밀한 부분까지 서늘할 정도로 정확히 그리기에 다루는 분야와 소재마다 마니아에서 오타쿠까지 열광적인 지지자들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경찰소설’ 역시 그런 맥락에서 태어난 일본만의 독특한 추리 미스터리의 한 장르이다. 단순히 사건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주인공의 캐릭터만 의식하는 게 아니라 경찰이라는 매력적인 직업이 갖고 있는 특수성과 그들만의 문화, 그리고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이라는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세밀히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이 갖고 있는 호기심을 충족시킨다. 그런 만큼 원작이 드라마나 영화로 이어져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은폐수사』 역시 일본 아사히 TV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었고 그 후속 소설인 『과단-은폐수사 2』까지 드라마 시리즈로 이어지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경찰소설’이다. 하지만 『은폐수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뻔한 형사물이나 수사물과는 확연히 다른 성격을 갖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초점을 사건수사가 아닌 경찰청 내 경찰 관료에게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사건현장이 아닌 경찰청 내부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국민을 상대로 하나의 공식적 입장을 표하기까지 내부에서는 어떤 암투가 벌어질까? 사건 자체가 경찰 내부를 혼란스럽게 만들 스캔들이라면 각 부서와 수장들은 어떤 식으로 보신하며 자기가 아닌 다른 희생양을 찾을까? 누군가는 도덕적 가책과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벌이지 않을까?
사건보다 더 흥미진진한 일들이 펼쳐지는 내밀한 상층부, 그리고 그 모든 배후의 진실을 알고 있지만 융통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주인공을 그린 이 책의 작가 곤노 빈은 경찰소설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극찬과 함께 2006년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현대 일본소설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아사다 지로는 “높은 완성도는 물론, 관료 시스템이나 법률 등에 대한 설명을 스토리에 위화감 없이 녹여낸 솜씨가 가히 명불허전”이라며 극찬했고, 마찬가지로 함께 심사를 맡았던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미야베 미유키는 “주인공의 독특한 캐릭터. 이론 없이 만장일치로 결정한 수상작”이라 평했다.